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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모이를 먹고있는 비둘기
 주차장에서 모이를 먹고있는 비둘기
ⓒ 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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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우리들에게 평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친근한 새다.
지구상에는 약 300종에 달하는 비둘기과 조류가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집비둘기의 조상인 낭(양)비둘기·흑비둘기·염주비둘기 및 멧비둘기 등 4종의 텃새가 살고 있다.
그런데 비둘기 중 도시로 이주·정착한 개체는 도시공해의 새로운 원인이 되었다.
산성이 강한 비둘기의 배설물이 도시의 건축물과 동상 등을 부식시키고, 진균류 등을 옮겨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며칠 전 비둘기 때문에 큰 언성이 오갔다.
사건인즉 이렇다.
식당 가게 주차장에서 매일 비둘기 먹이를 주는 아주머니하고 있었던 일이다.
비포장인 주차장에서 아주머니가 모이를 주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100여 마리가 날아와 전깃줄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옛날에 통신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둘기의 영특함을 볼 수 있지만 비둘기의 횡포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해둔 차에 실례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깃줄 아래 도로는 배설물로 덮여있다.
또 주차장에 차가 들어가면 비둘기가 일제히 날아오를 때 흙먼지가 일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문을 열어놓은 식당 안으로 먼지가 들어온다.

"아주머니 여기서 비둘기 모이를 주시면 안 됩니다."
"여기가 당신 땅이요?"
"이 땅은 임대료를 주고 사용하기 때문에 내 땅이나 다름없죠."
"독하게 생겼구만. 하나님이~"

비둘기를 왜곡해서 사랑하고 있는 한 종교인이다.
창세기의 홍수이야기에 따르면 노아가 땅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배에서 비둘기를 내보냈고 비둘기는 올리브 가지를 물어 와서 땅이 있음을 알려줬다. 마태 복음서과 누가 복음서에 따르면 그리스도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 동안성령이 비둘기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그리스도교에서는 성령과 평화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비둘기를 써 왔다.

주방 선반에 앉아있는 비둘기
 주방 선반에 앉아있는 비둘기
ⓒ 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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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둘기 한 마리가 가게로 날아 들어와 한바탕 큰 소동이 벌어졌다.
머리에 상처를 입은 비둘기는 손님이 먹고 있는 탕을 날개로 한 번 치고 주방 선반에 앉았다.
손님은 화들짝 놀랐고 탕이 손님 옷에 튕겼다.
죄송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드리고 옷에 묻은 탕을 닦아드리려고 하는데

"내가 칠십이 다 되어 이런 행운이 있네요
나한테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식당도 대박날 것 같고요. 저는 크리스찬입니다."

그 손님께 비둘기가 가게까지 들어온 것에 대해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그 아주머니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새로 탕을 한 그릇 드리며 상황은 수습했지만 선반에 앉아있는 비둘기가 큰 고민거리였다.
한참을 생각 끝에 119에 문의를 했더니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소방관이 비둘기를 생포하고 있다
 소방관이 비둘기를 생포하고 있다
ⓒ 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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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소방차와 소방관 4명이 큰 그물망을 가지고 와서 너무나 쉽게 해결을 해줬다.
생포된 비둘기를 날려 보내며 상황은 끝이 났다.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주차장을 보니까 전깃줄에 앉아있는 비둘기들이 나를 보고 있다.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걸려있다.



태그:#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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