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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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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배경'과 '존재 유무'가 논란이었던 안중근 의사 동상이 8일 의정부역(1호선)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됐다. 현재 동상은 외형이 보이지 않게 포장된 상태며 제막식 행사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그동안 이 동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로 만들어졌고" "차하얼학회라는 민간단체가 의정부시에 기증하는 것(제작비 16억 원 가량)"이며 "지난 5월 중순 인천항을 통해 국내에 반입, 의정부시 모처에 보관 중"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주간조선> 등 다수의 언론 매체가 안중근 동상의 탄생 배경과 존재 유무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은 "동상이 반입된 적이 없고, 시 주석 제작 지시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라고 수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안중근 동상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7월 12일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지난 7일 <주간조선> 보도까지, 의문의 핵심은 '안중근 동상이 어디에 있는지'와 '시 주석 지시로 제작된 게 맞는지'였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들은 지난 7월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동상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사라진 '안중근 동상' 미스터리... 시진핑 지시 여부도 논란).

"중국 측 함구령 때문에 '선의의 거짓말'... 시진핑 지시는 확인불가"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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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면이 전환된 것은 8월 7일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7일 의정부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서 제작돼 의정부시 평화공원에 설치할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지난 5월 11일 의정부시에 이미 반입됐다"라고 밝혔다.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의 "동상은 없다"라는 입장에서 1개월 만에 180도 전환된 것.

그리고 다음날 바로 동상이 의정부역 앞 공사 중인 근린공원 현장에 설치됐다. 사전에 보도자료나 시정 새소식 등을 통해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8일 의정부역 근린공원 공사 현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차하얼학회와의 동상 공개 시기 조율 때문에 부득이하게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때문에 한중관계가 안 좋지 않나, 차하얼학회가 안중근 동상 기증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의정부시는 '동상이 없다'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종의 '함구령'이었다"라면서 "기증받는 입장에서 차하얼학회를 제외하고 독단적으로 판단해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5월 중순에 국내에 반입된 뒤 국내 모처에 보관하고 있던 이유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민감했기 때문"이라면서 "공개했을 경우 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서 비공개 방침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차하얼학회와 의정부시는 안중근 동상 공개 시기 조율을 마친 걸까. 이 관계자는 "지난 4일 결론이 났다"라면서 "제막식은 차하얼학회와 일정 조율을 해서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재 유무'와 동시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탄생 배경'은 여전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 2015년 5월 14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공공외교 평화포럼'(의정부시·차하얼학회 공동 주최)에서 "(2013년) 한중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이 하얼빈역에서 역사의 흔적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하자 시 주석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동상 제작을 지시했다"라면서 "이에 차하얼학회가 쌍둥이 동상을 만들어 한국에 기증하자고 제안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식 기록은 없는 상태다. 외교부와 주중 한국대사관 확인 결과 "안중근 동상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 정부간 약속된 사안은 없다"라고 확인했다.

'시 주석 제작 지시 여부'에 대한 의정부시의 해명은 무엇일까. 안병용 시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 때 이 사안에 대해 '전해들은 말'이라고 전제하면서 "2013년 6월께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시 논의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8일 기자와 만난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시 주석의 지시 여부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 "사업 정당성 어떻게 설득할 건가" 비판도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8일 의정부역 앞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동상 전면 하단에는 '대한의사 안중근'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포장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사진 정중앙에 안중근 동상이 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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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대표적인 안중근 동상은 부천 안중근 공원에 있는 동상이다. 안중근 의사 관련 단체는 매년 부천에서 행사를 열고 있다.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비록 부천에 동상이 있긴 하지만, 그 동상은 한국인이 만든 것"이라면서 "중국인이 만들어 국내에 세워진 동상은 의정부시 안중근 동상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의정부시가 안중근 동상을 설치하는 목적에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라는 실리적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파주 적성면에 있는 '적군묘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안중근 동상의 탄생 배경과 존재 유무에 의혹을 제기했던 버드나무포럼 구진영 이사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의정부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을 때 의정부시의 답변은 '중국에서 동상을 제작 중이다'였다"라면서 "하루아침에 의정부시의 입장이 바뀐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이어 "게다가 시진핑 국가주석 지시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이 사업의 정당성을 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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