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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에 위치한 주독 대한민국대사관 입구 풍경
 베를린에 위치한 주독 대한민국대사관 입구 풍경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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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도 제 19대 대통령 재외선거가 현지시각 4월 25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되었다. 말 그대로 '나라 밖'에서 사는 국민들이 장미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독일이라는 넓은 땅에 투표소는 단 4곳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본 지역에만 설치되기 때문이다.

이번 19대 대통령 재외선거 진행하는 독일 영사관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5019명, 베를린 2814명, 본 2164명, 함부르크 1204명으로 총 1만 1192명이 선거인명부에 올라와있다고 한다.

이 4곳이 아닌 다른 독일지역에서 거주하는 재외국민 또는 국외부재자들이 투표하기 위해서는 4, 5시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을 해야 하거나, 투표소가 있는 지역에 아예 숙소를 정해서 이른바 '투표여행'을 해야 한다.

투표에 참여하고자 하는 독일 재외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대 유학생 A] 왕복 14시간, 호텔까지 예약... 투표하러 삼만 리

독일 남부에 위치한 뮌헨에 거주하는 유학생 A씨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으로 가야한다. 학생신분으로 독일의 고속열차를 이용하기에는 비용적으로 부담스러운 A씨는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인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뮌헨에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까지 걸리는 시간 약 7시간, 왕복 14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야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A씨는 투표만 하고 7시간 동안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힘들 것 같아서 투표소 근처 저렴한 호텔을 예약해야만 했다. 하지만 A씨는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투표소 가는 길이 설렌다고 말한다.  

[60대 직장인 B] '재외'국민은 '제외'국민?

베를린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살아온 60대 B씨는 컴퓨터와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 만큼은 큰 관심을 갖고 있어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피고자 주 독일 대한민국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대통령 선거 정당, 후보자 정보자료를 다운받았다. 인터넷에는 각 후보별 정보가 너무 많아 골라보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운받은 파일을 열어보니 당황스럽다. 흑백의 홍보물이다. 심지어 어떤 후보는 선거 공약 내용은 없고 사진만 첨부되어 있다. 게다가 재외국민에 정책을 제시한 후보는 5명 후보 중 2명밖에 되지 않는다.  B씨는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재외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자료라고 보기에는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주 독일 대한민국 영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제 19대 대통령선거 정당, 후보자 정보는 흑백 PDF파일로 되어있다.
 주 독일 대한민국 영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제 19대 대통령선거 정당, 후보자 정보는 흑백 PDF파일로 되어있다.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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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예술가 C] 축제라 하기엔 너무 불편한 재외선거

이번 대선은 C씨에게 특별하다.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C씨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한국뉴스를 챙겨본다. 지난 18대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과 국정원 개입문제는 아직도 제대로 진상규명이 안 되고 있다고 C씨는 생각한다. 그는 선거 때마다 단순히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참관인으로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재외선거는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되고, 참관인은 어떻게 신청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C씨는 인터넷에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재외선거절차를 그야말로 '공부'해야만 했다. 한국과 7시간 시차에도 불구하고 전화로 직접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를 해보았다. 그러자 선관위에서는 해당국가의 공관에서 주도적으로 선거가 진행되니 그쪽으로 문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공관 홈페이지에도 재외선거 참관인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확인할 수 없었다. 답답했다. 이후 C씨가 거주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공관에 메일로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 캡처 이미지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 캡처 이미지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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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프리랜서 D] 재외선거관리 위원장=한인회장?

정치학을 전공한 D씨는 독일에서 생활하지만 한국 정치에 대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곤 한다. 그러다 독일 재외선거의 진행절차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독일 재외선거 관리위원회를 모집한다는 공식적인 공지도 없이 선거관리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호선되었기 때문이다. 선관위원장은 전 한인회장, 부위원장은 현 한인회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D씨가 알기로는 2009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재외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공관마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설치가 의무였다. D씨는 제시된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자격요건(공직선거법 제 218조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설치, 운영)에 적합한 재외국민이라면 누구나 선거관리위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D씨는 '나라 밖'에서 진행되는 선거라는 특성상 무관심 속에 진행되기 쉽고 선거 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앱 만들고 투표 독려... '장미대선'에 임하는 독일 교민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무대이기도 했던 독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발표 이후, 독일 젊은 교민들 사이에서는 재외선거/국외부재자 신고를 적극 독려하는 글들이 각종 인터넷 매체에 공유되기도 했다.

또한 급하게 진행되는 장미대선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UX디자이너, 개발자, 프리랜서 등의 교민들은 대선후보 매칭 어플리케이션까지 만들기도 했다. '정알못'이라는 이름의 이 앱은 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알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앱을 개발한 교민들이 독일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유럽국가들에서 연구,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진 툴을 기반으로 '정알못' 앱을 출시했다고 한다.

 베를린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투표소 모습
 베를린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투표소 모습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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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재외선거 첫날인 25일 베를린에 위치한 투표소에는 젊은층들의 발걸음이 크게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 경에는 선거인명부 본인 확인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투표에 지연이 생기기도 했다.

'지금은 대선 국면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잃고 있는 것 같지만 최순실이 독일에서 만든 500여 개 페이퍼 컴퍼니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한 독일 교민 E씨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독일에서 일어난 것만으로도 교민으로서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순실 모녀와 연관성이 드러난 데이비드 윤의 아버지는 과거 재독한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고문의 역할을 맡고 있다며 독일 한인 사회에 대한 신뢰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18대 대선 당시 베를린 주독일대사관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투표소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었지만 이번에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작년 시범운영 당시 교민들의 셔틀버스 이용이 현저히 부족한 탓에 재정적인 문제가 우려되었다고 주독일대사관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밝혔다.

베를린 주독일대사관 내 대통령 선거 투표소의 경우 재외선거가 진행되는 6일 동안 각 정당별 참관인 수는 일정치 않다고 한다. 재외선거 기간 동안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참관인은 매회 참여하지만 그 외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측 정당 참관인들의 참석은 불규칙적이라고 한다.

독일 내 각 지역별 4개 투표소(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본 투표소)는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투표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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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독일해외통신원. 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공부하고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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