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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모바일 버전의 홍성군의회 페이스북이다.
 사진은 모바일 버전의 홍성군의회 페이스북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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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회가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 언론과 군민을 '훈계'하고 나서 구설수에 올랐다.

충남 홍성군의회는 지난 12월 29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소신 있는 언론은 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홍성의 지역 신문인 <홍주신문>의 사설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홍주신문>은 지난 12월 20일자 사설 <홍성군의회 연수 꼭 제주로 갔어야 했나>를 통해 홍성군의회가 탄핵정국과 조류독감(AI)이 창궐하는 시점에서 멀리 제주도까지 연수를 갈 필요가 있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홍성군의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성군의회는 전문연수기관의 일정에 따라 3일간 양성평등에 대한 4시간의 법적교육과 지방의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홍성군의회의 제주도 연수는 법적 규정에 따른 정당한 연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이어진 홍성군의회의 페이스북 반박 내용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홍성군의회의 페이스북은 시종일관 지역 언론사와 군민을 훈계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내용자체도 일반적인 상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래는 홍성군 의회가 페이스북을 통해 주장한 내용이다.

"주민들은 관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와 지역사회의 문제점 및 개선해야 할 내용이 발생하면 해당부서 담당자를 먼저 방문하여 항의하거나 의견을 통보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지역 언론을 찾아가 알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 판단된다."

지역 사회에서 불거진 문제를 언론에 제보하든, 관공서에 민원으로 넣든, 선택은 해당 주민(민원인)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성군의회의 페이스북은 민원사항을 언론에 제보하는 것을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성군의회의 상식 밖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민이 공무원의 비리를 포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시민들은 비리를 포착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수사기관이 종종 신고자를 보호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홍성군의회의 페이스북은 공무원의 비리를 수사기관에 알리기 전에 해당 부서의 공무원에 먼저 알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공무원 및 정치인들이 비리에 연루되거나 잘못된 행정을 한다면 해당부서에 찾아가 신고하여 시정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제대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하여 법에 의거 처벌을 받고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홍성군의회 페이스북의 '훈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술 더 떠 언론의 보도 방향과 취재 원칙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는 각종 제보되는 민원에 대하여 개인의 비리 행동을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인식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보도기사를 작성해야 하며 연루된 공무원 및 정치인이 있다면 개별적으로 정확히 취재하여 모든 판단은 구독자들이 할 수 있도록 보도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한관우 <홍주신문> 발행인은 "페이스북 내용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대응책을 강구 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접한 한 홍성주민은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면 될 일인데, 앞뒤가 안 맞는 말로 군민과 지역 언론을 훈계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민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뽑아 준 군민을 가르치려 드는 것 자체가 의회가 군민 위에 군림하려는 것 같다"며 "의회는 민원인이 왜 담당자나 해당 부처를 찾아 가서 항의하지 않고 언론사부터 찾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민과 언론사를 싸잡아서 꾸짖는 듯 한 논조의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다니, 결국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홍성군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문장이나 문구 자체에 특별한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태그:#공무원 , #홍성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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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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