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기사 대체: 13일 오후 6시 30분]

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추경 심사 참여를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후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은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힌 그 이전으로 복귀해 추경 심사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다시 복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초래된 국회 공전 사태에 대해 임 실장을 통해 국민의당에 사과의 뜻을 밝혀왔다. 그 뜻을 존중한다"면서 "인사청문회 등 국회 일정에도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6일 "박지원 전 대표와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제보조작 사실을) 몰랐다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는 추미애 대표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아 추경 심사 등 국회 일정에 일절 협조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특히 추 대표의 사과와 대표직 사퇴까지 요구해 사실상 정치적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접 국민의당을 찾아 유감을 표명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튼 셈이다.

"추미애 언급한 바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발언에 한때 위기 고조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던 중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비꼬는 손짓에 자신의 목을 붙잡고 있다.
▲ '머리 자르기' 비꼬는 박주선-박지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던 중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비꼬는 손짓에 자신의 목을 붙잡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당론을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추경 심사 참여 당론에 고심 중인 국민의당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당론을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국민의당 추경 참여 결정은 '추미애 직접 언급' 논란에 부딪히며 '유턴'할 뻔했다.

당초 박주선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임 실장 등은 "추경이 국민과 국가경제에 절박하다. 반드시 이번 7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무엇보다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과 관련해, "추 대표가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상황을 조성했는데 왜 그랬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가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필적 고의'를 주장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게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국민의당의 지적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선 절대 안 되겠다.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 누구도 수사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추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임 실장은 국방부 송영무·고용노동부 조대엽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면서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중) 인사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으니 좀 더 시간을 갖자는 반론과 의견 제시가 있었지만 추경 심사와 정부조직법 개정 문제는 추 대표의 발언으로 더 이상 협조할 수 없다고 방침을 바꾼 것"이라며 "대통령이 임 실장을 통해 전한 사과로 다시 원점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가 이후에도 강경발언을 계속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청와대나 여당 원내지도부조차도 추 대표에게 직접 나서서 풀으라고 설득해도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괴롭지만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푼 것이라고 이해했다"면서 "이번 결정을 수용한 과정에서 여당 대표 발언에 여권 내 무게가 실린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각도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민의당 추경 참여 결정 직후 "임 실장이 추 대표에 대해 언급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은)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이 조성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개입할 털끝만큼의 의지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추미애 직접 언급' 논란에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제가 알기로는, 임종석 실장이 (준비했던) 문안에는 (추 대표가) 따로 언급돼 있지 않다, 국회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즉, "청와대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직접 나서 '대리 사과'했다"는 것은 국민의당의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이를 명분 삼아 추경·정부조직법 심사 참여를 결정한 국민의당으로서는 앞서 했던 의총 결정을 뒤집는 것도 고려해야 될 상황이었다.

임종석 "추미애에 대한 사과 맞다" 시인... 국민의당 "애들 장난도 아니고"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머리 자르기’ 발언 사과 논란에 대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 무슨 상황이냐”며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임 비서실장이 정확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박주선-임종석 사과 논란, 김유정 "애들 장난도 아니고"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머리 자르기’ 발언 사과 논란에 대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 무슨 상황이냐”며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임 비서실장이 정확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국민의당은 격분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지시로 임종석 실장의 발언을 그대로 밝히는 반박 논평까지 준비했다.

이와 관련,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임 실장은 (박 비대위원장을 만나) '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정치적 상황을 조성한 사람'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파행의 원인 제공자인 추미애 대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임종석 비서실장과 전병헌 정무수석은 오늘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왜 찾아왔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임 비서실장은 오늘 추미애 대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김 대변인은 이 논평을 마무리 짓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논평을 정리하는 사이 조금 전 오후 5시 10분경 임종석 비서실장이 박 비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추미애 대표에 대해 사과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반전 논평이었다. 즉, 임 실장이 '추미애 직접 언급' 부분을 시인했다는 얘기였다. 결국 이는 청와대발(發) '해프닝'으로 정리됐다. 국민의당은 이 상황을 비판하면서도 추경 심사 참여 등의 의총 결정은 번복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대변인은 이 상황을 마지막까지 꼬집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 무슨 상황인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정확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밝혀야 한다."


태그:#국민의당, #추경심사, #임종석, #추미애, #제보조작
댓글3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