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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18일 오전 10시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직원으로부터 제보받은 자료를 제시하며 "현대중공업은 전근대적 노무관리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찰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울산 동구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18일 오전 10시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직원으로부터 제보받은 자료를 제시하며 "현대중공업은 전근대적 노무관리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찰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김종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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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선에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노조의 지지후보로 나서 당선된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1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은 전근대적 노무관리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찰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종훈 의원은 현대중공업에서 노무관리를 담당했던 인사가 최근 김종훈 의원실에 제보한 내용을 공개하며 "지난 2015년 12월 대의원 선거를 전후해 회사가 대의원 성향을 등급으로 매겨 관리하는 등 사찰을 해왔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백형록)는 지난해 12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재가입을 성사시켰다. 노조는 곧 1기 대의원 선거도 치를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김종훈 의원은 지난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회사측의 사찰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1등 기업, 유독 노사관계는 전근대적 수준 머물러"

김종훈 의원은 "세계 1등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세계 1류 기업 삼성전자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단지 매출액이 높다고 훌륭한 기업은 아니다"면서 "기업은 개인의 소유물도 아니고 국가, 사회와 무관하게 기업자체의 힘만으로 성장한 것도 아니며. 특히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기업은 국민 세금, 국가의 지원이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세계 1등 기업은 유독 노사관계에선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낡은 노사관에 얽매어 노조를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대등한 동반자가 아니라 탄압의 대상으로 여겨왔다"면서 "현대중공업은 대표적으로 전근대적인 노사관계를 고집하는 회사로서 적대적 노사관계는 오랫동안 맹위를 떨쳐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3월 (이번 제보와는 다른) 노무관리를 담당했던 전직 간부인 이재림씨의 폭로는, 현대중공업이 얼마나 치밀하게 노조사찰을 해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계기였다"면서 "당시 이씨는 '회사가 노조 조합원 성향을 R(적색·강성 성향), Y(노란색·중립 성향), W(흰색·친 회사 성향)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R에 해당하는 조합원이 많아질 경우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R를 Y·W로 유도하는 전략을 치밀하게 전개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의 전근대적이고 불법적인 노무관리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다시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서 노무관리를 담당했던 한 인사가 김종훈 의원실에 제보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노무관리를 담당했던 인사가 김종훈 의원실에 제보한 내용중 하나인 <상시친화활동계획>
 현대중공업에서 노무관리를 담당했던 인사가 김종훈 의원실에 제보한 내용중 하나인 <상시친화활동계획>
ⓒ 김종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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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 제보 내용에 따르면, 2015년 12월 대의원 선거를 전후해 회사가 대의원 성향을 S등급에서 A, B, C, D등급으로 분류하고 2016년 노무관리 계획에 따라 치밀하게 관리해 온 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면서 "친회사 인사인 S등급에서 강성인 D등급으로 분류, 관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상시친화활동계획>, <2016년 임단협, 29대 대의원선거 목표 및 세부 실천방안>을 문서로 작성해 치밀하게 노사관리를 했음이 확인됐다"면서 "문서엔 '선거철 등에 맞춘 식사모임은 실효성 없음, 수시 소그룹 모임으로 심층 대화 가능한 식사 위주로 변경',  '수시 정기적 식사모임 및 회식을 항상 노사관리 진행으로 변경 필요' 등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노사관리를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서별 문제 조합원 및 소외계층 관리계획>이라는 문서에는 '문제 조합원 관리 지침에서 막연한 강성인지? 불만 있는 강성인지? 파악'하고 '개인별 소외계층 개인근무 및 가정사 면담을 통해 문제조합원 증가 방지'라는 세부 지침이 적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비밀문서로 분류된 <친화증진비 배정기준> 자료에선 대표, 본부장, 부문장, 담당임원, 부서장, 직책과장, 팀장, 파트장, 사업부인재운영부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노무관리를 위해 예산규모와 배정 기준을 마련해 집행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결국 현대중공업은 회사 차원에서 강성 대의원 배제, 강성 조합원 순치, 노조약화, 회사 개입력 강화를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있음이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훈 의원은 결론적으로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소라는 명성이 부끄럽지 않은가"면서 "더구나 지금은 조선산업뿐 아니라 경제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노사가 대등한 동반자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노조파괴, 노조약화에만 매달린다면 어떻게 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할 것인가"고 되물었다. 또한 "설사 노조무력화에 성공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고도 했다.

김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낡은 노무관리에 집착한다면 회사의 발전도, 노사상생의 길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도 요원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전근대적 노무관리, 노조파괴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노조를 대등한 동반자로 인정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태그:#김종훈 , #현대중공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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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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