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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가결되자, 국회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 '박근혜 탄핵' 환호하는 시민들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가결되자, 국회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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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혁명이 일어났다. 4.19 혁명,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과 견줄 수 있을 만한 시민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오늘만큼은 모든 국민이 승리자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 명시되어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새삼 다시 느끼게 해 주었다.

투표장에 모습을 나타났으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299명이 투표를 했다. 그 중 234명이 가(可, 찬성)를 던졌고, 56명이 부(否, 반대)를 던졌다. 7개 표가 무효표 처리 되었고, 2명은 기권을 던졌다. 탄핵 목소리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탄핵정족수 200명 돌파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친박계도 가세하면서 234표라는 압도적 득표로 탄핵안은 가결되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그로 인해서 역풍이 불었고, 소규모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과반수를 넘기는 거대 여당으로 거듭났다.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각각 121석과 9석을 얻으며 쓰라린 총선 패배를 맛보게 된다.

그 때문인지,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탄핵이란 단어를 쉽게 꺼내지 못 했다. 이명박 정권 당시에도, 직접적으로 증거가 밝혀지고 대통령 본인도 인정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을 포함하여 여러 정황이 포착된 비리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탄핵의 목소리를 쉽게 내지 못 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한 1차 담화문 발표까지만 하더라도 정치권은 탄핵이 아닌 2선 후퇴 혹은 중립 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촛불 물결이 사그러들기는커녕 기름 부은 듯 불타오르자, 하나 둘 하야부터 시작해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다. 2선 후퇴는 이제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탄핵은 정치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정치권이 표심 눈치만 보고 있을 동안 광화문에서는 몇 만 부터 시작해 몇 백만까지 이른 국민들은 앞장서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다. 진보와 보수는 물론이고 청년과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른 촛불 문화재가 매주 열렸다.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조차 집회에 참가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탄핵안 가결은 끝이 아닌, 싸움의 새로운 시작이다. 박근혜 체제가 아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들어가는 이 시점에서 헌재의 결정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워낙 국회에서도 압도적인 표 차로 통과되었고, 촛불 민심이 워낙 강해 헌법재판소에서도 역시 탄핵소추안 인용 결정을 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12년 전 탄핵을 주도했던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은 이제 법의 심판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 세상만사 세옹지마 12년 전 탄핵을 주도했던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은 이제 법의 심판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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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지금까지의 사람들은 보수는 부패했지만 유능하고, 진보는 비교적 청렴하지만 무능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정치판을 바라봐 왔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인해서 가치관으로 해야 하는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함을 깨달았을 것이다.

물론 무능한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유능하면서 청렴한 것 처럼 더 없이 좋은 정치는 없다. 하지만 법 앞에 무능과 유능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법에 의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사례와 같이 말이다.

모든 시선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한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어도 탄핵 절차가 완료될 때 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제 진실이 무엇인가를 알았고, 두 번 다시 이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진정 국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국민 스스로가 깨닫는 이번 탄핵 정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탄핵, #박근혜, #국회,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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