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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행정관 (자료사진)
 탁현민 행정관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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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선임 행정관이 과거에 쓴 <남자 마음 설명서>에 이어, 또 다른 저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07년 9월, 탁 행정관을 포함한 4명이 '대화집' 형식으로 낸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밝힌 성 경험과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에서 인용한 탁 행정관의 책 속 대화 내용을 보면, 그는 '대놓고나쁜남자'라는 별명으로 대화에 참여해 성적 판타지, 연애상대의 외모, 성 경험 등에 대해 언급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

탁 행정관은 자신의 성적판타지에 대해 언급하며 "수학 시간에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발목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은 선생님들이라고! 이상하게도 학창 시절에 임신한 여선생님들이 많았어. 심지어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고!"라며 "임신을 하려면 섹스를 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거기서부터 일단 연상이 되는 거야. '나한테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섹스를 한다' 그런 야릇한 연상 작용인 거지"라고 말했다. 

여성의 외모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는 성적 대상화도 서슴없었다. 직장 내 여성의 외모에 대해서 탁 행정관은 "여직원 애들이 여자로 보이는 게 싫거든. 내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닭장 안의 닭은 절대 잡아먹으면 안 된다"라며 "지방 공연 가서 나랑 같은 방을 써도 무방할 정도의 직원과 일하고 싶은 거야. 그 중에 예쁜 애가 있으면 어쨌든 신경이 쓰이니까 일에 다소 방해가 되겠지"라고 주장했다.

"내면이 채워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그 사람이 외모가 멋있고 예뻐도 호감이 안 가지"라며 다른 대화자가 '연애 대상의 외모'에 대해서 언급하자, 탁 행정관은 "그래서 남자들이 정말 성적인 욕구를 채우려고 여자를 만난다고 생각하면 그럴 때는 절대적으로 예쁜 게 최고의 덕목인 거지. 아예 말할 필요도 없는 거니까. 아,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되겠구나. 얘길 해야 되니까!"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자신의 첫 경험에 대해서는 여성을 '공유한다'는 표현을 썼다. 탁 행정관이 "남자 1등부터 5등까지는 그 대상이 대부분 한두 명의 여자라는 거야..."라고 말하자 "그 여자는 섹스파트너, 마루타일 뿐이냐"는 탄식이 상대 대화자로부터 나왔다. 그러자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우리 둘이 친군데 당신이 먼저 첫 경험을 했어. 와서 자랑할 거 아냐?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 해주는 거냐?'고 하면, 그렇게 해서 첫 경험이 또 이루어지는 거지" "(싸운 뒤에) 바로 그녀를 공유하지"라고 말했다.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책 겉표지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책 겉표지
ⓒ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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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신의 첫 경험 상대자에 대해서 비하하며, 말해서 다른 대화자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응. 난 좋았어.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 없었어.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지.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그리고 같이 잤다고 해서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 안 했으니까. 그런 부담도 전혀 없고. 그리고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느낌이어서 좋았어. 그 다음날부터는 딱지를 뗐다는 자부심도 있었고. 또 학교에서 확실한 4등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으니까. 하하"

당시 피임에 신경썼냐는 질문에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 나 자신에 대한 걱정이었지. 아무리 어른 흉내를 내도 아직 어린애였으니까. 그녀를 걱정해서 피임에 신경 썼다기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조심했지"라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책의 에필로그에 "곧이곧대로 쓴 대로 바라볼 때 이 책은 불편하고 이 사람들은 못마땅할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많은 부분 부부 문제를 포함한 남녀 문제와 섹스 이야기가 오갔던 이유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공고한 금기가 그런 것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NS상에서 "탁 행정관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져

탁 행정관의 왜곡된 성의식, 여성 비하가 담겨있는 과거 저서 두 권이 연이어 논란이 되며, #그래서_탁현민은_그대로_가나요' '#그래서_탁현민은'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그를 청와대 행정관에서 경질시켜야 한다는 온라인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페미니스트 대통령'과 '남녀 동수 내각'을 만들겠다던 정권의 성평등 기조에 탁 행정관 인선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누리꾼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탁현민을 데리고 있는 한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서의 문재인의 존재는 계속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의식, 말과 행동을 공공연히 발언해온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은 그가 한 말과 행동을 옹호하는 것밖에 안 된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희진, 손희정, 김현영등의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들도 기고글과 SNS 활동을 통해 '탁현민 비판'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국민의당도 21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여성의 외모 등을 포함한 저급한 성(性) 인식의 수준을 보고 있노라니 뒷목이 뻐근해진다"라며 "문재인 정권은 왜 탁현민 행정관에 그토록 집착하고 침묵하는가"라고 탁 행정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반면, 탁 행정관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와 배우 문성근씨는 탁 행정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미화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년 전에 쓴 책 내용이 '여혐' 아니냐며 비판받는 탁현민씨. 출간 이후 그가 여성재단·여성단체연합회의 행사 기획·연출로 기여해 온 사실을 홍보대사로써 봐온 나로서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문성근씨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그가 흔들리지 않고 잘 활동하도록 응원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그:#탁현민, #그래서_탁현민은_그대로_가나요, #그래서_탁현민은, #성인식, #탁현민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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