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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김광석길을 방문해 고등학교 교모를 쓰고 화이팅을 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김광석길을 방문해 고등학교 교모를 쓰고 화이팅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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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 대개혁을 통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세월호 참사 3주기 당일인 16일 오전, 자유한국당 김명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이 내놓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논평이다. 짧은 전문을 다 읽어봐도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지극히 이례적인 논평이란 느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의 생각은 좀 달랐던 것 같다. 16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국가대개혁 비전 선포 기자회견에서 같은 날 오후 3시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불참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번에 내 누차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습니까.(우려먹었다의 사투리 -편집자주)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저는 경남도청에 분향소 설치하고 한 달 이상 추모했습니다. 더 이상 정치인들이 거기에 가서 알짱거리면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했으면 한다. 저는 그래서 그 자리에 안 가기로 했습니다."

'세월호 3주기' 당일에는 참아야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그간 세월호 참사를 해난사고로 규정하고 세월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월호 당일에는 자제하거나 침묵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홍 후보는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불참했다.

홍준표 후보, 세월호 언급은 왜?

 <뉴스타파>가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대선후보 개인 SNS 세월호 언급 비중'을 전수 조사했다.
 <뉴스타파>가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대선후보 개인 SNS 세월호 언급 비중'을 전수 조사했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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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시대의 큰 슬픔인 세월호 3주기입니다.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 특히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께 한없는 위로와 마음의 기도를 전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무성 바른정당 선대위원장이 16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은 추모 글이다. 김무성 위원장의 이 추모 글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심지어 김무성도 추모 글을..."이라거나 "과거 세월호 유가족들 무릎 꿇고 부탁할 때는 왜 그랬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추모 글은 추모 글이다. 하지만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기존 "좌파", "우파" 주장만 반복했을 뿐이다. 

"오늘 부활절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셨듯이 오늘을 깃점으로 우리 자유한국당도 이번 대선에서 완벽하게 부활하여 천하 3분지계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 합니다. 형주에 해당하는 영남의 표심은 서서히 뭉치기 시작하여 내일부터 시작되는 대선 선거운동에서 이땅의 보수우파들이 뭉치면 좌파 1.2중대가 집권하는 것을 막고 강력한 보수정권을 수립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

이에 앞서 홍 후보는 "기울어진 여론조사운동장에서 트럼프처럼 믿을 것은 SNS밖에 없습니다"라며 "제가 저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참사 직후 "한 달 이상 추모했다"던 홍 후보는 SNS 상에서는 세월호를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대선후보검증] 세월호로 달려간 대선후보들, 지난 3년은 어땠나?'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부터 2017년 4월 13일까지 대선후보들의 전체 페이스북 게시글을 전수 조사한 결과 홍 후보의 세월호 언급 비중은 불과 3.2%에 그쳤다. 전체 273건 중 9건이 세월호 관련 글이었고, 그 중 6건은 세월호와 관련된 정쟁을 중단하라는 내용이었다. <뉴스타파>는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이렇게 보도했다.

"그 결과 심상정 후보의 세월호 관련 글이 가장 많았고 전체 게시글 대비 비중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게시글 178건 가운데 세월호 관련 글이 67건(37.6%)이었다. 문재인 후보(전체 189건 중 60건, 31.7%)와 안철수 후보(전체125건 중 33건, 26.4%)가 그 뒤를 이었다. 유승민 후보는 전체 72건 가운데 5건(6.9%)이 세월호 관련 글이었다. 하지만 2015년 11월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해 다른 후보와 동일한 비교가 어려웠다."

SNS뿐 만이 아니었다. "한 달 이상 추모했다"던 생색과 달리, 여타 발언이나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 행사, 특조위 관련 행보에 관해서도 홍 후보는 꼴찌였다. 관심이나 언행 자체가 적었고, 그나마도 '여야 정쟁'만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세월호 3주기 당일 "(세월호 참사를, 세월호 희생자를) 더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 

 세월호참사 생존자 김성묵씨가 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생존자 김성묵씨가 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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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대선후보들에게 전하고 싶다. 세월호 진상규명, 미수습자 수습, 적폐 청산,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면, 그 어느 것도 못해내겠다면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참사 3주기 하루 전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 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성묵씨는 대선후보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그날의 악몽과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는 김성묵씨는 "정부와 해수부는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 한다"며 대선후보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우리는 탄핵만을 외친 것이 아닙니다. 안전한 대한민국, 죽임을 당하지 않는 대한민국, 죽음을 선택 당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진실 앞에 평등한 국민의 법, 그 밑에 그들을 세우고자 하는 겁니다. 세월호 진상규명, 미수습자 수습, 적폐 청산,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면, 그 어느 것도 못해내겠다면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이 (청와대)집을 비워드렸으니, 그 찌든 때와 고약한 냄새 나는 곳을 청소하고 부디 깨끗이 들어가십시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것 역시 안전과 진상규명 등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확고한 의지 표명일 것이다. 같은 날 무대에 오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그 책임자들을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도 바로 국민여러분들의 힘이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라며 국민들의 힘을 강조했다. 촛불광장에서 함께 했고 그 뜻에 동참했던 국민들의 의지가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유 위원장은 "그 출발이 4.16 안전공원"이라고 분명히 했다.

새로 뽑을 '국민의 대통령'은 어때야 하는가

"대통령께서 세월호의 '세'자도 싫어하시기 때문에 아예 안건으로 올리는 것 자체를 못한다. 그런 어떤 정치 권력자들의 분위기 때문에 해수부가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인양하려고 했을까."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인 박종운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세월호의 '세'자도 싫어했다"던 전직 대통령이야말로 세월호를 정쟁에 이용한 장본이라는 것도 특검 수사와 '김영한 비망록' 등을 통해 밝혀지는 중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이번 조기대선은 국민들이 만들어낸 국면이다. 대선후보들은 하나 같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지난 13일 안전사회네트워크가 개최한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가 참석했다.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제외하고 네 명의 후보가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했다.

지난 3년간 후보별 행보나 철학은 차치하자. 중요한 것은 집권 후다. 향후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과 세월호 특조위 활동, '4.16 안전공원' 건립과 같이 세월호 문제에 관련해서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일치된 공약이나 합의를 내기도 쉽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전후, 공감능력이 대통령의 주요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들 마음  속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사유는 세월호다"라는 심상정 후보의 말마따나,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적폐청산과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진정한 위로야말로 '세월호 참사' 재발방지 대책의 첫 번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대선후보들이 김성묵씨의 가슴 아픈 호소를 마음 깊이 새기시기를.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대통령이야말로 '포스트 세월호 참사' 이후의 진짜 '국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월호 3주기,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세월호 3주기인 오늘은 기독교의 부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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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