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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13차 변론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13차 변론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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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도 없었고, 면박만 당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쓰고 있는 지연작전 얘기다.

14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3차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홍탁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에 나오지 않은 이유로 15일 자신의 형사재판이 예정돼있고, 탄핵 심판과 관련해 아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김홍탁 증인이 수사 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증거로 채택됐고,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을 담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증인으로) 나오더라도 이 이상 증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의 대표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김홍탁 대표는 최순실이 실질적인 플레이그라운드 운영자라는 전제 하에 진술하고 있다. 그를 불러 실질적인 운영형태를 꼭 확인하고 싶다. (증인 채택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미 권한대행은 단호했다. 그는 "(두 사람은) 핵심적인 증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소환하지 않고 증인 채택 결정을 취소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대통령 대리인단의 새로운 증인 채택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리인단은 13일 밤 이진동 TV조선 기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정책비서관을 지낸 최철씨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면서 신청서를 냈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탄핵 소추 사유와 관련된 증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왜 대통령에게 불리한 질문을 하나"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3차 공개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대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 박근혜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이기우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3차 공개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대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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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증인 신문에는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만 출석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이 신청한 증인이다. 하지만 증인으로 나온 이기우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GKL은 최순실씨 소유의 더블루K와 협의해 2016년 장애인 펜싱팀을 만들었다. 더블루K는 장애인 선수 3명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뒤, 선수들이 GKL로부터 받은 계약금의 절반을 떼어갔다.

이기우 대표는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한 것은 2016년 1월 24일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더블루K 쪽과 스포츠팀 창단을 협의하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증인 신문을 진행한 채명성 변호사는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이기우 대표의 증언을 뒤집을 만한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강일원 재판관은 증인 신문이 끝나자마자, 채 변호사에게 면박을 줬다.

강일원 : "지금 증인 신문을 한 사항은 (검찰 수사) 기록에 다 있는 내용이다. 근데 왜 기록에 있는 것을 확인하는지 주심인 제가 이해가 안 된다. 입증 취지를 다시 설명해 달라. 지금 기록에 있는 걸 요약해서 다 확인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채명성 : "기록에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
강일원 : "다 아는 내용이다."
채명성 : "안종범 수석이 했던 얘기가 피청구인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는 것인지, 고영태와 관련된 얘기 등은 나온 적이 없다."
강일원 : "고영태가 거만하게 굴었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하여튼 피청구인에게 불리한 걸 묻는 것 같고, 기록에 있는 걸 확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통령 대리인단 "김수현 녹음 파일 틀자"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13차 변론에서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박근혜 탄핵심판 참석하는 청구인단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13차 변론에서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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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13차 변론에서 대통령측 법률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 박근혜 탄핵심판 변론 참석하는 이중환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13차 변론에서 대통령측 법률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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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김수현 녹음 파일'을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2300여 건의 녹음파일을 확보한 바 있다. 대부분 사적인 내용이지만, 일부에는 고영태·류상영·최철씨 등과 대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음험하고 기획적인 폭로 공작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김수현 녹음 파일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강일원 재판관은 "양측 대리인보다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녹음 파일에는 중국 음식 주문과 같은 불필요한 게 굉장히 많다"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신청서를 내달라"라고 답했다.


태그:#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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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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