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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정의당, 노동당도 비난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2월 28일 창원에서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난했다.

홍 지사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며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그 내용을 몰랐다면 (대통령)감이 안 되는 것"이라 했다. 안희정 후보에 대해 홍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라 했다.

이날 홍 지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과거 했던 말과 비교가 되고 있다. 홍 지사는 경남지사 선거에서 재선한 뒤인 2014년 9월 2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당시 홍 지사는 "정치적인 입장이나 반대도 많았지만 훌륭한 대통령이셨다"는 소감을 밝혔고, 방명록에는 "편안하게 쉬십시오"라 적기도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2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홍 지사는 너럭바위 앞에서 뒷짐을 진 듯한 자세로 서 있기도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2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홍 지사는 너럭바위 앞에서 뒷짐을 진 듯한 자세로 서 있기도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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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6년 5월 24일 기자들을 만나, 하루 전날 열린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로운 죽음이 아니었다. 그래서 안 간다"고 말했다.

노동당 경남도당 "막말을 보니 깜이 안된다"

홍준표 지사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안혜린)은 3월 1일 "홍준표 도지사, 막말을 보니 깜이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노동당은 "홍준표 지사의 이런 막말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닌 홍준표 지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적반하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노동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는 수사 중인 상태에서 종결되었으며, 박연차가 주변 사람들에게 금품을 준 것을 노 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 마디로 사실인지 아닌지도 불확실한 사안이다"고 했다.

홍 지사의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언급했다. 노동당은 "홍 지사 본인의 뇌물 수수 혐의는 수사 종결 후 기소됐다"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비록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다"고 했다.

노동당은 "실제로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은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홍준표 지사가 훨씬 더 높다"며 "그럼에도 본인이 뇌물죄의 형사피고인 신분이면서, 고인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근거로 '뇌물 먹고 자살했다'고 이야기하는 홍 지사가 과연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홍 지사는 부디 스스로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지냈다. 노동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면서 몰랐다는 게 깜이 안 되는 근거라면, 홍 지사는 이보다 더 책임이 크다"며 "홍 지사가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하고 있던 시절,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관련된 온갖 뇌물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이 동료 의원 30명에게 뇌물을 준 사건도 있었고, 최근 재판 중인 이상득 전 의원의 뇌물 사건도 홍 지사가 한나라당 지도부로 있던 시절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뇌물 사건은 아니지만 이른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역시 홍 지사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시절의 사건"이라 했다.

노동당은 "홍 지사의 논리대로라면, 원내대표 및 당대표로 있으면서 이런 각종 범죄행위를 사전에 몰랐다는 것은 홍 지사 스스로가 깜이 안 되는 것이지 않는가?"라며 "자신의 과거는 접어둔 채, 오로지 정략적인 계산으로 막말을 쏟아내는 홍 지사야말로 대권은커녕 도지사 깜도 안 된다"고 했다.

하루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인두겁을 썼다고 다 같은 다 사람이 아니다"고,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번 홍 지사 망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 사자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형사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 했다.

정의당 한칭민 대변인은 "홍준표 도지사, 그 입 다물라"며 "홍 지사의 후안무치한 막말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고 명예훼손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공작의 희생자였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공작은 우리 역사의 오점이며, 서거는 치유해야 할 아픔이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상처를 안고 있다"고 했다.


태그:#노무현, #홍준표, #문재인,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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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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