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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에서 전통차를 달이고 있는 모습
▲ 전동차달이기 대청마루에서 전통차를 달이고 있는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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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한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분양한 '한옥전용택지' 경쟁률이 매우 높았던 것만 보아도 짐작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고택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20일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유계화 가옥'을  찾았다. 고택 여주인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고종 3년(1866년)에 지어진 이 고택은 전형적인 중부지방의 양반고택으로 '국가 민속 문화재 제138호'로 지정되어 있다.

호박넝쿨이 자라는 뒤뜰에서 바라본 고택의 모습
▲ 뒤뜰의 고택 호박넝쿨이 자라는 뒤뜰에서 바라본 고택의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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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이 있는 부강리 마을은 부강역 반대편 구릉지대에 자리한 10여 가구가 들어서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마을 뒤로는 자동차도로가 나 있고, 앞으로는 경부선 철길이 지나간다. 전에는 철길 너머로 부강읍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고 한다. 표시판을 따라 고택으로 들어섰다. 고택으로 들어서는 길은 차가 교행할 수 없을 만큼 좁고 주차장 역시 넓지 않았다.

고택으로 들어섰다. 어른 키보다 높은 흙담이 고택을 예스럽게 둘러싸고, 담의 오른쪽 끝에는 고택으로 들어서는 대문이 활짝 열려 있다. 대문 오른쪽으로는 안타깝게도 흙담이 아닌 콘크리트 담장과 슬라브 가옥이 어울리지 않게 붙어 있다. 그래도 흙담 아래서 화사하게 치장을 하고 맞아 주는 백일홍이 있어 고택의 정취를 한 껏 느끼게 한다.

대문으로 들어서며 마주하는 사랑채의 모습
▲ 사랑채 대문으로 들어서며 마주하는 사랑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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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의 대문과 사랑채 그리고 안마당의 모습
▲ 고택의 모습 고택의 대문과 사랑채 그리고 안마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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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행랑채 없이 바로 사랑채가 맞아준다. 사랑채에는 누마루도 있고, 소청마루도 있다. 마루가 높지 않아 그냥 걸터 앉고 싶은 충동이 든다. 보리밥에 상추 한 쌈하면 참 좋을 듯싶다. 댓돌에 흰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정숙함 마저 느껴진다.

사랑채를 왼편으로 돌아가자 아담한 뒤뜰이 눈에 들어오고 안채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다. 안마당으로 가만히 들어가 보았다. 뜻하지 않게 마당에는 우물이 있고 오래된 향나무가 시선을 잡아끈다. 안마당에 있는 우물은 다른 여느 고택에서 쉬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물을 많이 써야하는 여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 싶다.

안채는 ㄷ 자 형태로 ㅡ 자의 사랑채와 붙어있어 전체적으로 ㅁ자 구조를 하고 있다. 안채 중앙에는 대청마루가 있고 좌우로 방이 하나씩 붙어 있다. 그리고  각방의 남쪽으로 부엌이 하나씩 달려 있다. 사방이 닫혀 있어 답답한 면이 없지 않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중부지방 겨울은 몹시 춥기 때문에 추위를 막기 위해 닫힌 구조를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마침 고택 안채 대청마루에서는 여러 명의 아주머니들이 모여 연잎 밥을 만들고 있었다. 연잎 밥을 만드는 과정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되고, 점심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정갈한 반찬도 품격이 있었지만 강낭콩을 듬뿍 넣은 연잎 밥의 풍미와 식감은 일품이었다.

대청마루에서 연잎밥을 만들고 있는 모습
▲ 연잎밥 대청마루에서 연잎밥을 만들고 있는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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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택은 원래 충북 청원군에 속해 있었는데,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행정구역 개편으로 세종시로 편입되었다. 충남 논산의 노성면에 있는 윤증고택과 더불어 중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고택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고택은 집주인인 유계화씨가 돌아가신 후 현재 한옥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단법인 '문화유산한옥' 박종미 대표가 매입하여 관리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고택을 개방 하고 있으며, 국악공연도 안채 대청마루에서 가끔 열리고 있다. 문화적 보존가치가 높은 '유계화 가옥'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세종시의 소중한 문화공간이 되기를 고대해 본다.


태그:#유계화가옥, #양반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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