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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에서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를 나서며 운동화 끈을 묶고 있다. 안 후보는 오는 9일 0시까지 120시간 동안 전국 곳곳의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다닐 예정이다. ⓒ 공동취재사진


사전 투표 첫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운동화를 신고 TK 바닥 민심을 직접 살폈다.

안 후보는 4일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 경북 안동·구미, 대구광역시를 찾아 집중 유세를 펼쳤다. 특히 안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대구 동구 동대구역에서 "민심 깊숙이 국민 속으로 찾아가 말씀을 나누겠다. 신발끈 동여매고 시작하겠다"며 4박5일 도보 유세 '안철수,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을 시작했다. (관련기사: 안철수의 막판 승부수는 '4박 5일 도보' 유세 )

안 후보는 한때 48%(4월 11~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지지도로 보수 텃밭 TK(대구·경북)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 14%까지 지지율이 추락하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7%)는 물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22%)에게도 역전을 허용한 바 있다(지난 1~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안 후보 측은 막판에 적극적 스킨십을 통해 떠나간 TK민심을 되돌려보겠다는 계산이다.

안 후보는 이날 초록색 남방에 검정 면바지, 운동화와 백팩의 간편한 차림으로 신세계백화점·대구동부소방서·동대구지구대·경북대학교·대구중앙로역 대구지하철참사추모현장·동성로 등 대구 시내 곳곳을 누볐다. 안 후보는 시내 버스를 타고 경북대를 오가며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이게 진짜 유세" vs. "그냥 신기할 뿐 효과 있겠나"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의 한 노점상인에게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오는 9일 0시까지 120시간 동안 전국 곳곳의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다닐 예정이다 ⓒ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에 시작한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유세는 중 한 시민과 손바닥을 마주치고 있다.(2017.5.4/더팩트/문병희 기자) ⓒ 공동취재사진
안 후보의 도보 민심 행보에 대한 대구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당장 대구 동성로 번화가를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구역과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안 후보 주변에 몰리며 곳곳에서 "팬이다", "힘내세요" 등의 응원 소리가 들렸지만 큰 길가를 벗어난 작은 골목에서는 취재진과 현장 수행 관계자들 외 별다른 인파가 없어 다소 썰렁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가 우연히 안 후보를 만난 강아무개씨(여, 60대)는 "아이고 인물 좋네. 이렇게 막는 사람도 없이 가까이서 보니까 얼마나 좋노"라며 도보 유세를 호평한 뒤 "안 후보는 깨끗한 정치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성로에서 안 후보를 만난 경아무개씨(남, 20대)는 "연예인 본 것 같다. 호감도가 막 상승한다"고 전했다.

안 후보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차 연설 후 다시 도보 유세를 시작하자 주변 번화가의 젊은 시민 100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는 앞서 불과 200여 명 정도의 시민이 안 후보의 유세차 연설을 지켜봤던 것과 비교하면 큰 숫자였다.

SNS상 반응도 성공적이었다. 안 후보의 도보 유세를 실시간 중계한 페이스북 라이브는 누적 조회수 44만 7천회를 기록했고 생중계 시청 인원은 1000~1500여 명을 오갔다. 한 누리꾼은 "이런 게 진짜 유세"라며 안 후보를 치켜세웠다.

안 후보의 도보 행보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안 후보가 대구에서 도보 유세 중이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동성로에서 안 후보를 만난 한 대학생(여, 20대)은 "그냥 신기하긴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글쎄 의문이다"며 "나도 안 후보가 와 있는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홍보가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 셀카를 찍는데 성공한 한 대구 시민(여, 40대)은 "그냥 신기하니까 찍는 거지 뭐.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렇지 않겠나. 여기 있다고 다 지지자겠나"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 주위로 백화점 내 쇼핑객들이 몰려들자 불편을 호소하던 한 시민은 "여 와서 뭐하는 기고. 어차피 찍을 맘도 없는데 정신만 없다"고 소리치면서 찡그린 얼굴로 인파를 벗어나기도 했다. 대구 거주 택시 기사 김아무개씨(남, 60대)는 "안철수 왔는지도 몰랐는데?"라며 "여기 대구에서는 박지원(국민의당 대표)이 때문에 안철수는 절대 안 된다고들 한다. (박 대표가)상왕 아니냐 상왕"이라면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구미 하면 (박정희 전)대통령 집인데 와 거기 안 가고..."

안철수 후보, 대구 국민승리유세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경상북도 대구 중구 롯데시네마 앞에서 열린 ‘국민이 이깁니다’ 국민승리유세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안 후보는 이날 대구 유세에 앞서 경북 구미 노인종합복지관과 구미역 광장도 방문해 구미 시민 표심에 구애했지만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안 후보는 구미 노인종합복지관에 들러 어르신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어르신들은 가볍게 답례를 할 뿐 일부 지지자를 제외하곤 대개 차분한 분위기였다.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원로 개그맨 남보원씨(82)가 복지관 앞 벤치에 있던 어르신들에게 "'안철수 대통령 됐나?'라고 하면 '됐다!'고 한 번 외쳐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어르신들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의 복지관 방문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던 한 어르신(남, 80대)은 "구미 하면 (박정희 전)대통령 집인데 와 거기 안 가고 이리 왔냐"며 "거기(박 전 대통령 생가)부터 가 인사를 해야지"라고 불평하기도 했다.

구미역 광장 주변에서도 안 후보 측의 한 현장 수행 관계자가 "안철수! 안철수!"를 홀로 외치며 호응을 유도했지만 거리의 시민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했다. 한 구미 시민(여, 50대)은 "이쪽은 그래도 홍준표지 안철수는 무슨 안철수고"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지금까지 유세에서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리를 떠났지 않았나"라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는 내가 직접 시민 여러분을 찾아 뵙고 말씀 듣고, 그분들의 생각, 그분들의 희망, 대한민국의 미래, 대한민국의 변화를 내 가슴 깊이 간직한 채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홍 후보는 진정한 보수의 가치에 맞는 후보가 아니다"며 "어느 정도 득표율만 나오면 야당 기득권으로 정치하려 하는 분"이라고 평가절하해 최근 TK에서의 홍 후보의 약진을 특히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페이스북 생중계 되는 안철수 120시간 걷는 유세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경상북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4박 5일간 ’120시간 걷는 유세’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 진행된다. ⓒ 유성호
120시간 걷는 유세 진행하는 안철수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경상북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4박 5일간 ’120시간 걷는 유세’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 진행된다. ⓒ 유성호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4일 저녁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 있는 야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태그:#안철수, #대구, #구미, #대통령 선거, #도보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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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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