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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실 소속 함영기 장학관이 현장평가단의 투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실 소속 함영기 장학관이 현장평가단의 투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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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교원 현장평가단이 1순위로 꼽은 요구는 '청소년단체를 학교 밖으로 빼라'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생들이 가입한 스카우트, 아람단과 같은 청소년단체는 외국처럼 학교 안이 아닌 지역조직으로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평가단 120명 토론 결과 "청소년단체는 승진 도구"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 대회의실에 120여 명의 현장평가단이 모였다. 교육정책 중에서 폐지하거나 축소, 통합할 사업을 골라내기 위한 '교육정책 정비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현장교원들이 교육정책 폐지에 제안하는 자리를 교육청 차원에서 마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장평가단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3주년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정책 정비 대상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지역 초중고 교원들의 신청을 받아 만든 모임이다.

현장평가단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전체 700여 개의 교육정책 사업 가운데 27개를 정비대상 교육정책사업으로 뽑았다. 그런 뒤 이날 현장에서 원탁토론 등을 벌이고 공감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청소년단체 사례 발표대회, 연구대회 폐지'(39표, 7.57%)였다. 3등도 '청소년단체 실천사례 발표대회 폐지'(35표, 6.80%)였다.

이들 청소년단체 관련 발표대회가 폐지 항목으로 뽑힌 이유에 대해 이날 발제에 나선 김홍태 효문중 교사는 "교육적 목적이 아닌 승진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사는 "승진대상자들이 주도해 만든 청소년단체가 학교에 존재함으로써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들 청소년단체는 앞으로 지역대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서울 초중고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단체는 스카우트, 컵스카우트, 걸스카우트, 청소년연맹(아람단, 한별단), 해양소년단 등 모두 15개에 이른다. 학교는 이 가운데 0~3개의 청소년단체를 운용하면서 많게는 10여 명의 교사를 이 업무에 투입한다.

관련단체의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올해 현재 서울지역 601개 초등학교에는 모두 739개의 청소년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전체 384개 중학교엔 청소년단체 226개, 전체 318개 고교엔 203개 청소년단체가 각각 존재한다.

나라월급을 받으면서도 이들 청소년단체 일을 맡은 서울 교원은 모두 40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초등교원이 3200여 명이나 된다. 서울지역 전체 교원 수는 6만9940여 명이다.

서울지역 청소년단체 소속 학생 단원은 5만5000여 명. 전체 97만5000여 명의 학생 가운데 5.6% 수준이다. 이들 가운데 10% 가량은 학교가 아닌 지역대에 소속되어 있다.

11일 오후 120여 명의 서울지역 초중고 교원들이 모여 교육정책 폐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11일 오후 120여 명의 서울지역 초중고 교원들이 모여 교육정책 폐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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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실태조사'도 축소 제안

이밖에도 이날 현장평가단은 지나치게 많은 '교원대상 업무유공자표창' 축소(39명, 7.57%), 형식적인 '학교폭력 실태조사' 축소(34명, 6.60%), 문화예술사업 통합(31명, 6.02%), TEE인증제 폐지(28명, 5,44%) 등을 제안했다. 영어교사에게 인증제를 통해 마일리지를 모아 연수 등에 활용토록 하는 TEE인증제 사업은 특혜 시비 때문에 폐지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날 조 교육감은 현장평가단과 질의응답에서 "청소년단체와 같이 학교에 붙은 혹은 지자체나 지역단체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원 개인 성과급은 폐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폐지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태그:#교육정책 폐지,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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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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