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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평범하게 흘러가던 6월 18일은 2017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날이 되었다. 2017년 6월 18일 자정을 기해 대한민국 원전 1호기인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영구 가동정지했기 때문이다.

국내 첫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9일 0시부터 영구폐쇄에 들어간 가운데, 그린피스 회원들이 국내 핵발전소 첫 영구 폐쇄를 축하하고, 신고리 5,6호기를 비롯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문구를 빔 프로젝션으로 고리 1호기 벽면에 투사하고 있다.
▲ 그린피스 "잘가라 고리 1호기" 국내 첫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9일 0시부터 영구폐쇄에 들어간 가운데, 그린피스 회원들이 국내 핵발전소 첫 영구 폐쇄를 축하하고, 신고리 5,6호기를 비롯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문구를 빔 프로젝션으로 고리 1호기 벽면에 투사하고 있다.
ⓒ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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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7년 6월 18일, 첫 가동을 시작한 고리원자력 발전소는 정확히 40년 만에 사망선고를 받고 평균 300℃까지 끓어오르던 원자로는 차갑게 식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지만, 고리 1호기 정지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에너지정책은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다.

모든 변화는 두려움을 동반한다.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던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우리들에게 <에너지 혁명 2030>은 청명한 햇살처럼 따사롭고 명쾌한 답을 건네준다. 책 제목 <에너지혁명 2030>은 2030년까지 석유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어질 것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에너지 혁명 2030
▲ < 에너지혁명 2030 > 토니세바 지음 에너지 혁명 2030
ⓒ 추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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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요한 것은 전 지구상의 석유 잔존량을 다 소모해서 석유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석기시대가 종말을 맞은 것은 돌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기술인 청동기가 등장해 돌을 무용지물로 만들었기 때문이듯 석유는 태양광에 밀려 석유를 다 쓰기 전에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실제 전 세계는 지금 태양광 기술경쟁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지난 3년간 (2014년 기준) 태양광 발전 용량이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고 중국은 2013년 한해 3배 성장을 했으며 독일은 2013년 6월 기준, 국가 전력망에 원자력 34기가 생산한 에너지와 맞먹는 양인 34.1GW를 태양광으로 생산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전 세계가 이렇게 급속히 태양광 발전으로 돌아서는 이유는 이들 국가의 에너지 관련 의식이 순수한 환경적인 관점에서 바뀐 것이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태양광을 저장하는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1970년대 와트당 100달러에 달하던 것이 2008년에는 와트당 6달러, 2013년에는 65센트까지 무려 154분의 1로 떨어졌다. 태양광 패널 가격이 154분의 1로 떨어지는 동안 지하 깊숙한 곳에서 퍼 올린 원유의 가격은 무려 35배가 올랐다.

거기다가 태양광의 가장 큰 장점은 원가제로의 에너지라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만 갖추고 있다면 태양광을 생산하는 데는 원가가 하나도 들지 않는다. 이 장점을 제대로 안다면 누가 이 길로 가지 않겠는가?

세계적인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은 이미 태양광 관련 투자의 선두에 서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같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내 기업들도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태양광설비를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저자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원자력을 버리고 태양광으로 가야 하는 이유도 너무나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원자력의 위험성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이미 전 세계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그런데 이런 위험성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서 따져도 원자력은 결코 세계가 고집을 할 에너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원자력 옹호론자들은 끊임없이 원자력이 가장 저렴하고 안전한 에너지인 것처럼 선전을 하지만 사실 원자력은 가장 비싼 에너지임을 저자는 말한다.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결정하는 순간, 발생하는 폐로 비용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2013년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샌오노프레 원자력 발전소의 영구폐쇄를 결전했다. 불과 40년을 사용한 발전소였다. 그런데 폐쇄비용은 50억 달러에 달했고 이 비용을 납부자들에게 부과했다. 셀라필드 원자력 발전소의 해체비용 110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런데 더 문제는 완벽하게 원자력 발전시설을 해체해 원래의 상태로 회복하는 기술은 아직까지 개발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6월 18일 가동을 중지한 고리 1호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이다. 현재 예상되는 폐로비용이 약 1조 원, 그러나 그나마 해체기술이 없어 완전한 폐로까지는 얼마의 기간이 걸릴 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해체비용까지 고려를 한다면 원자력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비싼 발전방식임을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국가정책이 태양광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8기의 원자로 사용을 즉각 중단했고 2022년까지 원자력 산업 폐쇄를 결정하고 빠르게 태양광과 풍력등 재생에너지쪽으로 돌아섰다.

이 책을 읽다보면 태양광으로의 전환은 우리가 언젠가는 가야 할 미래의 길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하루라도 빨리 가야할 길임을 확신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길을 지나다니다보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집들이 눈에 띄게 늘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 버스정류장 지붕에 두세 장의 태양광패널이 설치돼 있기도 하고,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지붕에 태양광패널이 깔려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특히 시골을 지나다보면 단독주택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집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깨닫고 에너지를 쓰기만 하는 '소비자'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농부'의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다못해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라도 하나 사서 나도 ' 에너지 농부' 의 대열에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교보문고(단행본)(2015)


태그:#에너지혁명 2030,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 #태양광에너지, #태양광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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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방송작가, (주) 바오밥 대표, 바오밥 스토리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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