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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빨갱이가 쳐들어왔다."

10일 낮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20여 동의 천막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설치한 이른바 '애국텐트'다.

"뭐 빨갱이?" "빨갱이가 여기가 어디라고..."

화가 난 노인 6~7명이 텐트 밖으로 뛰어나왔다. 대부분 외투나 모자 곳곳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야구 방망이를 들고나온 노인도 있고, 팻말을 든 노인도 있었다. 순식간에 텐트 주위로 경찰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극우보수단체들은 탄기국을 만들어 서울시청 광장을 불법 점거하고 박근혜를 비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노인들이 말한 '빨갱이들'의 정체는 민권연대(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회원 8~9명이었다. 이들은 탄기국 텐트 앞에서 '내란선동.민주파괴.관제데모 의혹! 탄기국은 불법농성 중단하고 해체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또 '탄기국 사람들이 돈을 받고 집회에 참석한다'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에 노인들이 화를 내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찰은 "5분이면 끝난다"며 노인들을 만류했다. 노인들은 "5분은 왜 하냐. 여기가 어디라고 저런 걸 하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일부 노인들은 기자회견 참가자를 향해 "헛소리 하지 말라", "빨갱이 개XX"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 한 시민은 기자회견을 하는 발언자의 가슴에 머리를 들이 받으며 자해공갈적 방해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야구방망이를 들고 나왔던 노인은 "이걸로 저 빨갱이들을 패줘야 하는데"라며 허공에 방망이를 흔들어댔다. 전날(9일) 손주가 갖고 노는 것을 보다가 챙겨왔다고 한다.

"저런 빨갱이들을 시청 앞까지 오게 하니 나라가 이 꼴이 되지."

모자에 태극기를 꽂은 노인이 혀를 차며 텐트로 돌아갔고, 작은 소란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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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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