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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가 24일 공지한 2017년 2월 입출금 정산내역. 한달 간 후원금이 22억원 넘게 들어왔다
 박사모가 24일 공지한 2017년 2월 입출금 정산내역. 한달 간 후원금이 22억원 넘게 들어왔다
ⓒ 박사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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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보수단체를 규합,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와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를 결성해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무효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시청광장)에서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연다. 궐기대회를 앞두고 내놓은 슬로건은 섬뜩하다. "국가반란세력들의 국가권력 찬탈음모에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이 탄핵당했다"면서 "헌재해산과 국회해산, 특검수사을 해야 한다"는 것.

특히 박사모가 "가짜뉴스 언론을 척결하자"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박사모를 주축으로 한 친박단체들이 제작한 신문이 가짜뉴스이며 제작비용도 의문"이라는 언론 보도내용과는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마저 준다. (관련기사 : 박사모 배포 '탄핵기각' 신문 300만 부, '가짜뉴스' 의혹)

향후 친박단체의 생성 이력과 함께 그 향방을 전망해 본다.

정광용 1인이 시작한 박사모, 탄핵무효 외치는 국민저항본부로

박사모는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그해 3월 30일 개인적으로 <다음> 카페 박사모를 개설했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2004년 탄핵정국 총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눈물을 보고 그를 돕자는 생각에서 1인 카페로 출발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노무현 탄핵 역풍이 박사모 탄생의 동기가 된 것이다.

박사모 탄생을 전후해 전국에서는 박근혜 지지자들이 근혜동산, 박정모 등 친박단체들을 속속 만들었다. 하지만 카페 가입자 수가 박사모가 월등히 많은 점에서 이들이 탄핵 정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사모는 철저하게 정광용 회장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박사모에 있다 제명되거나 탈퇴한 사람들에 따르면, 정광용 회장과의 불화는 곧 박사모 탈퇴라고 한다. 지난해 박사모 수석부회장을 지낸 인물이 불화로 탈퇴하고 친박단체 박사모가족을 새로 만든 것도 그 예다.

주목되는 점은, 그동안 박사모는 철저하게 '박근혜' 라는 한사람만을 추앙하고 돕는데 활동의 주안점을 둬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이후 몇 년간 박사모가 벌인 활동은 같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박사모는 사안마다 '반이명박' 활동을 하며 박근혜에 반목하는 친이명박 정치인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도 불사했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때 박사모가 광화문에 나서면서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일은 오랫동안 회자됐다.

28일 박사모 회장 경찰 소환이 분수령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로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로고.
ⓒ 박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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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대선때 정광용 회장은 인터뷰에서 "조직을 움직이려면 돈이 드는데, 재정은 어떻게 충당하나"는 질문에 "박사모의 재정은 전액 회원들의 후원금과 간부들의 회비로 충당된다. 일반회원들에게 회비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박사모는 무엇을 바라고, 혹은 사적 이익을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사모는 지난해 10월 탄핵정국에 접어든 이후 다른 보수단체들과 손을 잡고 탄기국, 국민저항본부를 구성해 탄핵무효 활동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3월 25일 서울광장 집회에도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럴 수 있는 배경은, 박사모가 회원들에게 공지한 회계내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박사모가 24일 공지한 2월분 입출금 정산내역에 따르면 한달간 모두 22억7천여 만원이 모였다. 12월의 8억4500만 원과 1월의 후원금 8억 5백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큰 금액이다. 박사모는 공지에서 이 후원금 중 일부를 서울 대한문 집회 경비로 사용했다고 공지하고 있다.

공지에 따르면 2월 집회 중 1차례 버스지원 경비로 경북차량지원 27대 1350만원, 부산차량지원 20대 1천만원, 대구 19대 760만원, 경남 13대 650만원 강원 11대 600만원, 대전 9대 180만원, 상주 3대 165만원 등을 지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공지에는 후원금 입금에 대한 내역이 없어 누가, 어디서 한 달만에 22억 7천만원을 후원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지원금은 친박단체가 탄핵무효를 기치로 집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되는 점은 탄기국과 국민저항본부 대변인까지 맡고 있는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이 오는 28일, 지난 10일의 폭력사태 등 피혐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는다는 점이다. 이날 소환에서 경찰이 거액의 후원금 출처와 사용처에 대한 조사를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정광용 회장은 "경찰은 아무런 부담 가지지 마시고 박사모, 탄기국 재정과 자금을 수사하고 재정 운용 결과를 만천하에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박사모 탄기국, #박사모 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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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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