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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공복시 혈당치는 113mg/dl입니다.

지난 일주일 혈당치는 115,158,132,104,110,108,122.102 입니다. 적당한 노동과 운동으로 조절하면 정상인들의 혈당치에 가깝습니다만, 인슐린 분비 능력이 20%정도 밖에 안 되는 저의 경우는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질에 따라 기복이 심하고, 한 순간 분위기에 편승하는 방심은 다음날 공복시 높은 혈당치로 나타납니다. 30년 가까이 당뇨병과 같이 생활하면서 고혈당을 관리해야했고 2007년에는 합병증 증세로 뇌졸중까지 경험했던 저에게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혈당관리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귀촌 후 대부분 텃밭에서 수확한 야채와 농산물로 조리한 식사를 하면서 오전에는 검화당 뒷산에서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한 준비 작업과 같은 거친 산 일을 하고, 오후에는 서시천, 구만지 산책과 온천욕, 독서와 글쓰기로 소일하고, 저녁에는 2층 운동방에서 걷기와 단전호흡을 합니다. 요즈음 당뇨약 복용량은 2012년 은퇴 후 귀촌 당시보다 1/8로 즐였지만 혈당관리는 오히려 더 잘 되고 있는 편입니다.

녹즙과 야구르트를 매일 먹는 사연

고구마와 녹즙, 요구르트는 검화당 아침식단의 주메뉴입니다. 집사람은 암수술을 두번이나 받고 술도 자주 과도하게 마시는 친정 오빠가 그나마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매일 아침 지성스럽게 마시는 아침의 녹즙의 효과로 알고 있는 탓에 녹즙에 대한 믿음은 크고 강합니다. 집사람 제안으로 녹즙을 검화당 아침 식단에 올리기 시작한 지 2년째입니다.

2014년에 발칸반도 여행시 방문했던 불가리아에서 건강식품인 요구르트 효과를 재인식하게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에서 유산균을 배양하여 아침식단에 올렸습니다. 

'하루 한 개의 사과는 의사를 멀리한다'는 식품 전문가들은 조언을 믿고 녹즙 재료에 사과 1개를 넣어 녹즙을 짭니다. 요구르트에는 호두, 아몬드. 잣 등 견과류를 번갈아가며 넣고, 올해 처음으로 텃밭에서 수확한 들께는 집사람의 관심사안이라 볶아서 꼮 넣어야 합니다.

저녁 10시면 잠자리에 드는 나의 생체시계와 달리 집사람은 저녁 늦게까지 책을 읽거나 TV를 보기 때문에, 아침 식사준비는 5시면 일어나는 제가 먼저 시작합니다. 녹즙은 매일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제가 짜지만 녹즙재료 공급은 집사람 몫입니다. 뽕잎, 신선초, 부추등이 주변에 널리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텃밭과 뒷산에서 조달하지만 요즈음 같은 겨울철에는 텃밭에서 농사지어 저온저장고에 갈무리 해둔 양배추, 당근이 재료입니다.

음식문화의 혁명은 냉장고, 냉동고, 저온저장고 등 식재료 장기 저장기술  보급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알타리무우보다 작은 당근이고 주먹만한 양배추 포기입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당근 잎과 양배추는 저온저장고에 보관한지 2개월 가까이 되었지만, 손질하여 물을 뿌려놓으면 금방이라도 밭으로 달려갈 정도의 신선한 채소로 되살아납니다.  

당근, 당근잎,양배추,자색양배추, 브로컬리 줄기 등 집사람이 사전에 갈무리 해둔 재료에 사과 한개를 썰어넣으면 겨울철 녹즙재료가 된다.
▲ 녹즙재료 당근, 당근잎,양배추,자색양배추, 브로컬리 줄기 등 집사람이 사전에 갈무리 해둔 재료에 사과 한개를 썰어넣으면 겨울철 녹즙재료가 된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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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는 집에서 배양한 유산균에 견과류와 볶은들께를 넣습니다.
▲ 녹즙과 아쿠르트 야쿠르트는 집에서 배양한 유산균에 견과류와 볶은들께를 넣습니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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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고구마

녹즙준비가 끝나면 익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고구마를 화목난로에 굽는 일을 합니다. 아들과 딸 그리고 친인척들에게 좋은 고구마를 골라 보내고 나면, 작고 못 생긴 것들은 우리 몫이 됩니다.

요즈음 같이 날씨가 추은 날은 거실로 내려오자 마자 난로부터 지피기 시작합니다. 녹즙을 짜는 동안 난로불이 올라오면 고구마를 꺼내와 썩은 것을 골라내고 3번 정도 씻고난 후 난로 구이통에 넣습니다.

잘 달군 난로구이통에 고구마를 넣어 두었다가 익은 냄새가 나면 판위에 올려놓아 수분을 제거하면 쫀득쫀득한 군고구마가 됩니다.
▲ 화목난로 잘 달군 난로구이통에 고구마를 넣어 두었다가 익은 냄새가 나면 판위에 올려놓아 수분을 제거하면 쫀득쫀득한 군고구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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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은 고구마를 식사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난로위에 얹어놓아 수분을 줄인다.
▲ 군 고구마 익은 고구마를 식사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난로위에 얹어놓아 수분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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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 유정란

고구마가 익는 동안 프라이 팬에다 달걀을 붙이고 커피포트에 원두커피를 내립니다. 지금 우리집 토종닭은 3마리 뿐입니다. 올여름까지 5마리였으나 산짐승들에게 서리 당하고 남은 것들입니다. 수탉이 2마리 남았고 암탉이 한 마리 뿐이니 달걀이 귀합니다.  

더구나 요즈음은 겨울철인지라 한 마리 암탉도 2~3일에 하나씩 알을 낳습니다. 부족한 한 개 달걀은 마트에서 사와 같이 붙이지만 토종유정난과는 눈으로 금방 식별됩니다. 프라이 팬에 펼쳐놔도 유정란 노른자 색갈이 선명하고 쉽게 번지지 않은 흰자위 때문에 다릅니다. 조직이 단단하면서 아삭거리는 먹거리는 건강의 척도인 면역력 증가에 더 좋기 마련이지요.

토종닭 유정란은 노른자 색깔이 샛노랗고 흰자위도 점성이 강해 쉽게 퍼지지 않습니다.
▲ 유정란과 무정란 토종닭 유정란은 노른자 색깔이 샛노랗고 흰자위도 점성이 강해 쉽게 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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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화당 아침식단의 꽃 야채 샐러드

커피를 내리고 난로에서 군고구마를 가져오면 이제 집사람이 등장할 차례입니다.  전 날 저녁에 준비한 야채에 소스를 끼얹으면 집사람의 자랑인 샐러드가 완성됩니다. 전에는 발사믹 식초가 소스의 주재료 였으나 토종 똘감으로 담그는 감식초를 담가 먹기 시작하면서 감식초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원래 감식초는 고욤으로 담근다지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토종 떫은 감으로 담급니다. 담근 지 2년 정도 지나면 맛이 나기 시작하고 3년이 지나면 아주 깊은 향과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자체의 맛이 배어납니다.  여기에 한 두가지 양념을 보태면 집사람 자랑인 샐러드 소스가 됩니다.

검화당 밤나무 과수원은 방치한 지 오래되어 밤톨이 작고 썪은 것이 절반이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는 탱글탱글한 똘밤으로 생으로 셀러드에 생으로 섞어먹으면 한조각씩 씹히는 식감이 아주 뛰어납니다.

감식초로 버무리고 와 유기농 생밤으로 식감을 좋게하고 방울토마토로 보는 맛까지 높인 셀러드는 검화당의 자랑입니다.
▲ 야채셀러드 감식초로 버무리고 와 유기농 생밤으로 식감을 좋게하고 방울토마토로 보는 맛까지 높인 셀러드는 검화당의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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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즙잔으로 건배를 하고 시계를 보면서 30분 동안 먹는 아침 식단입니다. 흑마늘 5쪽과 늙은 호박죽이 후식입니다만, 가끔 홍시가 올라오기도합니다. 

지병인 당뇨병과 타협하기 위해 제안한 아침식단입니다.
▲ 검화당 아침식단 지병인 당뇨병과 타협하기 위해 제안한 아침식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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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사는 "오늘의 축복을 감사하면서, 건강을 위하여!" 입니다.


태그:#아침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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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에 30년 동안 근무 후 은퇴하여 지리산골로 귀농한 전직 연구원입니다. 귀촌을 위해 은퇴시기를 중심으로 10년 전부터 준비했고, 은퇴하고 귀촌하여 2020년까지 귀촌생활의 정착을 위해 산전수전과 같이 딩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은 귀촌생활의 의미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바라보며 그 느낌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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