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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6월 기준 24.1%로 낮아졌다. 시는 역대 최대 국비 확보의 성과라고 자평했고, 시민사회단체는 부동산 경기와 자산매각 효과라고 했다.
▲ 참여예산센터 인천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6월 기준 24.1%로 낮아졌다. 시는 역대 최대 국비 확보의 성과라고 자평했고, 시민사회단체는 부동산 경기와 자산매각 효과라고 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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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역대 최대 규모 국비 확보로 '재정위기' 탈출

인천시는 지난 7월 4일 '재정 위기 주의 단체' 탈출을 선언했다. 6월 기준 시 본청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4.1%로, '재정 정상 단체' 기준인 25%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힌 뒤, 올해 말 22%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본청과 산하 공기업을 포함한 시의 총부채는 올해 6월 기준 10조 4046억원으로, 2014년 말보다 2조 7639억원 줄었다. 시 본청 부채 1조 4906억원, 공기업 부채 1조 2733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시는 택시홍보단과 같은 각종 홍보사업단을 꾸려 재정위기 탈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참여예산센터가 23일 시의회에서 개최한 '인천시 재정 평가 토론회'에서도 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국비지원금 확보와 보통교부세 증가로 부채를 줄여 재정 건전화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3년간(2015~17년) 국비지원금이 2012~14년보다 1조 8205억원 증가했고, 최근 3년간(2015~17년) 보통교부세는 총1조 3457억원을 확보해 2012~14년보다 6832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 본청 부채 1조 4906억원을 갚았다는 뜻이다.

"재정 위기 탈출은 부동산경기와 재산매각 효과"

하지만 시의회 야당(=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부채 감축과 채무비율 감소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이는 '힘 있는 시장'의 성과라기보다는 자연적인 지방세 증가와 재산매각의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최근 3년간 지방세가 이전보다 약 2조 2000억원 늘었고, 재산매각 수입은 약 7000억원이다. 사실상 이 돈으로 빚을 갚았다"라며 "또, 민선6기는 시 재정 위기의 주범인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이 끝나 지방채 발행요인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도시철도2호선만 해도 2018년 완공이던 공기를 2016년으로 앞당겨, 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국비를 먼저 부담했다. 시가 먼저 부담한 국비는 2018년까지 들어온다. 즉, 전체적으로 지방채 발행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세 증가로 세입예산이 늘고, 부채를 감축하니 자연스럽게 채무비율이 줄었다. 이는 유 시장의 성과라기보다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영향으로 보는 게 더 적합하다"라고 덧붙였다.

"지방세 2조원 늘었어도 땅 팔아 빚 갚아…복지 후퇴"

시가 올해 확보한 국비가 2조 9640억(=국비지원금 2조 4685억원+보통교부세 4955억원)으로 역대 최대라고 평가하는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차준택 시의원은 "지방비와 매칭으로 사업목적이 정해진 국가보조금과 부채상환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또, "2016년 국비 총액은 2조 9662억으로 2015년 3조 2083억원보다 오히려 2421억원 줄었다. 올해 예정된 재산매각까지 포함한 (민선6기의) 재산매각은 8400억원 규모다. 유 시장의 성과라고 자평하는 보통교부세 증액분을 제외해도 지방세와 토지매각 수입만으로 3년간 민선5기보다 3조원 규모의 추가재원을 확보했다. 이 돈이 채무비율 감소의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천준호 시 재정기획관은 "지방세가 3년간 2조 2000억원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이중 61%를 시에서 쓰고, 나머지 39%는 군ㆍ구로 나간다. 1조 3000억원만 시 몫이다"라고 말했다.

'땅 팔아 빚 갚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민선5기 재산매각은 터미널 매각 9000억원을 포함해 1조 8334억원이었고, 민선6기가 3년간 매각한 토지는 약 69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준복 소장은 "민선5기 때 터미널 매각 등은 부채 상환이 아니라 유동성 확보와 이자 상환에 쓰였다. 당시 공무원 급여를 못줄 정도로 돈이 없었고, 연간 갚아야할 원금ㆍ이자가 4000억~5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민선6기는 지방세가 2조원 이상 늘었는데도 재산을 매각했고, 그 돈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부채 조기상환에 쓰면서 복지는 후퇴했다"라고 지적했다.

"역대 최대 보통교부세, 차기 시정부에 부담 전망"

시가 채무비율 감소와 더불어 높게 평가하는 대목은 보통교부세 증가다. 시는 2013~14년 연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보통교부세를 2015년 4307억원, 2016년 4195억원, 2017년 4955억원 확보했다.

천준호 재정기획관은 "민선6기는 국비 확보를 위한 재정관리담당관실을 신설하고 보통교부세 산정내역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등, 2015년부터 추진한 내ㆍ외부적 제도 개선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보통교부세를 확보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참여예산센터의 분석은 달랐다. 최규재 세무사는 "2014년에 이미 4000억원 규모 보통교부세를 확보했는데, DCRE(옛 동양제철화학인 OCI의 자회사) 지방세(약 2000억원) 체납이 페널티로 작용해 2000억원대에 머물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정부가 발표한 보통교부세 산정내역을 보면, 보통교부세 산정 후 징수한 지방세가 추계치보다 늘었으면 2년 뒤 그 증가분을 공제하고, 감소했으면 그 감소분을 증액해 보통교부세를 준다"라며 "시는 최근 3년간 지방세를 보통교부세 산정 시 추계치보다 더 많이 징수했기 때문에 다음 보통교부세 산정 시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시는 2016년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이 됐던 2014년 지방세를 추계치보다 약 3945억원 더 징수했다. 이에 따른 보통교부세 감액분이 약 3156억원인데, 행정자치부는 1266억원만 감액했다. 감액분이 1890억원 남아 있다. 이를 모두 반영하면 보통교부세는 2300억원대로 떨어진다.

2017년 교통교부세 산정 기준이 된 2015년 지방세는 추계치보다 2082억원 더 징수했다. 이에 따른 감액분은 1666억원인데, 382억원만 감액해 1284억원이 남아 있다.

최규재 세무사는 "행정자치부가 2016년과 2017년 감액분을 이월했기 때문에 시가 4000억원대 보통교부세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010년과 2015년에는 지방세가 추계치보다 적게 들어와, 시가 더 받아야하는데도 못 받은 보통교부세가 약 1283억원이다"라고 덧붙였다.

천준호 재정기획관은 "보통교부세가 2015년 처음 4000억원을 넘을 때, 시민단체가 이듬해부터 깎이거나 정부로부터 불(不)교부단체로 지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도 4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는 보통교부세 산정내역을 분석해 대응한 결과다"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박준복 소장은 "보통교부세 보정금액은 분납해서 이월되기 때문에 차기 시정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려면, 시민사회에 자료를 공개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개선대책을 마련해야한다"라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재정위기, #참여예산센터, #보통교부세,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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