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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검도대회에서 상대방 선수와 시합을 하고 있다. (흰도복이 필자다)
 필자가 검도대회에서 상대방 선수와 시합을 하고 있다. (흰도복이 필자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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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손목~~~"
"허리~~~"
"손목, 머리~~~"

이게 무슨 소리일까? 정적만이 가득한 체육관에서 검도에 열중인 기합 소리다. 많은 사람이 각자 심신단련을 위해서 운동을 취미로 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 필자가 경험한 운동을 잠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독자들도 생각이 날 것이다. 과거 90년대 중반 모 방송의 '모래시계'라는 드라마. 대한민국 격동기였던 8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대의 삶을 들여다본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고현정을 그림자처럼 보호했던 이정재의 화려한 검도 액션. 이정재는 당시 검도 열풍을 불러일으킨 정의의 대명사였다.

필자도 모든 불의에 저항하고 악한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는 정의의 사도가 된 듯 97년부터 검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드라마와 달리 검도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오직 정신 수양과 신체단련임을 알고 잠시 실망하기도 했다. 이후 검도는 필자의 일부분이 되었다. 실제 운동한 기간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어영부영 올해로 20년째이다.

대한검도회 누리집을 보면 검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검도란 말하자면 칼싸움이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만 동네 아이들이 모여 나무막대기로 싸움 놀이를 하던 것, 그것이 바로 검도의 원형이다. 검(劍)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검은 석검(石劍)에서 동검(銅劍), 철검(鐵劍)으로 진화하였다. 특히 조선 정조 14년(1790년)에 간행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된 본국검법(本國劍法)은 신라 화랑인 황창랑(黃倡郞)으로부터 기원된 세계 최고의 검법(劍法)이다. 검도(劍道)란 용어는 중국(中國) 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에 처음 나타나며,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 치안(治安)의 필요성 때문에 경찰 교습 과목으로 실시된 것이 현대 검도의 효시이다.

지난 2013년 필자는 검도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충남회장기 검도대회'에서 우승을 했다.(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지난 2013년 필자는 검도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충남회장기 검도대회'에서 우승을 했다.(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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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독자분들도 알다시피 예를 중요시한다. 아무리 천방지축인 아이들도 검도를 시작하면서 예를 알고 겸손해진다. 또한, 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지만 동기부여가 된다. 검도는 우선 도복과 호구(도복이에 입는 옷), 호안(손을 보호하는 장갑), 호면(얼굴을 보호하는 장비)과 죽도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도 처음 검도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같이 죽도로 얻어맞는 등 아픔을 겪지만, 이후에는 정신도 맑아질 뿐더러 각종 생활체육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성취감을 맛보기도 했다.

필자가 사는 충남 홍성은 인구 10만의 작은 농촌 지역으로 검도 인구가 그리 많지도 않고  검도 체육관도 단 한 곳 뿐이다. 그래도 남녀노소가 매일같이 모여 함께 운동하는 기쁨은 두 배 이상이다. 그렇게 20년을 운동했지만, 검도는 승단하기가 꽤 어렵다. 필자는 중간에 운동을 그만둔 적도 있어 지금은 대한검도회 공인 2단이다. 자신을 위한 운동과 함께 정신수양을 위한 운동으로는 최고인 검도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검도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운동을 시작한지 16년만인 지난 2013년 충남검도회장기 검도 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때다. 사실 이전까지 대회에 나갈 때마다 3위 입상이 전부였던 필자는 이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왜 아빠는 검도 대회에 출전하면 우승을 못 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다가온 서러움을 한순간에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우승 소식을 동네방네 소문냈다. 검도관에서는 우승현수막을 달아주었다. 마치 진짜 정의의 사도가 된 것처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검도대회에서 필자가 시합을 하고 있다.(흰도복이 필자다.)
 검도대회에서 필자가 시합을 하고 있다.(흰도복이 필자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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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검도회 누리집에서는 생활 속 검도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여가 시간의 증가, 삶의 질적인 향상, 그리고 건강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인해 스포츠를 스트레스 해소, 정신단련 등 개인적인 만족을 얻기 위한 수단 등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최근 생활체육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검도도 이런 측면에서 생활체육으로 큰 각광을 받게 되었다. 검도가 원래는 격렬한 운동이지만 보호장비가 확실하여 부상의 위험이 적고 각자의 힘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생활체육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즘 필자는 몸이 좋지 않아 잠시 운동을 쉬고 있다. 컨디션을 회복하면 바로 운동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렇다. 이렇듯 기쁨과 감동을 주는 그런 운동이 바로 검도다. 독자 여러분들도 아직 마땅한 운동과 취미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심신 수양과 체력단련을 위해서 검도를 추천한다.


태그:#검도, #운동, #취미, #대한검도회, #칼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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