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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물 마시는 유승민 대선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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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딸 명의 보유 재산 1억8000만여 원에 상응하는 증여세를 '작년'에 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관훈클럽(중견 언론인들의 단체, 총무 박제균) 토론회에서 한 패널이 "2014년에는 없던 따님 예금이 2015년에는 2억 얼마가 등록됐는데 증여세는 2015년에 냈나?"라고 묻자 "작년에 냈다"라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사실 우리 부부 돈인데 2014년 말 금융실명제가 개정되기 전에는 그게(직계가족 간 차명계좌) 허용됐다"라며 "그런 것을 깔끔하게 못 한 것은 제 불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국회에 있으면서도 2014년 (관련)법이 통과된 것을 뒤늦게 알고 증여세를 납부했다"라며 "(이후) 더 이상 예금을 왔다 갔다 안 하고 딸 예금으로 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총선 전 증여세 납부했다면 당시 왜 "증여형식 예금 아니다"?

유 의원은 지난 2015년 딸 유담씨의 재산을 총 2억6803만6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이는 전년도(2014년)에 신고한 액수에 비해 2억 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2016년에 신고된 유담씨의 재산은 전년도(2015년)보다 약 8000만 원 줄어든 1억8819만8000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 유담씨의 재산이 2억 원 넘게 늘어난 점에 주목해 '조부모로부터의 세대생략 증여' 혹은 '자녀 명의를 이용한 차명 재산'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22세 대학생이 2억 넘는 예금... 유승민 자녀들 '금수저' 된 이유).

이에 유 의원은 지난 22일 전북 기자협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딸의 예금 1억8000만 원은 용돈이 아니고 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저에게 그때그때 주신 것을 모아놓은 것이다"라며 "(명의를) 딸 이름으로 해놓은 거는 제 불찰이며 2700만 원의 증여세를 냈다"라고 해명했다(관련 기사 : 유승민 "딸 명의 거액 예금, 내가 부모에게 받은 것").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 등에게 증여받은 재산을 딸 명의 계좌에 입금해 보유하고 있었다는 해명이다. 당시 증여세 액수('2700만 원')만 공개했던 유 의원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증여세 납부 시기('2016년')까지 공개하며 관련 의혹 해소를 시도했다.

증여세 납부 시기가 2016년이었다는 점을 헤아리면 유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증여세를 납부했을 가능성이 있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경우 학력·재산·전과·병역과 함께 세금 납부·체납사항이 공개되기 때문에 관련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미리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유 의원의 해명이 지난해 총선 당시 "조부모가 딸의 입학이나 졸업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주신 돈을 저축해 모은 것이다"라고 해명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선 전에 증여세를 납부했다면 당시 "증여형식으로 예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는 점에서도 의혹은 남는다.   

"아들 재산 3억여 원은 아들 소득과 축의금 합친 것"

한편 유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약 37억 원(2016년 신고 기준)에 이르는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도 적극 해명했다.

한 패널이 아파트 두 채(10억여 원)와 예금(약 20억 원)을 언급하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것인가?"라고 묻자 유 의원은 "제가 재테크를 잘하지 못했고, 물려받은 게 일부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유 의원은 "1987년 유학 갔다가 와서 6천 십몇만 원을 주고 32평 아파트를 샀는데 그때 강남 일원동 아파트가 좀 올랐고, 그것을 40평대로 넓히면서 그게(현재의 강남 개포동 아파트) 됐다"라며 "분당은 집사람하고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유 의원은 "그렇게 소유한 아파트가 두 채이고, 나머지 토지 등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이고 당연히 증여세도 냈다"라며 "(예금 20억 원은) 제가 정치를 하니까 주식투자는 적절치 않다고 해서 집사람이 알아서 예금기관에 분산한 돈이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3억 원이 넘는 장남 훈동씨의 재산과 관련해서도 "아들 결혼식을 알리지 않았지만, 일부에서 축의금으로 들어온 것이 있었고, 아들이 회사 생활을 한 지도 제법 됐다"라며 "지금 예금은 아들 소득과 결혼식 때 받은 자기 몫 축의금을 합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기자


태그:#유승민, #증여세, #유담, #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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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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