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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진이가 살아있다면 성인이 되어 올해 소중한 투표 행사를 했을 텐데... 문재인 대통령이 분향소 우리 아이들 앞에서, 그리고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식 때 약속하신 말씀 꼭 지켜주실 거라 믿습니다.

어젯밤 광화문 광장에서 제가 예진이의 마음으로 대통령의 오른쪽 가슴에 달아드린 커다란 노란 리본을 기억해주십시오. 잊지 말고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의미입니다. 정말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생명이 최우선시 되는 나라를 만들어 주세요. 억울하게 자식을 잃는 사람들은 저희가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예진 엄마 박유신씨의 절절한 호소이자 희망 섞인 하소연이다.

제19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으며 웃고 있다.
▲ 문재인, 이 손 놓지마시길! 제19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으며 웃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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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하루 빨리 치유해달라고 호소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10일 '19대 대통령 선거 문재인 당선자께 드리는 축하와 부탁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인권유린과 국정농단을 거듭 자행한 박근혜 정부에 분노한 국민들의 힘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만들어진 선거였다"고 평했다.

이어 "지난 3년여 간 국민들은 슬픔과 분노와 갈등에 고통을 받으면서도 결국 새로운 시대를 열고야 말았다.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온전히 실현해내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가족협의회는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과제로 "세월호 미수습자의 조속하고 진정성 있는 수습"을 꼽았고, 두 번째로 "박근혜 정부에 의해 방해 받으며 강제 중단된 특별조사위원회를 즉시 다시 가동해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 줄 것"을 말했다. 또 "책임자들을 무겁게 처벌해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국가 차원에서 기록·기억·추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4·16안전공원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피해지역인 안산시민의 아픔도 실질적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어루만져 달라"고 요구했다.

"어젯밤 광화문 광장에서 제가 예진이의 마음으로 대통령의 오른쪽가슴에 달아드린 커다란 노란리본을 기억해주십시오. 잊지 말고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의미입니다."
▲ 19일 광화문 찾은 문재인 당선인에게 리본을 달아주는 예진엄마 "어젯밤 광화문 광장에서 제가 예진이의 마음으로 대통령의 오른쪽가슴에 달아드린 커다란 노란리본을 기억해주십시오. 잊지 말고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의미입니다."
ⓒ 416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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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지난 9일 밤 11시 45분쯤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이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국민들에게 첫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 그는 유가족이 선물한 큰 노란리본을 옷에 달고 연단에 올랐다. 이날 가족협의회는 문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관련 요구서를 서면으로 전달했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고, 정의를 앞세운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문 대통령은 누구보다 국민의 바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현해줬으면 좋겠다. 세월호 유가족 등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고 부탁했다.

준영엄마 임영애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확정되는 순간, 촛불 집회에 나왔던 국민들의 열망이 스치고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나 뭉클했다"며 "지난 3년 동안 세월호 진상규명에 안간힘을 쓰며 버틴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또 "새 정부에서는 제발 국가폭력 피해자가 없고, 소외된 소수의 아픔에도 관심을 기울여 국민만 아픈 나라가 아닌 국민이 먼저인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8월 19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 37일째.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에서 김영오씨를 바라보고 있다.
▲ 문재인 '단식 오래 되니 걱정됩니다' 지난 2014년 8월 19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 37일째.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에서 김영오씨를 바라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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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단식했던 그 마음으로 세월호 문제 해결해 주길"

문 대통령과 함께 단식해 특별한 인연을 맺은 유민아빠 김영오 씨도 "동조단식했던 그 마음으로 세월호 진실을 꼭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오 씨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월호 7시간의 봉인을 해제하고 세월호의 진실을 꼭 밝혀 주십시오"라며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이 없는 세상, 모든 국민의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4년 8월 19일에 저와 함께 동조단식을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힘썼던 분"이라면서 "그런 일련의 행동이 정치쇼가 아니었다는 것을 국민들께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황교안 대행이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한 7시간의 진실도 밝힐 것이라 말씀하셨으니 곧 (지정기록물을) 해제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도 성역이 될 수 없기에 새 정부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 믿고 또 믿는다"고 덧붙였다.

후보 시절 '2기 특조위 구성', '추모 사업 추진' 등 공약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진도 팽목항, 목포 신항 등을 현장 방문했고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한 2기 특조위 구성, 추모 사업 조속 추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 4월 16일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했을 때는 추모사를 통해 "새 정부는 곧바로 제2기 특조위를 구성해 모든 진실을 규명하겠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않는다 해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재가동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일이기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 반드시 가족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에서 제외된 두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고 명예회복을 꼭 해드릴 것"과 "안산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생명과 안전을 상징하는 도시로 만들 것"을 공약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세월호,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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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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