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수), 전주 한옥마을은 봄빛이 가득합니다.
한복 입은 학생들의 밝은 웃음으로 봄꽃이 피었습니다. 사푼사푼. 걸음걸이가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는 셀카봉을 길게 늘이고, 멋진 자세를 취합니다. 두 손으로 턱을 바친 표정들이 참 예쁩니다. 한복과 어울린 밝은 미소가 봄빛 같습니다.
'봄이 온 게 맞아!'
어디 풀꽃은 피지 않았을까? 양지바른 화단 풀숲을 헤쳐 봅니다. 어느새 파란 새싹이 올라왔습니다. 겨우내 차디찬 바람에 바들바들 떨었을 생명들 가운데, 새싹이 불쑥불쑥 올라오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작은 꽃이 보입니다. 이게 뭐지? 큰개불알풀이 보입니다. 아주 작은 꽃이 피었습니다. 새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큰개불알풀. 봄까지꽃, 봄까치꽃이라 달리 부르기도 합니다. '봄까지꽃'이란 이름은 겨울 지나 새봄에 먼저 피고, 봄이 지날 때까지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그러니까 '봄까지 피는 꽃'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봄까치꽃'은 아마 까치처럼 좋은 소식을 새봄에 꽃을 피워 알려준다 해서 불려주지 않나 싶습니다.
나는 '봄까치꽃'이라는 이름이 좋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봄소식을 먼저 알려주는 반가운 꽃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은 '봄까치꽃'을 보면서 따뜻한 봄을 기다립니다.
내 자작시를 소개합니다.
<봄까치꽃>
봄날 이른 아침,
보랏빛 작은 꽃들이 입 모아 인사합니다.
얼굴가득 수줍어 보입니다.
새봄 먼저 꽃 피우려고,
설레는 가슴 누르며 언 땅에서 얼마를 기다렸을까요?
따사로운 봄바람에는 부끄러움 벗어던지고,
화사한 웃음보 터뜨립니다.
누가 들을까 살짝 걱정하면서요.
꽃 한 송이 버티는 건 하루뿐.
형님꽃 지면 다음날 아우꽃 피고, 또 아우꽃 피고….
여러 봄날 친구하고 놉니다.
꽃이 친구끼리 말합니다.
"우리 살아 있어 행복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