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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가나자와 시내에서 출발하여 기후현 시라카와고 합장 집 마을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이곳 합장 집 마을은 1976년 일본 정부의 전통 건축물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고,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마을 북쪽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시라카와고 합장 집 마을 모습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과 독특한 지붕 모습으로 별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을 북쪽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시라카와고 합장 집 마을 모습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과 독특한 지붕 모습으로 별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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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 집은 합장 주택이라고도 합니다. 맞배지붕 지붕 모양이 치 손을 합해서 합장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시라카와고 마을 외에도 주변에 이러한 지붕을 한 집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왜 이곳 마을 사람들은 이런 집을 지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찍이 이 지역에서 초산이 생산되어서 그것을 팔아서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초산은 화약을 만드는 원료입니다. 이곳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기 때문에 집을 튼튼하게 지어야 무너지지 않고, 눈 무게를 분산시키거나 눈이 잘 쌓이지 않도록 고안된 지붕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공개 중인 와다 집 안에 마련된 이로리(??裏) 화덕과 누에 모습입니다. 이로리 화덕은 장작으로 겨울에 불을 피웁니다.?
 공개 중인 와다 집 안에 마련된 이로리(??裏) 화덕과 누에 모습입니다. 이로리 화덕은 장작으로 겨울에 불을 피웁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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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곳 마을 사람들은 초산을 파는 일도 없어지고, 한때 누에를 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관광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 합장 집은 일반에 공개되는 곳도 있고, 민박이나 온천, 식당 따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합장 집은 갈대를 말려서 갈무리하여 지붕을 새로 만듭니다. 집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5년에서 10년에 한 지붕 갈대를 바꿉니다. 지금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하고, 자원봉사 단체의 손을 빌려서 지붕을 새로 잇습니다.

합장 집은 지금도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있고, 사람은 살지 않고, 공개하는 곳도 있습니다. 와다 집의 경우 대략 300년  전에 지어졌으며 높이는 5층 정도입니다. 입장료는 250엔입니다. 입장료는 집 보존을 위한 수리비용과 직원(6명) 인건비로 지출된다고 합니다.

          합장 집 지붕 모습과 옆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입니다. 전통 집에 살아도 더위는 피할 수 없나봅니다.
 합장 집 지붕 모습과 옆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입니다. 전통 집에 살아도 더위는 피할 수 없나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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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북쪽에는 온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을 모습은 장관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속에 자리잡은 독특한 지붕 모습은 마치 별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산골 마을의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서서 자신의 집을 소개하거나, 주차장을 안내하거나 마을 특산물을 팔기도 합니다. 그밖에 마을 안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온천시설, 숙박시설, 식당 등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곳 합장 집 마을은 한국 동해와 일본 남동쪽 태평양 사이에 놓여있습니다. 우리나라 태백산맥이 영동과 영서를 나누듯이, 일본 주고쿠산지(中國山地) 지방은 산요(山陽)지방과 산인(山蔭)을 나누는 중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와다 집에 걸어놓은 겨울철 눈 속에서 신는 신발과 고헤이모찌 떡입니다.
 와다 집에 걸어놓은 겨울철 눈 속에서 신는 신발과 고헤이모찌 떡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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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본도 쌀이 남아서 노는 땅이 많지만 한 때 쌀을 주식으로 먹을 때 이곳 사람들은 농사 지을 땅이 없어서 쌀은 제사 때와 명절 때 이외에는 볼 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 시라카와고 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고헤이모치 떡이 있습니다.

고헤이모치 떡은 원래 제사 때나 축제 때 먹던 제사 먹거리였습니다. 지금은 쌀이 많아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것을 만들어서 팔고 있습니다. 쌀이나 붉은 쌀 혹은 쌀에 수수를 섞어서 밥을 한 다음 이것을 짓이겨 동그랗게 만들어 꼬쟁이에 꿰어 들깨를 버무린 된장을 발라서 구웠습니다.

고헤이모치 떡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헤이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서 먹기 시작해서 붙여졌다는 말과 생김새가 동전과 비슷하게 하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말이 있습니다.

산으로 이어져 있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 중부 산간 지방에 이처럼 크고 독특한 집이 오래전부터 지어졌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있는 것은 신기합니다. 산 마을에 사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마침 오랜된 마을 속 집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합장 집 지붕 안쪽은 칡넝쿨과 새끼줄로 묶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합장 집 마을 눈 덮인 겨울 철 모습입니다.?
 합장 집 지붕 안쪽은 칡넝쿨과 새끼줄로 묶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합장 집 마을 눈 덮인 겨울 철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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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법> 가나자와(金沢) 역이나 도야마(富山) 역, 나고야(名古屋) 역에서 시라카와고(白川郷)행 마을행 버스가 있습니다. 하루 전 미리 예약하면 확실합니다.    
참고누리집> 시라카와고 합장 집 마을, http://shirakawa-go.org/kankou/, 2017.8.1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시라카와고 합장 집, #기후현, #누에, #합장 주택, #고헤이모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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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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