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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지대를 따라 수로가 이어져 있다.
▲ 오카방고 델타 늪지대를 따라 수로가 이어져 있다.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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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는 결코 바다를 만나지 못하는 강이 있다. 강은 넓고 깊은 데다가 끊임없이 유유히 흐르지만 절대로 바다와 만나지 못하는 운명의 강이다. 오카방고 강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앙골라에서는 카방고 강이라고 부른다. 원주민들의 언어로 카방고 강은 '결코 바다를 찾지 못하는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바다를 향하는 강이 아니라 천천히 서쪽으로 흘러 칼라하리 사막과 광활한 평야 위로 강물이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오카방고 강은 앙골라의 북쪽 고지대에서 시작해서 나미비아를 통과한 후 보츠와나로 서서히 흘러든다. 보츠와나의 내륙 평원에 도착한 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 삼각주인 오카방고 델타를 만든다.

오카방고 강 주변에 서식하는 기린.
▲ 오카방고 델타 오카방고 강 주변에 서식하는 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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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방고 델타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보기 드문 내륙환경의 실례로서 강물이 바다로 흐르지 않고 드넓은 평야로 퍼져나가는 거대한 내륙 삼각주 체계를 가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강물은 바다로 흘러 나가지 못하는 대신 칼라하리 분지의 사막 모래밭 안이나 평야의 초원 아래로 스며든다.

강물이 삼각주에 도착하면 실핏줄 같이 퍼져있는 수로를 통해 퍼져 나가서 사막과 드넓은 평원에 크게는 호수를 만들기도 하고 또는 얕은 늪이나 웅덩이를 수없이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강물은 호수와 평원의 분지에서 서서히 증발해 버린다. 이렇게 20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 지각판의 운동에 의해 단층이 생긴 이래 오카방고 강은 같은 이유로 인도양으로 흘러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늪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꽂들
▲ 오카방고 델타 늪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꽂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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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칼라하리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오카방고 델타의 수로는 강물이 상류에서 퇴적물을 가지고 올 때마다 물길의 모양이 바뀌고 식물이 자라 그 물길을 막기도 한다. 이곳의 호수와 늪지대에 서식하는 하마는 이런 수로를 지나다니며 막혀 있는 곳을 뚫고 가거나 수로를 넓히기도 한다.

오카방고의 습지는 강물과 그 속의 영양분 덕분에 갈대 같은 식물이 매우 잘 자란다. 천혜의 환경 조건으로 이곳에서는 수많은 동물과 새들이 모여들어 건조한 지형 한가운데 들어선 습지에서 살며 번식한다. 하마와 코끼리 같은 덩치 큰 동물들도 쉽게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조류도 서식하고 있다

모코로를 이용하여 수로를 이동하는 주민.
▲ 오카방고 델타 모코로를 이용하여 수로를 이동하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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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방고 델타의 습지는 계절과 기후의 변화에 따라 수량이나 물 흐름의 차이가 심해 큰 배는 다닐 수가 없어 관광객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배인 모코로를 이용해 습지를 둘러볼 수 있다. 모코로는 보츠와나 전통의 작은 배로 통마무의 안쪽을 파내어 만든다. 모코로 투어는 수심이 얕은 오카방고의 수면을 긴 노를 이용해 강의 바닥을 밀어 이동한다.

배의 탑승정원은 보통 2명으로 뱃사공까지 3명이 타고 운행한다. 모코로는 갈대가 무성한 오카방고의 수초들을 헤치고 다닌다. 수면에는 아름다운 연꽃들이 많이 있으며 물의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오카방고의 고요하고 잔잔한 수면은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한다.

갈대가 우거진 사이로 작은 수로가 이어져 있다.
▲ 오카방고 델타 갈대가 우거진 사이로 작은 수로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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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희귀한 환경적 가치를 인정받은 오카방고 델타는 세계 습지 보호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따라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오카방고 델타가 환경오염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매년 수만 명씩 몰려드는 관광객과 엉성한 강물 배수 계획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카방고의 환경이 인간의 인위적인 관리로 생태균형을 잃어 가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카방고 델타를 가려면 오카방고의 관광거점도시인 보츠와나의 마운으로 가야한다. 마운은 오카방고 델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을로 쵸베야생국립공원과 오카방고 델타 투어 등 여행 관련 사무소가 이곳에 몰려있다.


태그:#오카방고, #보츠와나, #오카방고델타, #마운, #칼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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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또는 슈타인처럼, 여행과 사진 그리고 건축, 머나먼 이베리아 반도의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 수타니파타의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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