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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페인 등에서 초빙 된 최고의 매지션 들 중 단연 압도적인 인기를 끝 이은결 씨의 포스터가 행사장에 걸려있다.
 미국, 스페인 등에서 초빙 된 최고의 매지션 들 중 단연 압도적인 인기를 끝 이은결 씨의 포스터가 행사장에 걸려있다.
ⓒ 스텔라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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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매직페스티벌(Melbourne Magic Festival: 이하MMF 로 표기) 이 개최되었다. 올해로 열 번째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지난 7월 3일(월) 개막하여 15일까지 약 2 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호주 전역은 물론 세계에서 온 매지션들의 공연 그리고 기초 매직 클라스, 매직대회 등 다양한 순서로 진행된 MMF 가 멜번의 한인들에게 큰 관심으로 다가온 이유는 바로 한국 국가대표매지션/일루셔니스트 이은결 씨가 특별 게스트로 초빙되었기 때문이다.

MMF 총책임 매니저 팀 엘리스(TimEllis)는 지난 5월 필자에게 "아직은 비밀"이라며 이은결 씨가 MMF 공연을 위해 멜번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다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호주팬들의 열화같은 질문과 관심" 때문에 더 이상 기밀유지가 어려워졌다면서 정식으로 포스터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다시 알려왔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TV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진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은결이라는 이름이 그만큼이나 세계적이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그 많은 매직 팬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그는 한 주 동안의 공연을 멋지게 치러냈다.

스카프, 카드 등을 이용한 기본적인(?) 매직 쇼, 그러나 그가 하기에 뭔가 색다른 공연으로 무대를 연 이은결씨는 충분히 유창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고, "여러분은 매직을 좋아하느냐,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봐라, 이렇게 무대에 찢겨진 카드 부스러기가 지저분하게 가득해졌으니 좋을 리가 있느냐"는 조크로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박수와 웃음을 유도하며 노련하게 시작했다.

 멜번매직페스티벌 무대 위의 이은결
 멜번매직페스티벌 무대 위의 이은결
ⓒ 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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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을 향해 도와 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아름다운 여성"이어야 한다고 말한 뒤, "아, 없나요? 그럼 그냥 여성…아니 그럼 그냥 사람…"이라고 바꾸는 등 호주 관객들도 충분히 함께 웃을 수 있는 농을 이어나가 공연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페스티벌답게 무르 익었다.

이은결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아이템들로 분위기를 끌어 올린 후, 한 사람의 일생을 표현한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또 객석의 불을 밝히고 손가락 동작을 가르쳐주며 "이 동작을 매일 매일 20년 이상 하면 이렇게 할수 있다"고 한 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손가락 발레를 보여 주었다.

이 날 공연의 클라이맥스, 바로 '라이언 킹' 음악을 배경으로 한 그림자 쇼는 객석을 환호와 박수갈채로 가득하게 만들었다. 매 공연 후 포토존으로 나와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은 이은결씨를, 모든 관객이 돌아가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매지션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마리텔에 출연한 이은결…그에 대한 정보는 넘치고 넘치니 정말 궁금한 걸 물어보고 싶었다. 창작에 대한 압박감은 혹시 없는가 하는 점이었다. 단순히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도 아니고 끝없이 관객들을 만족시킬 새로운 '마술'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에게는 어떤 무게일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압박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물론 몇 개를 준비해 각기 다른 무대에서 보여 주게 되는 것도 있지만, 제 자신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걸 좋아하니까 압박감이라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해 준 이은결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해 준 이은결
ⓒ 스텔라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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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은결씨는 물론 아주 쉽게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정식으로 구매(?)해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은 솔직히 그런 안일한 길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고 창작을 즐기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매지션이 되면서 정말 '운 좋게'(라고 표현했지만 '노력과 실력으로'라고 해석된) 아주 일찍 큰 무대를 섭렵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더 큰 갈증을 갖게 되었다고.

자신의 매직 여정을 되돌아 보는 그는 그래서 대형 무대, 즉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줘야하는 숙제를 풀어나가는 동시에 때때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작은 무대를 좋아한단다. 그리고 그 작은 무대에서 그는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언어,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담곤 한다.

이번 공연이 참 좋았던 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공연 속에 '스토리'가 있었다는 것인데, 의도했던 것인지, 제대로 해석을 한 것인지 물었다.

"네, 스토리를 담고 싶어합니다. 신기한 마술, 복잡한 퍼즐, 엔터테이닝, 뭔가를 자꾸 보여줘야 하는 퍼포먼스, 심지어는 주술… 매직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다양하죠. 그런데 저는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마술사'로 남고 싶진 않아요. 마술을 언어로 사용해서… 말하자면 '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술로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이은결씨는 특히 얼마 전 아버지의 건강에 잠시 적신호가 켜지는 것을 경험하며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 이별…'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거기서 얻은 메시지도 자신의 무대에 담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MMF의 팀 엘리스 CEO 와 오래 전 사우스 아프리카 매직 컨벤션에서 처음 만난 후 친분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대단한 매지션이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팀의 부탁인 만큼 이번 공연에 쾌히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이 무대가 아주 흡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형무대도 좋고, 지금 운영하는 회사에도 열정이 있고, 또 지난해 결혼한 아내의 전폭적인 이해 속에 집에서 혼자 쉬는 시간도 아주 좋아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에 의해, 또는 해석에 의해 평가되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 해석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연 무대를 좋아한다."

EG, EG… 호주인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보며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건 역시 공연장을 찾은 한인 팬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술처럼'  초겨울의 멜번 한인들에게 아주 따뜻하고 값진 선물을 하고 떠났다. 언젠가 다시 보게 될 그의 무대에 담겨질 새로운 메시지를 기대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놓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멜번에서 발행되는 주간 한인매체 멜번저널 789 호(77월 21 일 발행)에 중복 게재 됩니다.



호주 이민 38 년차. 빅토리아 주에서 가장 오래 된 한인 매체 멜번저널을 발행하고 있으며 호주 공영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방송 프로듀서(아나운서)로 재직중.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알리고 나...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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