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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작가
 박선영 작가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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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어느 숲 속에>라는 동화책이 출간됐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학급 아이들의 생활을 보며 지은 <어느 숲 속에>라는 책은 단편 동화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속을 배경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해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어느 숲 속에>는 서울한강초등학교 교사인 박선영 작가가 썼다. 지난 20일 전주의 한 커피숍에서 박 작가를 만나 동화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 지난해 11월 5편의 동화를 묶어 <어느 숲속에>라는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주변에서 신기해하기도 해요. 또 학교에서 아이들과도 읽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도 하죠."

- 책은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나요.
"아이들과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하나 학급 일기처럼 써나갔거든요.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숲'이라는 곳을 통해 표현했어요. 동물이나 식물을 아이들의 성격에 맞게 의인화해서 썼습니다."

-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잡은 건가요?
"학급 일기라던지 아이들이 했던 이야기,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동화로 만들었어요. <꽃들에게 희망을> 같은 동화를 좋아하거든요. 아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싶었습니다."

- 아무래도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니까 동화 쓰는 것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아이들과 같이 지내고 또 아이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동화책이나 그림책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동화를 쓰게 된 것 같아요."

- 동화작가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일기 쓰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일기를 적다 보니까 재밌는 일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과 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들의 인물, 사건, 배경을 정리해 동화로 만들게 되었어요."

<어느 숲 속에> 표지
 <어느 숲 속에> 표지
ⓒ 좋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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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을 소재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숲이라는 곳이 나무가 자라나고 여러 생명체가 어우러지는 장소잖아요. 그런데 교실 안에서 아이들을 보면 나비 같은 아이, 개구리같이 명랑한 아이 등 여러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요. 숲도 여러 생명체들이 같이 어우러져서 자라나는 곳이잖아요. 비슷한 점들이 많아요. 또 생명이 자라나고 어우러진다고 생각해서 숲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숲을 많이 좋아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곳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의인화해서 나타내고 싶기도 했습니다."

- 5편이잖아요. 각각의 메시지가 있는 것 같은데.
"'나무의 열매'라는 이야기에서는 무언가를 나누지 않던 나무가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해요. 그렇지만 나눔을 통해 결실을 맺게 됩니다. '올챙이의 뒷다리'에서는 올챙이가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너무 놀라워하거든요. 그 변화는 결국 올챙이의 자존감이나 아니면 개구리가 될 수 있는 하나의 걸음을 의미하는 거죠.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독수리의 둥지' 같은 경우에는 자기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두더지를 무시했는데 그 두더지 때문에 자신의 새끼를 살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두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어요.

'초록 거미의 거미줄' 같은 경우는 주변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하던 꼭 도전해서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열정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또 마지막으로 나무가 서로를 깨달아가는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어떤 건가요?
"가장 애착가는 것은 '나무의 깨달음'이에요. 앞에서 나왔던 주인공이 나와서 하나로 묶이게 되는데요. 서로의 장점을 보고 또한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고 알게 돼요. 서로가 존재 이유를 찾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마지막 편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 흔히 동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는데, 어른들이 읽으면서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맞아요. 두 가지의 의미인데요. 하나는 우리가 생각한 아이들이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에게도 어른스러운 면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아이들의 생각이 어른들과 나누기도 부족하지 않아서 그럴 것도 같고요. 두 번째는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의 일들이 아이도 그렇고 어른도 그렇고 다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또 공감할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어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이들이 가끔 이야기 하는 게 어른들이 아이들을 향해 '너는 아직 어려'라거나 '잘 모르잖아', '어리잖아'라고 한다 해요. 그런데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보다도 많이 알거든요. 제가 지금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생각도 굉장히 깊고 어떤 면에서 어른보다 상대를 더 배려하기도 해요. 단지 우리보다 어린 것뿐이지 그렇다고 해서 생각이라든지 어른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제가 존경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이거든요.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쓰는 활동도 하거든요. 그리고 그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활동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요. 저도 그림 그리는 걸 서서히 배워가고 있는데 앤서니 브라운처럼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아이와 어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을 써내려가는 게 저의 앞으로 계획이고, 꿈이기도 합니다."

-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렸을 때부터 꾸어왔던 꿈으로 <어느 숲 속에>를 쓰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이 자기가 꿈꾸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포기하거나 시도하지 못하는 게 있는데 일단 한번 시도해보고 도전해보면서 꿈을 이루어 가시는 여러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숲 속에

박선영 지음, 이보람 그림, 좋은땅(2016)


태그:#박선영, #어느 숲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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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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