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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증세대상에서 법인세를 뺐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3일 CBS 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예비후보 첫 경선토론회에서 '법인세 증세'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상호토론에서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왜 법인세는 증세 대상에서 빼느냐?"라고 문재인 후보에게 물었다. 이 후보는 지난 2월 14일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도 "문재인 후보는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면서도 증세 대상에서 법인세를 뺐다"라며 "법인세 증세를 안 하고 무슨 수로 공평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문 후보를 향해 공세를 폈다. 

이재명 후보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머니투데이> 'the300'의 대선주자 정책설문조사 결과였다. <머니투데이>가 올 초 여야 대선주자 1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설문조사에서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는 모두 증세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꼽은 증세대상(세목)은 조금씩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법인세와 소득세, 부동산보유세, 상속·증여세를 증세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소득세와 부동산보유세, 상속·증여세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인세는 증세대상에서 빠졌다. 안희정 후보는 상속·증여세와 자본소득세만을 증세대상으로 꼽았다.  

또한 문재인 후보는 지난 1월 10일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3차포럼-재벌적폐 청산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노동자 추천이사제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 등을 재벌개혁 방안으로 내놓았는데 여기에도 법인세 증세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기업 준조세금지법 제정과 대기업 감면제도 폐지만을 제안했을 뿐이다. 이는 문 후보가 법인세 문제를 재벌개혁이 아니라 재정확충 차원에서 접근한 결과로 보인다.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내세운 문재인, 명목세율 인상은 '조건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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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경선 토론회에서 '법인세 증세대상 제외'를 추궁당하자 문재인 후보는 "제가 법인세 증세 안 한다고 한 적 없다"라며 "분명한 제 공약은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고액상속세, 자본소득 과세,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이다"라고 말했다. 법인세 증세대상 제외 공격에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으로 맞받아친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과표기준 200억 원 이상)에서 30%(과표기준 500억 원 이상)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이재명 후보처럼 법인세 명목세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적은 없다.

문재인 후보는 앞서 언급한 <머니투데이> 'the300' 대선주자 정책설문조사에서 "대기업의 특혜적 감면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통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올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라며 "그러고 나서도 추가적인 세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도 검토 가능하다"라고 '조건'을 달았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20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공인 간담회'에서도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특혜적 조세감면제도를 고치면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올라갈 것이다"라며 "이렇게 해도 추가 세수확대가 필요하면 명목세율을 올릴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대기업에 한해서 올려야지 중소기업 명목세율 올리는 것은 반대다"라고 말했다.

결국 문 후보는 대기업 특혜 조세감면제도 폐지 등을 통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인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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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법인세,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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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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