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여성학자인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 영입을 발표한 뒤 꽃을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여성학자인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 영입을 발표한 뒤 꽃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집권 뒤 남녀동수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의 여의도 당사 프레스룸에서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영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기 위한 요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단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고, 두 번째는 여성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셋째로 실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부부터 남녀동수내각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국무총리 밑에 18명의 장관이 있는데, 문 전 대표의 말대로라면 이 중에 9명 가량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얘기로 풀이됐다.

문 전 대표는 "집권하면 구체적인 숫자로 실천하라는 요구 받을 수 있는 얘기"라는 추가 질문에 "공약으로 약속드리기는 쉽지 않지만 단계적으로 남녀동수내각을 향해서 노력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여정부 때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총리와 장차관을 배출했지만, 그런 노력들을 이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는 출범 당시 강금실 법무장관, 한명숙 환경장관, 김화중 복지장관, 지은희 여성장관 등 4명의 각료를 배출했지만 그 이후에는 한명숙 총리와 장하진 여성장관 외에는 더 이상 각료를 배출하지 못했다. 차관급에서는 박선숙 환경부 차관(현 국민의당 의원)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인사였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3회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 여성대회에서 "2015년 기준 OECD 국가의 여성 장관 비율은 평균 29.3%인 반면 한국은 5.9%"라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캠프가 영입한 권인숙 교수는 1986년 7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였다.

서울대 의류학과를 다니다가 부천의 의류공장에 취업한 그는 그해 6월 4일 '위장취업자' 색출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고, 6월 6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문귀동 경장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

권 교수가 교도소에 수감된 뒤 문 경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처음 알려졌고, 미 국무성이 "권인숙씨가 (경찰의) 공식발표보다 더 심하게 다뤄진 것으로 믿는다"는 논평을 낼 정도로 국제사회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두환 정부의 법원은 권 교수를 공문서 변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하고 검찰은 문 경장을 무혐의로 풀어줬지만, 정권이 바뀐 1989년 6월 문 경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즈음해 만들어진 정의실천법조인회(정법회)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영래 등이 사건의 공동변호인단으로 대거 참여했고, 이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결성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사건 뒤 미국에서 여성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4년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연구소 '울림' 초대 소장을 지내는 등 권력과 폭력의 관계를 깊이 연구했다.

문 전 대표는 "권 교수가 (새 정부의) 여성정책을 만드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 여성전문가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여성들도 좀 더 적극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태그:#문재인, #권인숙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