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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KBS <아침마당> '화요 초대석'에는 연기자 강부자가 출연해 배우자 이묵원과의 두 번째 결혼식을 공개했다. 결혼 50주년을 맞아 금혼식을 연 것이었다. 강부자는 둘 사이의 금실을 자랑했다. 이묵원이 한 모임에서 "다시 태어나도 강부자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자신도 의리를 지켜 "살아줘야지"라고 이야기했다.

강부자는 이날 방송에서 이묵원의 외도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 참았다고 이야기했다.

"남자는 너무 조이면 안 된다. 난 남편이 사흘씩 나가 호텔에 어떤 여자랑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한 번도 거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여자가 누군지 알고, 방송국에 와서 저녁 5시만 되면 그 여자와 사라지고 그러는데도, '난 이 남자하고 끝까지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참았다."

이묵원이 오랜 기간 외도를 했고, 강부자는 이를 참았다. 이는 개인의 삶의 영역이다. 그 인내를 비판할 마음은 없다. 문제는 미디어가 '남자는 너무 조이면 안 된다'는 식의 발언부터 외도의 참음까지를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내보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아름다운 이야기인 양 포장했다는 것이다.

금혼식에 참여한 이들은 "선배님들을 보며 저희 부부도 화목하게 지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중앙일보>는 4일 이를 "강부자, 이묵원과 금혼식... 남편 외도 참는 비결도 공개"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보도하기까지 했다.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이런 식의 보도를 언제까지 봐야 할까.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이런 식의 보도를 언제까지 봐야 할까.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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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인내'를 미디어가 아름다운 혹은 멋있는 일처럼 포장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2년 11월 17일 방영된 MBN <동치미>에서는 엄앵란의 배우자 신성일의 외도 사실이 주제였다. 그는 "바람 핀 남편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도 "이혼은 결코 쉽게 나올 수 없는 단어"라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사랑은 베푸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며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내 자신을 돌아보라"고 이야기했고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주장을 미디어는 이를 유의미한 조언인 듯 포장해 판매했다.

주영훈과 이윤미의 사례 또한 그렇다. 주영훈은 채널A <아빠본색>에 출연해 이윤미가 "(파트너 있는 술집에 가는)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해 준다"며 칭찬했고, 이윤미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자기 자신한테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윤미가 "찌질하게 남자들이 커피숍에서 수다 떨어야겠어?"라고 말했다며 "그 모습이 제일 자랑스러웠다"고 다시 한번 칭찬했다.

"남자는 너무 조이면 안 되"니까 바람을 피우더라도 참는 모습이 귀감이 되고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으면 "자신을 돌아보라"고 충고하는 것이 방송에서 아름답게 그려지고, 이를 받아 쓰는 신문사들은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뻔하다.

엄앵란도, 강부자도 참았는데 너는 왜 참지 못하느냐고, "이혼은 결코 쉽게 나올 수 없는 단어"라고 이혼을 말리고 네가 참으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이들이 없으리라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이윤미는 이해하는데 너는 왜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느냐는 타박을 오히려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과연 옳은 결과인가.

미디어와 그 종사자는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송출되는 것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충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최근 연이어 문제의식 또 책임의식 없이 방송되는 '이런 일들'은 과연 그대로 괜찮은 것인가. 한 사람이 참고 넘어가고, 억지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히 괜찮은가. 질문이 필요하다. 또 제대로 된 대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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