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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예방, 정우택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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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1시간 여 앞두고 야4당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각 당수들을 만나 국정 운영을 위한 협치와 소통을 약속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선거 기간 내내 가장 뜨거운 공방을 주고받았던 자유한국당이었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문 대통령을 맞으며 "사실 저희는 (문 대통령의) 안보관을 많이 비판했는데, 대통령이 되셨으니 불안한 안보관을 다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할 때보다, 우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 모른다"면서 "관용의 정치와 소통의 정치를 베풀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남북 관계 및 안보 문제, 한미 동맹 문제는 한국당에서 협력해준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과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20년 전체를 다 놓고 성찰하는 자세로 (국정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한 뿌리" 협력 강조

국민의당에서는 박지원 대표가 국회 대표실에서 문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10년 만에 문 대통령에 의거해 정권 교체가 이뤄진 것에 큰 의미를 둔다"면서 "협력에 방점을 두되, 야당이기 때문에 견제할 것은 견제하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같은 '시작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는 같은 정당이다"라면서 "우리당도 정권 교체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국익을 위한 외교와 안보에 잘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후보와 문 대통령이 대선 직후 나눈 '위로 통화'가 언급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에 "어젯밤 유 후보와 축하와 위로를 받는 통화를 했다"면서 "(유 후보와 바른정당이) 보수가 나아갈 길을 잘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주 대행은 이에 "보수정당에 속해 있다가 탄핵에 찬성하며 분당이 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서러움을 받았다"면서 "나라를 사랑하고 헌정 질서를 수호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이 (정치권에) 희망을 주셨다고 생각하고, 그런 희망을 키워가는 정치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정세균 의장, 현안 과제 정리한 책자 선물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방문에 "정의당을 찾아준 첫 대통령"이라면서 "인상적으로 생각하고,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문 대통령이 원상회복 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처음이라고 말했는데, 이례적인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닌 5년 내내 끊임없이 소통하는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야4당 방문 이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만났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입법 및 정책 과제'라는 책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새 정부가 당면할 현안과 과제를 정리한 문 대통령의 '숙제'였다. 황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준비 기간이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한다"면서 "새 길을 새롭게 펼쳐주길 바라면서, 국민 모두가 합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책을 받아들고 "오전에 야당 지도부를 방문했는데, 국회를 더 존중하고, 야당과 더 빈번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대 정권을) 성찰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나 대통령의 불행한 모습은 헌법에 정해진 3권 분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법원과 헌재 등 사법부 독립도 더욱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