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2016년산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으로 받은 쌀값마저 일부 금액을 정부에 되돌려 줘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결정한 '공공비축미·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 환수'는 쌀값폭락에 따른 쌀대란을 더욱 실감케 하고 있다.

당장 충남 예산군 농민들이 농협을 통해 정부에 되돌려 줘야하는 수매값은 2억3225만여원(26만6182포대)이다. 전국적으로 약 25만 농가로부터 환수예정금액은 197억2000만원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 공공비축미 등 우선지급금을 8월 산지 쌀값의 93% 수준인 40㎏ 조곡 1등품 1포대당 4만5000원으로 결정하고 농민들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수확기 전국 산지평균쌀값이 전년대비 무려 15%가 떨어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확기(10월~12월) 전국산지 평균쌀값으로 조사된 80㎏ 1가마당 12만9807원을 2016년 공공비축미·시장격리곡 매입가격으로 확정했다.

이를 40㎏ 조곡 1포대로 환산하면 벼 1등급 기준 4만4140원이 나온다.

10월에 우선지급한 돈이 1등급 기준 4만5000원으로 포대당 860원을 더 지급했으니 이를 거둬들이겠다는 것.

등급별 환수금액은 포대벼 기준 특등 890원, 1등 860원, 2등 820원, 3등은 730원이다.

또한 농가가 지역농협에 환수금을 반납하도록 하고 있어 업무폭등에 따른 농협들의 불만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농민 신아무개씨는 "내가 400포대 수매했으니 34만원 퇴달라는 얘긴데, 쌀값이 폭락하니까 별 일이 다 생긴다"고 한숨을 내쉰 뒤 "정부 하는 일이 이러니까 믿음이 안가는 거다. 환수하는 것도 큰일 일텐데 차라리 변동직불금 줄 때 그만큼 덜어내고 주라고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