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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는 정신을 못 차렸다. 마사회 부회장이 와서, '민주노총이 막아서 장례를 못 치르는 거'라고 말하더라. 아니다. 내가 민주노총에 부탁을 했다. 바위에 계란을 치는 격이라, 나 혼자 힘으로는 우리 아들이 이래 억울하게 죽은 걸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민주노총에 도와달라고 했다. 나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어머니가 호소했다. 19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박경근 마필관리사 어머니의 발언 자료를 공개했다.

박경근 마필관리사는 지난 5월 27일 새벽 부산경남경마공원 마굿간 주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23일이 지난 현재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17일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한국마사회가 책임져라. 고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17일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한국마사회가 책임져라. 고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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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어머니는 지난 17일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열린 '한국마사회가 책임져라. 고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했다.

어머니는 경마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집회 펼침막에 새겨진 아들의 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어머니는 "말을 사랑하고 마필관리사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책임은 마사회에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인간적인 대접은커녕 말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일하는 아들이 마사회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말리지 않았다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내 자식을 죽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지난 16일 마사회 부회장이 김해 한솔요양병원장례식장에 있는 빈소를 방문했을 때, "민주노총이 막아서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처음 장례식장에 온 사람이 양정찬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이다"며 "양 지부장한테 '내 혼자 힘으로는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걸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민주노총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제일 사랑하고 챙기던 마필관리사들을 봐서라도 민주노총과 함께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씨의 어머니는 마필관리사의 고용형태도 언급했다. 부산경마공원은 마사회-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의 구조다. 어머니는 "아들이 취직할 때, 마사회 보안과에서 신원조회 왔고, 조교사가 신원조회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들이 마사회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는 "아들이 죽고 나서, 처음 방송에 가정불화니 경제문제라고 나오더라, 썩어빠진 방송이 나왔다"며 "아들은 얼마나 가정적이고, 얼마나 열정적인 효자인데... 아들은 계속 관리사 동생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아들은 밥 먹고 사는 것 걱정 없다. 우린 그렇게 힘든 그런 가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얼만 전 아들이 '말이 발작을 해서 어깨고 무릎이고 많이 다쳤다'고 했는데 회사에서 처음 하는 소리가 '말 안 다쳤느냐' 였다고 한다"며 "사람이 안 다쳤느냐고 물어보고 나서 말 상태를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 중한가 사람이 중한가"라 말했다.

어머니는 "내가 내 자식을 죽인 것 같다. 내가 아들에게 그만두라고 했으면 이래 죽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아들 대신 갔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 말했다.

어머니는 "끝까지 갈 것이다. 내가 민주노총하고 아들 시체가 1년, 2년 냉동실에 들어있어도 민주노총과 끝까지 갈 것"이라며 "특히 아들이 제일 사랑하고 챙기던 마필관리사들, 그들을 봐서도 끝까지 같이 싸울 것이다. 잘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17일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한국마사회가 책임져라. 고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17일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한국마사회가 책임져라. 고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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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위원장-마사회 회장 면담 했지만 합의 못해

마사회와 공공운수노조는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사망과 관련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양호 마사회 회장과 면담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조상수 위원장은 "박경근 열사의 죽음의 원인인 다단계 착취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마필관리사의 직접고용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생119팀'(송옥주, 김현권, 신동근 의원)은 지난 16일 김해 한솔요양병원장례식장을 방문해 조문하고 유가족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마사회가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마사회가 직접 해결할 것"이라며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에 노조가 총력으로 나설 것"이라 밝혔다.


태그:#한국마사회, #마필관리사,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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