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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수 특검팀이 피고인 최순실에 대해 인권침해 등 강압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경재 "특검이 최순실 인권침해 강압수사했다" 최순실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수 특검팀이 피고인 최순실에 대해 인권침해 등 강압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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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측이 이틀째 '특검 강압수사' 주장을 이어갔다. 주장은 있었지만 이날도 증거는 없었다. 그리고 또 여성 시민이 등장해 설전을 벌였다.

최순실씨의 변호사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오전 11시 서초동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씨가 특검의 인권 침해적 강압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이 지난해 12월 24일 밤 10시 40분 이후에 변호인을 따돌린 채 최순실에 대한 신문을 했다"면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변호인 조력권을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말했다.

최씨를 조사하면서 특검 수사관이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예를 들어 삼족을 멸한다는,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말을 했다"면서 "최순실 뿐 아니라 딸 손자까지 이 땅에서 살지 못하게 하겠다는 충격적인 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위의 예를 들어 "특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독직가혹행위죄를 범했다"고 말했다. 두 경우 모두 현행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씨의 진술 이외에 이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말에는 "특검 사무실에 CCTV가 있을테니 화면과 육성을 공개하면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결국 전날 최씨가 특검에 출석하면서 고함을 치며 주장했던 내용보다 크게 진전된 폭로는 없었던 셈이다. 특검은 앞서 25일 '최씨를 강압수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순실 하는 것 보니 잠이 안 와"..."이 정도로 하는 것도 국민들이 봐주는 것"

최순실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수 특검팀이 피고인 최순실에 대해 인권침해 등 강압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자, 한 시민이 "최순실이 무슨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입에 담느냐. 왜 말도 안 되는 여자를 변호하고 있나"고 항의하고 있다.
▲ "말도 안 되는 여자 변호하고 있나" 항의 받는 이경재 최순실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수 특검팀이 피고인 최순실에 대해 인권침해 등 강압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자, 한 시민이 "최순실이 무슨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입에 담느냐. 왜 말도 안 되는 여자를 변호하고 있나"고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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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이 변호사의 사무실 앞 복도는 수십명의 인파로 들어찼다. 대부분이 취재진이었지만 그 가운데는 "'민주주의' 입에 올리지마. '순실이왕국' 꿈 무너져 억울하겠지. 입 열고 공손하게 특검에 임하라"는 손피켓을 든 여성 시민도 있었다.

이 시민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경재 변호사와 취재진들 앞에서 "말도 안되는 여자 변호하지 말라", "이 정도로 하는 것도 국민들이 봐주는 것"이라며 설전을 시작했다. 이 변호사가 "우리 법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자 "그 사람들(최순실, 박근혜)이 헌법을 유린했는데 누가 헌법 타령을 하느냐", "자기가 대통령도 아닌데 왜 권한 대행을 했느냐"고 되받았다.

그는 이 변호사가 "어떤 의도로 (기자회견장에) 나왔느냐"고 묻자 "어제 최순실 하는 걸 보고 잠을 못 자서 억울해서 왔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지금 어떤 시민이 변호인에 대해 침탈을 하고 이러는 게 이런 상황이 있어서 이게 도대체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게 바람직한 상황이냐고"를 혼잣말처럼 되뇌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전날 최순실씨 역시 '특검이 자백을 요구한다'며 외치며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던 중 현장에 있던 한 여성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부터 '염병하네'라는 예기치 않은 반박을 받은 바 있다.

설전 후 취재진들과 만난 시민은 본인의 신분을 "서초동 사는 51세 평범한 아줌마"라고 밝혔다. 이름을 알려달라는 요구에는 "어버이 연합이 공격을 하는 게 우려된다"면서도 "위은옥"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86학번'이라고 밝힌 그는 "1986년, 1987년 때 광장에서 수업도 거부하고 투쟁하고 이뤄낸 민주주의이고 직선제인데 이런 지경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우리 국가 시스템과 민주주의를 망쳐놓은 최씨가 특검을 반민주주의라고 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위씨는 "최순실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저도 한 시민으로서 너무 억울하다"면서 "촛불집회 몇 번 나갔을 뿐 이렇게 직접 참여해본 적 없는데 너무 억울해서 오전에 집 청소하고 빨래하다가 택배 온다는 걸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하고 나왔다"고 토로했다.


태그:#특검, #최순실, #박근혜, #이경재, #강압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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