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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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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진 포스텍 교수가 지명되었을 때, 솔직히 매우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였다는 사실을 청와대는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매우 가볍게 본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종교가 공직자의 임명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했고, 종교관이 만약에 문제가 된다면 청문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듣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사실 그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였다는 점은 적어도 그가 상당히 보수 기독교 진영에 속한다는 점을 드러낸 부분에 해당한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특히 한국의 보수 개신교 진영은 반지성주의에 가까운 창조설 지지 문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사회적 행태로 보면, 대체적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까지 이들과도 매우 친화적이었던 역사적 맥락과 흐름을 형성해 왔다는 점이다. 이는 필자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이미 국내 여러 종교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의 연구 문헌에서도 많이 나온 내용들이다.

종교는 종교일 뿐이라는 청와대가 놓친 것

박성진 후보자가 보수적인 뉴라이트 역사관을 지녔다는 점을 이번에 발견하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내심 매우 놀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국내 개신교 종교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들을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이런 점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필자가 지금 개신교 전체를 비판하는 걸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그와 반대로 진보 개신교 진영의 경우는, 보수 개신교의 사회적 행보와 또 다르게 국내 역사의 진보적 흐름을 형성해온 점이 있기 때문다. 예컨대, 독재 정권에 저항했던 함석헌, 장준하, 김재준, 문익환, 박형규 목사 같은 분들의 민주화 및 사회정의 운동들이 얼마나 값진 행보였는지는 의식 있는 비기독교인들조차도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는 종교를 그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탈각시켜 나라 살림과 아무 관련 없는 일로 봐선 곤란하다. 종교관에는 이미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정치적 역사적 관점들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벌써 잊었는가? 이명박 정부의 사대강 사업에 한국의 보수 개신교 목사들이 얼마나 큰 성원과 지지를 보냈었고, 수구적인 보수 단체 집회에도 얼마나 많이 이들이 동원되었는지를! 반면에 소수에 속하는 진보 기독교인들은 얼마나 또 이들과 싸워야 했단 말인가!

물론 신앙 자체는 검증의 대상이 아닐 테지만, 그러한 신앙이 갖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과 흐름들은 살펴봐야 할 일인 것이다. 이 대립 갈등의 문제는 단순히 종교 안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며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이해관계와 맥락에서도 피곤한 갈등 비용을 초래할 만큼 우리 사회 속에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바로 이 점을 몰랐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연히 이번 박성진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를 하든지 지명 철회가 되어야 한다. 즉, 보수 근본주의 진영처럼 종교에도 청산되어야 할 적폐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문재인 정부도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며, 더이상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다.



태그:#박정진, #창조과학, #뉴라이트, #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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