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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쓴 '잊지말아요' 5행시 잊지 말아요 / 지우려고 해봐도 / 안되는 걸 어떡해요 /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저희는 진실을 /요구하고 밝힐 겁니다
▲ 학생들이 쓴 '잊지말아요' 5행시 잊지 말아요 / 지우려고 해봐도 / 안되는 걸 어떡해요 /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저희는 진실을 /요구하고 밝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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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요 / 지우려고 해봐도 / 안되는 걸 어떡해요 /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저희는 / 진실을 요구하고 밝힐 겁니다. - 마곡중 학생들 모둠 발표 중에서

4월 16일이 다가오고 있다. 아픈 봄이 다시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이를 기억하기 위한 '특별 공개수업'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중학교 1학년 5반 교실에서 '함께하는 민주시민'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여,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학생과 사회 전체가 해야 할 일을 함께 찾아가고, 이 과정에서 사회 공동체에 책임을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수업목표로, 수업연구 동아리 5명의 교사가 공동연구를 통해 구성한 범 교과 통합수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50여 명의 다른 학교 교사들도 참관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알고 나니 화가 나고 눈물 난다.

전날 실시된 1차시 수업에서,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로 학생들은 '세월호 인양'을 꼽았다. 또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세월호 1000일' 등의 영상을 보면서 학생들은 먼저 화가 났고 또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ㄱ학생은 "세월호 참사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라서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몰랐는데, 최근 뉴스와 영상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는데, 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가장 잘못된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ㄴ학생은 "배에서 나가라고 방송하지 않은 것"이고, '중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 슬퍼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세월호 관련 영상 보여주기    학생들은 ‘세월호 인양’을 꼽았다. 또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세월호 1000일’ 등의 영상을 보면서 학생들은 먼저 화가 났고 또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 세월호 관련 영상 보여주기 학생들은 ‘세월호 인양’을 꼽았다. 또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세월호 1000일’ 등의 영상을 보면서 학생들은 먼저 화가 났고 또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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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영상  보여주기 영상을 보면서 몇몇 학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 세월호 관련 영상 보여주기 영상을 보면서 몇몇 학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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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2차시 수업이 시작되자, 최주연 교사는 '전 시간의 활동 결과 발표'로 이전 수업과 연결시킨 뒤, '기억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간간히 설명을 덧붙였다.  

영상에는 '이름을 불러주세요'라는 음악과 함께 단원고 희생자 학생들의 교실 및 유가족들이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는 광경, 언니가 보고 싶어 썼다는 편지를 눈물로 읽어 내려가는 예진 학생의 모습, 아직도 친구들이 그리워 카톡과 문자로 메시지를 보낸다는 생존 학생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작곡가가 꿈이었던 수현 학생의 스물다섯 가지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시민들이 힘을 모아 공연을 하는 장면 등이 학생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상을 보면서 몇몇 학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모둠 활동 통해, 적용 가능한 일곱 가지 사례 제시

이후, 27명의 학생들은 7개 모둠(조)으로 나뉘어 악플을 선플로 바꾸기, 희망뉴스 쓰기, 편지쓰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낭송, 오행시 만들기 등 모둠 활동에 들어갔다.

1모둠의 주제는 세월호 관련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들 중 하나를 골라서 선한 댓글로 바꿔보기였다. 1모둠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모둠 활동을 진행했다.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기는커녕 이런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놀라웠다며 이른바 악플을 다음과 같이 선플로 바꾸었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짓 좀 그만하자. 안됐지만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산 사람은 산 거다. 살아있는 사람 피 짜내 세금 걷어서 배 인양하자고? 하고 나면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냐?

=> 이런 쓰잘데기 없는 악플 좀 그만 달자. 사람이 죽은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 어떡하냐. 배를 인양하는 것은 죽은 사람들을 위한 일들 중 하나이다. 이렇게 하면 유가족들에도 위로가 될 것이다.

2모둠의 주제는 희망뉴스 쓰기로, 세월호 관련해서 앞으로 듣고 싶은 뉴스를 대본 형식으로 만들어 역할극으로 발표하는 것이었다. 2모둠 학생들 역시 자못 진지한 토의 끝에 "안녕하세요? MTBC 윤영찬입니다. 속보입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앵커, 기자, 학생, 전문가 등 각각 역할을 나누어 발표했다. 뉴스에는 "세월호 관련 책임자들의 비리와 잘못을 밝혀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3모둠의 주제는 주어진 문장을 이용해서 세월호와 관련된 5행시를 써보는 것이었다. '잊지 않아요'라는 단어에 "잊지 말아요 / 지우려고 해봐도 / 안되는 걸 어떡해요 /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저희는 진실을 / 요구하고 밝힐 겁니다"라는 그럴 듯한 5행시를 발표해 큰 박수를 받았다.

4모둠의 주제는 희생자 중 한 사람을 선택하여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박지영 승무원을 선택하였다. 왜 박지영 승무원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다른 승무원들처럼 탈출할 수 있었을 텐데 학생들을 구하다 희생된 그 고귀한 희생정신에 감동받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5모둠의 주제는 오늘(3월 28일) 생일을 맞이한 단원고 김용진, 구태민, 안주현 희생자를 기억한다는 의미에서 그들 입장이 되어, 하늘에서 가족에게 '잘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시 쓰기였다. 5모둠 학생들은 '하늘공원'이라는 제목으로 "잘 지내고 있으니 이제는 상처받지 말라"는 내용과 함께 "생일인데도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시를 적어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6모둠의 주제는 세월호 관련 추모 시를 골라 그 시에 걸맞은 배경음악을 깔고 성우처럼 낭송하기였는데, 배경음악에 파도 소리를 넣자, 시낭송이니 좀 천천히 읽자는 등 나름 고민한 모습을 보인 후 낭송하자 몇몇 학생들이 눈을 감고 음미했다.

의견 모은 후, 편지쓰기   지금까지 못해줬던 것 많아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하는 거 알지?

하늘에서 꼭 응원해줘. 우리가 더 많은 진실이랑 억울함 꼭 밝혀줄게!!

내 동생 예쁘니까 하늘에서도 가징 빛나는 별 됐겠지?

우리 꼭 다시 만나! 사랑해
▲ 의견 모은 후, 편지쓰기 지금까지 못해줬던 것 많아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하는 거 알지? 하늘에서 꼭 응원해줘. 우리가 더 많은 진실이랑 억울함 꼭 밝혀줄게!! 내 동생 예쁘니까 하늘에서도 가징 빛나는 별 됐겠지? 우리 꼭 다시 만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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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모둠의 주제는 가상의 역할을 정해 편지 쓰는 것이었다. 언니가 되어 동생에게 쓴 편지였는데, 앞부분은 진솔하고 잔잔한 내용으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고, 뒷부분 '함께 진실함과 억울함을 꼭 밝혀주겠다'는 대목에서는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언니가 하늘에서 가장 예쁜 별이 된 동생에게

아직도 난 네가 깊은 잠에 들어서 깨어날 것만 같은데,
얼른 일어나서 학교에 있었던 일, 수련회 가면서 있었던 일 듣고 싶은데
빨리 일어나서 알려줘. 엄마랑 아빠랑 나랑 너 많이 보고 싶어.
난 지금 네 생각하고 있는데 넌 뭐해? 지금 하늘에서 다 보고 있지?
수련회 가긴 전날 밤 설레면서 준비했던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우리 언젠가 만날 텐데 그때 같이 맛난 것 많이 먹자.
그리고 미안하단 말도 하지 말고 못 한 것도 다 하자
지금까지 못 해줬던 것 많아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하는 거 알지?
하늘에서 꼭 응원해줘. 우리가 더 많은 진실이랑 억울함 꼭 밝혀줄게!!
내 동생 예쁘니까 하늘에서도 가징 빛나는 별 됐겠지?
우리 꼭 다시 만나! 사랑해

2017년 3월 28일 널 정말 많이 사랑하는 언니가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넘어, 이제는 극복의 길로 나아가자

수업 후 학생들은 하나같이 이번 수업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며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ㄷ학생은 "생존자 학생들 영상이 특별히 가슴을 울렸다"고 말문을 연 뒤 "그들이 '나만 살아나온 것이, 지금 친구와 같이 있어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해, 이제는 용기를 내, 나중에 친구들을 다시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말하던데, 우리들도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그런 마음으로 생활해야 않을까"하며 자못 어른스럽게 말했다.

생존자 학생의 영상   "나만 살아나온 것이, 지금 친구와 같이 있어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해, 이제는 용기를 내, 나중에 친구들을 다시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
▲ 생존자 학생의 영상 "나만 살아나온 것이, 지금 친구와 같이 있어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해, 이제는 용기를 내, 나중에 친구들을 다시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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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학생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수업을 계기로 궁금한 게 많아져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아프기 때문에 기억해야 하고,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기억해야 하고, 또한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기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월호 수업을 진행한 최주연 교사는 "오늘 수업은 혼자 구성한 것이 아니라, 국어교사 두 명, 도덕교사 한 명, 체육교사 한 명 등 모두 다섯 명이 여러 차례 모여 연구하고 구성했다"고 말문을 연 뒤 "혼자 했다면, '시낭송' 이나 '희망 뉴스 대본 쓰기' 같은 활동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 동아리 소속 다른 교사들의 도움뿐만 아니라, 교감, 교장 선생님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번 세월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매일 같이 달고 다니던 노란 리본을 하루 안 달고 갔더니 대번에 학생들이 '이제는 잊었어요?'라고 묻더라. 이렇게 교사들의 작은 행동과 몸짓 하나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업을 함께 준비한 전종옥 교사는 "국어, 수학, 도덕, 체육 등 여러 교과 선생님들이 모여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넘어 이제는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영상을 준비하고 지도안을 만들었다"면서 "공동체성 회복과 민주 시민 교육을 위해서도 오늘 같은 세월호 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관하기 위해 왔다는 ㅁ교사는 "세월호 수업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와봤는데 아주 신선하고 흥미 있었다"며 "알차게 준비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라고 했고, 의정부에서 왔다는 ㅂ교사는 "지난해 1학년을 대상으로 세월호 수업을 했는데, 올해는 교직원 회의 통해 3학년까지 확대하고 거리행진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4.16을 기억하고 따듯한 봄으로 열어가는 길에 더 많은 교사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토론전문가 유동걸 교사는 "세월호의 아픔과 진실이 아이들 교육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공감되고 녹아든 의미 있는 수업이었고 다양하게 적용 가능한 일곱 가지 사례 제시는 세월호 수업을 처음 하거나 어려워하는 선생님들께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615공동수업하던 시절처럼 전국적으로 세월호 수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615공동수업하던 시절처럼 전국적으로 세월호 수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615공동수업하던 시절처럼 전국적으로 세월호 수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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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교조 416특위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교사선언과 공동수업' 등 집중실천 기간을 갖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전국적으로 세월호 공동수업뿐만 아니라 추모현수막 달기, 약속의 길 걷기, 세월호 리본 나누기, 북 콘서트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열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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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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