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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 창출 핵심공약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은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므로 많은 시간과 진통이 예상되지만, 현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을 정확히 준수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수월할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노동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근로시간과 관련한 쟁점들 중 "출근시간" 에 관한 이야기를 사례를 통해 풀어 보도록 한다.

#사례 : 근로계약상 원래 출근 시간은 9시인데, 회사는 30분 전에 미리 출근하라고 합니다. 8시 30분까지 출근하지 않으면 지각으로 간주되어 연말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30분 일찍 출근한다고 하여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정당한가요?

사례의 경우, 지금은 이런 문화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기업에서 상당히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례임에는 분명하다. 원칙적으로 지각은 근로 제공의 의무가 있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근로계약에서 출근 시간을 오전 9시로 정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그 30분 전까지 출근해서 사무실 청소, 회의 세팅 완료 등 업무준비를 지시한 경우, 근로자는 조기 출근지시에 따라야 할 근로계약상 의무가 없으므로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조기출근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징계를 한다면 이는 무효라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조차도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출근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통상적으로 9시가 출근 시간이라면 10~20분 일찍 출근하여 9시 "땡" 하면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대법원 판례는 미리 업무준비를 하는 시간까지도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9시에 딱 맞춰서 "칼출근"을 해도 근로자로서는 무방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회사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30분 일찍 출근하는 것이라면 개별근로자들로서는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 일찍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연말 인사 평가결과에 불이익을 준다 하더라도, 이것이 30분 일찍 출근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우리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노동법을 사수하는 투사가 아니다. 한국에서 조직 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회사의 지시에 거부하여 "원칙"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부담스러운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새 정부에서는 근로실태감독 등을 철저히 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법을 새롭게 만들고 시행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 비용이 수반될 테지만 있는 법을 잘 지키도록 감독하는 것은 비교적 손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새 정부의 과제인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 현장의 이런 미시적인 문제들을 하나,둘 씩 해결해 나가는 것을 그 첫걸음으로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hrdream 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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