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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15일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청주 상당공원 한병수 의병장 동상 앞에서 ‘한일군사안보협정 가서명 날치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해 11월 15일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청주 상당공원 한병수 의병장 동상 앞에서 ‘한일군사안보협정 가서명 날치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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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진천군을 미군산악훈련장 건립 부지로 결정한 가운데 한민구 국방장관을 비판하는 충북도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2014년 신현돈 1군사령관 불명예 전역 당시 한 장관의 처신과 기피시설인 미 훈련장을 고향에 배치한데 대해 "고향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또 국방부가 훈련장 선정사실을 숨기고 진천군에 조차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한 장관이 대놓고 고향주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2015년 국방부는 미군 부사관학교 산악훈련장 이전 부지로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사석리와 백곡면 사송리를 결정했다. 이곳에서 약간 떨어진 문백면 옥성리 나지막한 언덕위에는 다소 생소한 비가 세워져있다.

이 비는 다름 아닌 구한말 의병장 한봉수(1884~1972)를 기리는 항일의거비다. 1977년 6월 진천군 문백면민들은 성금을 모아 이 비를 세웠다. 비가 세워진 자리는 한봉수 의병장이 사살한 일본군 헌병 시마자키 젠지 상등병의 순직비가 있던 곳.

당시 주민들은 일본군 순직비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한봉수 의병장을 기리는 비를 세웠다. 이 비는 의병장과 그가 사살한 일본군의 비가 함께 있는 국내 유일한 현장이다.

충북을 대표하는 항일 의병장으로 알려진 한봉수 의병장은 1908년 6월 10일 일본 헌병기마대의 호위 아래 우편행랑이 진천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이곳 비사리고개 보리밭에 숨어 있다가 습격했다. 한봉수 의병장은 일본헌병 상등병 시마자키를 사살하고 현금을 노획했다.

한봉수 의병장은 충북 청주시 내수 출신이지만 이런 업적을 아는 진천군민들은 모금을 통해 의거비를 세우고 그를 기리고 있다.

조부 항일의거비 있는 곳에 미 훈련장 결정해

하지만 한봉수 의병장의 손자인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진천군민들의 시선은 차가워 지고 있다.

24일 진천군 문백면에 거주하는 연방희 세무사는 SNS에 글을 올려 한 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억장이 무너진다. 지역의 자랑스런 현역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진천지역에 미군부대 설치를 자신의 자리를 위해 외면하는 실망과 배신을 선물하는구나"라며 "미군점령지를 고향에 만드는데 외면하는 한민구 장관! 잊을 수 없는 그대. 오래 기억 될 것"이라고 적었다.
23일 진행된 '미군훈련장저지 범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유재윤, 이하 대책위))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한 장관은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장성유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충북 출신 한민구 국방장관이 고향을 챙기지는 못할망정 미 훈련장을 내려 보냈다"며 "신현돈 장관 사례를 보니 자기 입신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참석자는 "고향 주민들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고향 땅을 외국군대에 내주는 매향노 같다"고 말했다.

충북지역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 11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2014년 경질된 신현돈 전 1군 사령관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고속도로휴게소 음주파문으로 경질된 전 신현돈 1군사령관은 해임될 사안이 아니었다"며 "대통령 외유기간에 벌어졌다는 이유로 괘씸죄로 징계됐다. 이때 한 장관이 청와대 눈치를 보며 청주고 동문인 신장관에 대한 구제를 회피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의 지적처럼 2014년 신현돈 1군 사령관이 경질되자 지역에서는 한민구 국방장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우선 한민구 국방장관과 신현돈 전 1군 사령관은 청주고 동문이다.

"의병장 손자라서 민족군인일줄 알았더니..."

23일, 진천 미군기지 저지 범군민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훈련장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23일, 진천 미군기지 저지 범군민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훈련장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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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당시 한 언론은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이 6월  모교를 방문한 뒤 만취상태에서 한 고속도로휴게소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보도했고 이것이 사유가 돼 전역했다.

하지만 해당 언론의 보도는 사실보다 과장된 보도로 이후에 확인됐다. 신 전 사령관 전역 당시(9월 2일) 국방부가 발표한 '음주추태'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후 국방부도 신 전 사령관이 전역한 뒤 재조사를 통해 자신들의 발표가 틀렸다는 걸 파악했다. 하지만 신현돈 전 장관은 구명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당시 새정치연합 소속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방송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나(2014년 9월초)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전역시키세요'라고 했고 이 말씀 한 마디에 전역이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한 장관이 "(신현돈 전 장관 전역 책임이)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으려고 사실을 외면했다. 동향 고교 후배인 육군대장 명예보다 군 통수권자의 명예를 지키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해 11월에는 한민구 국방장관의 조부인 한봉수 의병장 동상 앞에서 한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당시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청주 상당공원 한병수 의병장 동상 앞에서 '한일군사안보협정 가서명 날치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민구 국방장에게 보내는 통첩' 이란 성명서에서 "한봉수 의병장의 손자라서 민족적 군인인줄 알았더니 일본의 이익에 앞장서는 매국노장관" 이라며 협상추진을 중단하고 퇴진할 것을 축구했다.

진천이 미군산악훈련장 건설지로 결정되면서 이를 결정한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행적이 재조명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한민구, #미군훈련장, #한봉수, #진천,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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