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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4월부터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과외를 시작하면서 '적금' 상품에 가입했다. 30만 원의 과외비를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용돈을 받지 않았고, 교통비, 통신비, 유흥비(!) 등 각종 비용은 직접 해결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는 돈은 저축을 하기로 했다.

IMF 이후여서 이율이 높은 편이었는데, 매월 5만원 36개월 납입했을 때 만기가 되면 200만원 정도를 받았던 것 같다. 그 후, 수입이 조금 늘어나면서 10만 원짜리 적금을 더 가입했는데 그건 얼마 가지 못했던 것 같다. 3개월 혹은 6개월쯤 되었을 때 돈이 필요해서 중도해약하곤 했다.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때는 대학생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던 무시무시한 때였다. 결국 잘못 사용하여 연체되고 독촉장이 집으로 오는 바람에 '엄마은행'이 문제를 해결해줬다. 추후 엄마은행에게 6개월에 걸쳐 '대출 상환'을 했지만. 이때 처음으로 '빚의 무서움'을 알게 된 듯하다.

그때 이런 책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저축은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지, 신용카드와 현금서비스가 어떠한 것인지, TV에서 광고하는 대출상품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말이다.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박종훈 지음, 21세기북스)은 금리 1% 시대에서 월급의 상당수를 대출이자로 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생존형 재테크' 책이다.

빚으로 시작하는 20, 30대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 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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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이 350만 원을 넘은 지 오래다. 1989년 대학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24년 동안 무려 다섯 배 가까이 폭등한 등록금을 내기 위해 청년들은 학자금대출을 선택하고 말았다. 심지어 학자금 대출은 재학 중이라는 사실만 입증하면 가능하고, 학기 중에는 갚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20대의 대출은 학자금 대출으로 시작한다.

졸업하고 취업이 되지 않으면 결국 학자금 대출은 고금리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대출'로 갈아타게 된다. 생활비를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 순간 빚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게 된다. 빚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빚에 대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저자 박종훈은 "빚은 금액보다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부채 구조는 물론, 빚으로 인해 생길 미래의 위험까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빚을 일목요연하게 하나의 표로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특히 보이지 않는 숨은 빚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할부금이나 카드 할부금은 물론 마이너스 통장, 전세 보증금, 곧 지불해야 하는 카드 대금도 모두 숨은 빚이라고 할 수 있다."(74~75쪽)

이 책이 조언하는 바에 따르면, 대출리스트에 최초대출금, 대출 잔액, 월 상환액, 상환 방식, 중도상환 수수료, 연체 이자율, 상환일, 대출일, 만기일, 대출 회사 등을 꼼꼼하게 적고, 대부업체 대출부터 갚고 카드론, 저축은행대출, 신용대출 중에서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정리해 간다. 혹시 당장 갚을 수 없다면 저금리 대출로라도 전환하는 것도 추천한다.

또한 빚이 있으면서도 고액 보험 상품을 가지고 있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좋으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부동산 또한 대출이 과도하다면, 주택을 옮기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연체가 반복되고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면, 신용회복위원회에 찾아가 빚의 일부를 구제받거나, 그 또한 어렵다면 개인회생 파산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다(개인회생 파산법률 상담 전화 : 국번없이 132)고 조언한다.

대출과 저축, 똑똑하게 하는 법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에서는 똑똑하게 대출하는 법과 지출을 줄이고 빠르게 빚을 갚는 법뿐만 아니라, 펀드, 부동산, 금 등 금리 1% 시대의 재테크 전략 등을 알려준다. 저금리 대출 상품이 궁금하다면 서민금융나들목(www.hopenet.or.kr), 서민금융 1332(s1332.fss.or.kr), 한국주택금융공사(www.hf.go.kr), 주택도시기금(nhuf.molit.go.kr),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 사이트(finlife.fee.or.kr)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매달 내는 원리금의 합계가 소득의 13%를 넘지 않도록 권장 대출 한도를 지키는 것이 좋고, 자금 사정상 여의치 않더라도 20%인 안전 대출 한도는 꼭 지켜야 한다."(129쪽)

저자는 빚을 줄이기 위해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적이 저절로 작동되는 '빚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빚테크 시스템이란 '돈을 쓰고 빚을 지는 것은 최대한 불편하게, 그리고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것은 최대한 편하게 만드는 것'(141쪽)이다.

통장은 지출 통장과 저축 통장으로 나눠 관리하고, 신용카드 사용은 최대한 줄이며, 노후자금을 위해 소득의 15%는 저축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에게 '신용카드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인식은 자연스럽게 낭비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면 빚 통제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경제 멘토 KBS 박종훈 기자의 생존 재테크

박종훈 지음, 21세기북스(2016)


태그:#빚청산, #재테크, #재무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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