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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박근혜정부 국정교과서 편찬위원회에 참여한 B교감이 충북 A고등학교 공모교장에 응모한 것이 알려져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역사를 죽이는데 참여한 사람은 교장 자격이 없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B씨는 국정교과서는 "친북으로 오해받는 교과서를 바로잡은 것"이라며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좌파가 된다. 그래서 역사 전공교수 중에 좌파가 많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6월 충북도교육청은 음성군 관내 A고등학교에 대한 내부형 공모교장을 공개 모집했다. 서류마감 결과 응모자는 한 명.

단독 응모한 교원은 박근혜정부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회에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청주 모 중학교감 B씨.

그는 청주 모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편찬심의위원회에 참여했다. B씨가 참여한 편찬심의위원회는 12명으로 구성됐고 충북에서는 B씨와 수석교사 출신의 교사 한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국정 교과서 최종본의 편찬 기준을 심의하고 내용을 수정하는 역할.

지난 6월 공고한 A고등학교의 공모교장 절차는 모두 마무리 된 상태로 임명 절차만 남았다. A고는 공모절차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공모교장 심의위원회를 진행했고 충북도교육청도 심사위원회를 모두 마쳤다. 도교육청은 B씨를 공모교장 후보로 단독 선정해 교육부에 임명 요청까지 한 상태.

별다른 결정이 없으면 오는 9월 1일 음성 A고 공모교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A고 학부모와 음성군 지역 교육단체, 내부 교사들까지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녀가 A고에 재학 중인 학부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교사가 교장으로 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박근혜정부가 만든 국정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등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다. 한마디로 역사를 죽인 교과서다"며 "본인은 바로 잡으려고 참여했다고 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를 죽이는 행위에 참여한 사람이 교장으로 오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음성군 지역 교육시민사회 단체 관계자 C씨도 "음성군을 대표하는 학교에 이런 교장이 온다는 것을 납득 할 수 없다. 이미 문제점이 드러나 사실상 폐기된 국정교과서다. 청산해야 할 교과서이고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음성군 지역 차원의 반대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B씨, "국정교과서는 친북으로 오해받는 역사교과서 바로잡은 것"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 제작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 제작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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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A고 공모교장에 최종 승인절차만 남은 상태로, B교감은 "학부모들이 반대하더라도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B씨는 전화통화에서 "법적으로 절차가 모두 끝났다. 도교육청에서도 인사위원회를 열고 교육부에 임용제청까지 했다"며 "학부모가 반대한다고 사퇴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성 A고등학교가 역사는 오래 됐는데 수준이 그만큼 안 되는 것이 있다. 내가 장학사로 닦은 역량을 발휘해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는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소신을 드러냈다.

B씨는 "국정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부분은 전혀 없다. 심의과정에서 다 걸러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남북이 대치되는 상황에서 진보니 보수니 갈라져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교과서를 정말 잘 만들지 않으면 후대에 얼마나 욕을 먹을까'라고 생각해 공정하게 잘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교과서를 왜 교육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이념적으로 갈라놓는지 안타깝다"며 "교과전문성이라든지 역사적인 평가를 해야지 전 정권에서 했다는 것과 일부 불순한 의도로 했다고 해서 교과서 전체가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를 전공한 교수들은 기본적으로 좌파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B씨는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은 좌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전공 교수들은 좌파가 많다. 그들이 책을 쓰면 치우칠 수밖에 없다.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친북으로 오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친북으로 오해받는 기존 교과서를) 균형 있게 잡기 위해서 국정교과서 체제로 가려고 한 것이다. 국정교과서는 학교현장에서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정됐다. (국정교과서가) 부실한 책이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해야 한 것이다.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음성 A고는 지난 6월 내부형 공모교장 공고를 내고 응모절차를 밟았다. 공모 결과 B씨가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음성A고와 도교육청은 심사위원회를 열고 후보자로 B씨를 결정했다. 현재 충북도교육청은 교육부에 임명요청을 한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국정교과서, #공모교장, #음성고,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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