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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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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탄핵 심판에 대한 공식 입장은 헌법재판소에 (최종) 결과를 맡기고 정치권과 국민은 차분히 기다린 뒤 결과에 승복하자는 것이다. 헌재를 겁박하는 야권과 다르다."

"권력을 잡기 위해 국민 걱정은 아랑곳 않고 극단적으로 민심을 선동하거나 반헌법적 발언을 계속해서야 되겠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은) 대선 주자 발언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말이다. 정 원내대표는 촛불 집회에 참석한 일부 야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선전·선동'을 일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야당과 촛불시민은 촛불 집회 (참석) 독려까지 일삼는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러한 비판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왔다. '차분히 헌재결정을 기다리겠다'는 공식 입장과 달리, 김진태 의원 등 일부 강성 친박 의원들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거나 탄핵 기각을 강조한 토론회를 여는 등 '탄핵 반대' 관련 정치적 행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촛불, 태극기 바람에 꺼졌다" 김진태 발언에 환호한 사람들).

이인제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당내 대권 주자들도 태극기 집회 참여를 공공연히 알리고 있다. 김문수 캠프 측은 1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집회 참석보다 국회 차원의 해결을 강조했다'는 질문에 "당 지도부는 각 주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입장이므로 이번 주말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도 같은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우택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윤상현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집회' 지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새누리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윤상현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집회' 지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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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책회의 직후 자연히 정 원내대표를 향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새누리 대선주자들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태극기 토론회'를 두고 야권이 (탄핵기각) 장외전을 펼친다고 비판한다."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도 탄핵 기각 등 헌재 압박 멘트를 하는데, 그건 선전 선동이라 보지 않나?"

정 원내대표는 이에 당 지도부 입장과 주자 각자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당 지도부의 (집회 참석을 자제하는) 원칙은 있지만, (대선주자들이) 자율 판단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면서 "야당처럼 지도부가 혁명적 차원에서 선동하는 것에 대해서, 또 탄핵을 언제까지 인용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비대위원이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기각되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도 탄핵 심판에 당당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 김문수 "박 대통령 탄핵안 기각돼야" 새누리당 김문수 비대위원이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기각되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도 탄핵 심판에 당당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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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을 대표해 대선에 나선 대권 주자들이 '탄핵 기각'을 외치는 집회에 참석하고, 연단에 나서 발언하는 것은 선전·선동이라 볼 수 없고 당 공식 입장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같이 (참여를) 독려할 수 있지만, 매번 가서 총동원령 등을 말하는 것은 정치가 아닌 선동이다"라고 말했다. 

야권에 가한 잣대를 자당에는 허술하게 적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당 지도부 일원인 김문수 전 지사(비대위원)는 '헌재 결정을 차분히 기다린다'는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 정 반대로, 매주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탄핵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대책회의 중간에도,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 모습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채익 의원은 정 원내대표의 뜻과 달리,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 탄핵 절차 및 특별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대통령 탄핵 소추는 헌재 결정을 차분히 기다려야한다고 한 것에는 동의합니다만"으로 말문을 뗀 뒤 보수 성향 원로 법조인들이 신문 광고 등에 게시한 탄핵 심판 비판 성명을 소개했다. 

이 의원은 특히 "(한 원로 법조인은) 대통령 탄핵 사유 중 하나인 세월호 참사의 1차적 책임은 대피 방송을 하지 못한 선장에 있다며 책임을 대통령에 묻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했다"면서 "헌재와 특검은 원로 법조인의 고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면서 "이들의 문제제기에 분명한 답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정우택, #이인제, #김문수, #새누리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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