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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씨 기자 출신이지만 PD로서의 능력도 탁월한 분입니다. 꼭 사장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란(시인)
"해직기자 노종면이 만드는 돌발영상을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정의가 들리고, 정의가 보이는, 정의로운 결과일 것입니다." -박광온(국회의원)
"YTN의 경우 노종면이 사장되면 방송 분위기 대번에 바뀝니다." -비상(가명)
"YTN이 북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드론의 감정가격 갖고 만담하고 있다지요? '노종면 사장'은 이런 거 용납하지 않습니다." -김용민(방송인)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노종면 YTN 해직기자 응원의 글들로 연일 뜨겁다. 시민들과 언론인, 정치인들까지 지지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년 전인 지난 2008년 10월 YTN에서 쫓겨나다시피 해고당한 이후 3000일 넘게 '해직기자'의 멍에를 지고 살아온 노 기자가 11일 'YTN 신임 사장 공모에 도전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노종면, '복직의 꿈' 내려놓고 '사장 공모'에 입후보한 이유

해직 언론인 노종면 전 YTN 기자(일파만파).
 해직 언론인 노종면 전 YTN 기자(일파만파).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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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기자는 이날 '조합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9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복직의 꿈을 접어 본 적이 없다. 어느 한순간 복직을 의심해 본적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서 "정권과 결탁한 이들이 강탈해 간 YTN 기자라는 직함을 되찾는 싸움, 그 싸움의 끝이 복직이라고 믿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삼천일 넘게 지켜온 복직의 꿈을 내려놓는다"며 "저는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뜻밖의 한 해직기자의 이러한 결심에 언론계 안팎이 충격과 함께 신선한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반응이다. '새 시대에 새로운 개혁을 이끌 적임자'란 지지의 메시지 글과 '이번 기회에 YTN에도 투명한 방송사 사장 선임이 이뤄지고 더 나아가 방송사 내부의 찌든 적폐를 청산할 인물이 사장으로 선정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풍성하게 파급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그의 사장 공모 의사를 놓고 찬반 댓글이 뜨겁다. 격려와 우려의 글들도 있지만 주로 지지를 표명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당장 노 기자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의견과 댓글이 쇄도하고 있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복직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고달픈 삶을 살아온 해직기자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시민들 사이에서 폭넓게 공조한 것은 물론, 낙하산 사장들로 인해 권력의 편에선 국내 방송사들의 편파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대한 분노가 뒤섞여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방송사 사장들은 권력의 최고 정점인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오거나, 정치권의 입김에 의해 임명돼 오다보니 늘 구성원들과 갈등과 마찰을 빚어 왔던 바다. 그런데 방송사에서 쫓겨났음에도 오랜 기간 동안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하며 오로지 복직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해직기자가 사장에 공모한다는 소식 앞에 언론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이 신선한 충격을 받고도 남을 일이다.

해직기자의 방송사 사장 공모에 왜 뜨거운 반응일까?

과연 해직기자가 방송사 사장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감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공약이행을 위한 방송개혁 정책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왜 해직기자가 복직 대신 사장에 출사표를 던진데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은 지난 13일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노종면 해직기자의 YTN 사장 공모 의사와 관련된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이를 반기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손 사장은 이날 주된 이슈로 언론자유를 위해 싸워온 언론인들을 언급했다. 이날 손 사장은 앵커브리핑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싸워온 종사자들을 향해 "연어만큼이나 자신이 태어났던 강을 꿈꾸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제 '비정상의 역사'는 끝나야 한다"면서 YTN·MBC 등 해직언론인들의 복직과 명예회복, 그리고 '언론적폐청산'을 소망하는 문구를 연어의 속성에 빗대어 남겼다.

<한겨레>는 하루 앞선 12일 '노종면·박성제를 방송에서 보고 싶다'는 제목의 내부 칼럼을 통해 역시 방송사들의 골 깊은 노사갈등과 문제점을 짚으면서 관심을 나타냈다.

김보협 디지털 에디터가 쓴 이 칼럼은 "이명박 정부는 초기부터 YTN을 시작으로 KBS, MBC 경영진을 갈아치웠다"면서 "'조중동'이라 불리는 세 신문사에 종편채널까지 선물로 안기면 정권교체는 정말 요원할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달라졌음을 내가 깨달을 날은 박성제와 노종면을 방송에서 보는 때"라며 "3000일을 넘게 바깥을 떠돌던 노종면이 만드는 '돌발영상'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그래야 나라다운 나라다. 그것이 정의로운 결과다"라고 말미에서 응원했다.

"YTN, 구조적으로 관영방송으로 전락할 위험 상존"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는 14일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노종면 YTN 사장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세 가지 이유를 내세워 그를 노골적으로 응원하며 지지했다.

김 교수는 먼저 "노 기자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적어도 세 가지 이유로 그의 출마를 지지하며 공정방송확보 노력에 한 글을 보태고자 한다"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가 지지하는 첫 번째 이유는 "공정방송 확립을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경험을 값진 자산으로 활용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기 때문"이라는 것. 둘째는 "YTN은 구조적으로 관영방송으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고 셋째는 "언론적폐 청산의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4시간 뉴스 전문채널인 YTN은 출범 초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돌발영상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빠른 뉴스뿐만 아니라 이슈를 알기 쉽게 분석해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 방송사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권력형 낙하산 사장 임명과 이에 반대하던 노조 집행부 해고로 시작된 YTN의 험난한 여정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 권력 앞에서 힘없이 무뎌지고 말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공정방송' 부르짖다 해고된 기자들, 복귀하여 꼭 '꿈' 이루기를

하지만 초심의 방송사로 되돌려보려는 해직 기자들의 헌신적인 투쟁, 그리고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구성원들의 9년 여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많은 시민들의 바람이 어쩌면 해직기자 노종면의 사장 공모 소식에 더욱 눈과 귀를 번뜩 뜨고 응원하는지 모른다.

논란거리도 상존한다. 현재 YTN의 대주주는 한전KDN, 한국마사회, KGC인삼공사 등 공기업이 주를 이룬다. 얼마든지 권력에 휘둘릴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관영방송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공정성이 심하게 훼손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행히 YTN은 노조의 강력한 퇴진 요구를 받아 온 조준희 사장이 지난달 자진 사퇴함에 따라 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함으로써 새 국면을 맞게 됐다. YTN은 16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아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3배수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여 7월 중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이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와 같이 권력과 정치권 입김이 개입된다든지 대주주와 이사회의 부당한 논리가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YTN의 이번 공개적 사장 공모는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려는 방송개혁 정책의 첫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공정방송을 부르짖다 해고된 기자들이 다시 복귀하여 공정방송을 되찾고 모범적인 방송을 주도할 날을 시청자들과 국민들은 기대하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태그:#YTN, #노종면, #해직기자, #공정방송, #낙하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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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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