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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고래생태 토론회 장소대여 거부 논란
담당 공무원, "의회사무국 직원 다 죽일 셈이냐" 거부

울산고래축제 개막을 앞둔 시점에 울산 남구가 환경시민단체의 고래생태 토론회 장소 대여를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 자유한국당)는 행정기관으로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돌고래를 사육하며 고래생태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 2월 일본에서 반입한 돌고래가 폐사하면서 환경·시민단체로부터 동물학대 지적과 함께 돌고래 방류 요구를 받아오고 있다. 이달 25일~28일에는 울산고래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울산 남구의 한 공무원이 고래생태 토론회 장소를 빌려달라는 구의원에게 "직원 다 죽일 셈이냐"라며 대여 거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 남구는 올해 2월 일본에서 반입한 돌고래가 폐사하면서 국민적 비난을 받은 뒤 고래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울산 남구청사 울산 남구의 한 공무원이 고래생태 토론회 장소를 빌려달라는 구의원에게 "직원 다 죽일 셈이냐"라며 대여 거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 남구는 올해 2월 일본에서 반입한 돌고래가 폐사하면서 국민적 비난을 받은 뒤 고래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최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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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의회 이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주 전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고래생태 시민프로그램 라운드토론회' 개최를 위해 남구의회 상황실의 대여를 신청했지만 의회사무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의원은 "고래특구인 데다 행정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돌고래를 사육하는 울산 남구의 의원으로서 향후 고래 보호를 목적으로 고래생태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하기 위해 대여를 신청했지만 일방적으로 불가 통보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대여 업무를 담당한 의정담당주무관은 '의회사무국 직원들을 다 죽일 셈이냐'는 항의성 발언과 함께 다짜고짜 대여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이 토론회는 '돌고래를 바다로 울산시민행동'과 울산시민포럼 '대안과 실천'이 주최하고,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는 토론회로, 울산 남구가 운영하는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 중인 네 마리의 큰돌고래 및 전국 수족관 돌고래의 방류와 향후 대안마련을 목적으로 준비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손호선 박사가 주제발표하고, 일명 '돌고래 보호법'을 발의한 이정미 국회의원실의 임미애 비서관, 서울대공원 윤정상 담당팀장,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그리고 장소대여를 신청한 이미영 의원도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의원은 "의회사무국 직원들을 다 죽일 셈이냐는 말을 비춰볼 때 지난 2월 돌고래 폐사 사건으로 울산남구가 국민적 비난을 받는 등 민감한 상황인 데다 곧 울산고래축제가 개막하고, 7월에는 인사이동이 예정돼 있다 보니 하위직 직원이 구청장 등 고위직의 눈치를 본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대응하는 말투와 유연하지 못한 일처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미영 구의원이 24일 열린 고래생태 시민프로그램 라운드토론회에 참석해 울산 남구의 토론회 장소 대여 불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 이미영 울산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 이미영 구의원이 24일 열린 고래생태 시민프로그램 라운드토론회에 참석해 울산 남구의 토론회 장소 대여 불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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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 자유롭게 지원해야 할 의회사무국의 처신 납득 안 가"

이향희 노동당 울산시당 부위원장은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해야 할 의회사무국에서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의회사무국 직원의 이러한 처신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울산시당 또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라는 제목으로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의 강연회를 울산고래축제 기간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려다 울산 중구청 컨벤션으로 장소를 바꿨다.

이 부위원장은 "남구 의회 의원조차 고래생태 관련한 토론회를 거부당하는 상황에서 남구청에 장소를 대여했다가는 자칫 개최조자 못할 수 있다고 생각돼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 남구의회 사무국은 '당초 주민간담회 수준의 명목으로 대여를 신청했지만 나중에 토론회 주최가 남구 의원이 아닌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인 것으로 확인돼 불가피하게 대여를 거부했다'면서 잘못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무담당자인 배아무개 담당주무관은 "이미영 의원에게 '의회사무국 직원 다 죽일 셈이냐'고 항의성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의원이 처음부터 토론회 주최와 내용, 성격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며 "의원 활동에 부합한 토론회였으면 대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고래생태 시민프로그램 라운드토론회가 24일 울산 남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이 운영하는 북카페 '사람'에서 열리고 있다.
▲ 수족관 돌고래 이후는?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고래생태 시민프로그램 라운드토론회가 24일 울산 남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이 운영하는 북카페 '사람'에서 열리고 있다.
ⓒ 최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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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토론회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울산 남구 신정동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가 운영하는 북카페 '사람'에서 무사히 개최됐다.

덧붙이는 글 | 뉴스행동에 동시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그:#울산고래축제, #울산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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