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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25.5세에 창업에 도전, 3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 기업으로 성장한 가구 브랜드 '카레클린트'의 청년 CEO 3인방을 지난 11월 22일 청담동 카레클린트에서 만났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창업 성공 비결과 동업 노하우, 브랜딩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말

카레클린트 세 대표
 카레클린트 세 대표
ⓒ 카레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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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 소개 좀 해주세요.
"저희는 수제 원목가구 브랜드 카레클린트의 공동 대표 안오준(아래 '안'), 정재엽(아래 '정'), 탁의성(아래 '탁')입니다. 청담에 있는 본사를 비롯해서 전국에 12개 지점이 있고요. 현재는 연 매출 100억 원 규모로 꾸준히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 대학생 때 창업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창업하기에 조금 이른 나이 아닌가요? 
정 : "창업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면 잃을 게 없으니 리스크가 적거든요. 하지만 다니고 있는 회사가 있거나 부양할 가족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저희도 처음 시작할 때 실패한다 해도 고작 26살이라고 생각하니 두려울 것이 없었어요. 말 그대로 '나이가 깡패' '젊음이 무기'던 거죠. 그래서 창업을 고민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왕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으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고 권하는 편이에요."

평균 나이 25.5세 창업 당시
 평균 나이 25.5세 창업 당시
ⓒ 카레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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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민은 없었나요? 어떤 아이템을 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을까요?
정 : "무조건 자신이 정통한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커피를 좋아한다고 해서 커피에 '정통'한 것은 아니에요. 커피 원두부터 제조법, 소비자 트렌드까지 커피에 관련된 모든 지식을 섭렵해야 커피에 '정통'한 것이죠. 이렇게 커피에 정통한 사람은 언제라도 카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대부분 좋아하는 수준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모르면 배워서라도 자신이 하려는 아이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 다음, 사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명품백 중고 거래, 요식업 등 다양한 아이템을 고민했지만 결국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가구 디자인으로 돌아왔죠."

- 세 명이 동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동업 어때요? 할 만한가요?
정 : "저희는 같이 해서 너무 좋아요. 지금 사업 7년차인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 한 번도 안 싸웠다고요? 에이~~
정 : "정말이에요. 한 번도 없어요. (순간 골똘히 생각) 진짜 없어요."

취미 생활도 함께
 취미 생활도 함께
ⓒ 카레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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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하네요. 7년 동안 한 번도 안 싸운 비결이 뭐죠?
안 : "저희가 좋아하는 이상형이 다 달라요. 그게 정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탁 : "(웃음) 그것도 그렇지만, 감정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인간적으로 잘 알아야 하죠. 저희는 회의를 하다가 목소리가 커지는 일이 있어도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꽁해있지 않아요. 그게 다 감정 소비거든요.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 둘이 만난다고 해도 감정 소비를 하게 되면 인간관계까지 틀어지게 되죠.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희는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꼭 같이 놀러다녀요. 바이크를 타러 간다거나 운동을 함께 한다거나 여행을 함께 다니면서 취미 생활을 공유하죠. 그렇게 같이 스트레스를 풀고 재미있게 놀다 보면 서운한 감정이 생길 틈이 없어요."

- 그렇군요. 보통 사업 시작할 때 동업을 많이 생각하잖아요. 어떻게 해야 좋은 동업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탁 : "'동업자'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함께 일을 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동반자'라는 의미와 인간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의미요.

서로 긴밀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업무적인 능력만 보고 동업을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해요. 상대방과 내가 인간적으로도 잘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죠. 그렇다고 '성향이 잘 맞는 죽마고우와 동업을 하면 무조건 성공이냐'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일적으로 추구하는 성향, 곧 '비즈니스 성향'이 잘 맞아야 하거든요. 인간적으로 잘 맞아야 하고 비즈니스 성향도 잘 맞아야 하니 동업이 정말 어렵긴 한 것 같아요."

- 세 분은 그런 게 잘 맞았던 거네요?
탁 : "운 좋게도 그랬죠. 과에 남학생이 워낙 없어서 서로 친하게 지내다보니 성향이 맞았던 건 이미 알고 있었고요. 가구에는 '아트 퍼니처'라는 예술 영역이 있거든요, '아트 퍼니처'보다는 실용적인 상품으로써의 가구 디자인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성향도 잘 맞았어요."

- 동업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 :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사업의 동업자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를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면서 관계를 먼저 형성하세요. 주변에서 동업을 하다가 깨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정말 많이 봐요. 하지만 좋은 동업자를 만나서 잘만 꾸려나가면 그 누구도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 동업이에요. 그 시너지 효과를 꼭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7년째 동업 전선 이상무
 7년째 동업 전선 이상무
ⓒ 카레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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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부딪히는 큰 난관 중 하나가 마케팅인 것 같아요. 카레클린트는 마케팅 잘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금수저가 아니었다면 초기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안 : "사실 마케팅이라고 노리고 했다기보다는, 하다 보니 마케팅이었던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처음에 인력이 없어서 저희가 가구 배송을 직접 나갔어요. 포장도 직접하고 용달차를 끌고 고객님의 집 안까지 배송하고, 가구 배치도 하고 인테리어 조언도 드리고…. 그게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지셨나봐요. 홈페이지에는 막 CEO라고 멋있는 척 해놨는데, 츄리닝 입고 땀 뻘뻘 흘리면서 가구를 나르고 있으니 친근하게 느끼신 것 같기도 해요."

탁 : "각종 커뮤니티와 홈페이지에 좋은 리뷰를 올려주시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그걸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그게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소자본 창업일수록 고객 접점을 늘리고,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방 배송 당시 사진
 지방 배송 당시 사진
ⓒ 카레클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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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 어떤 시도들이 있었죠?
정 : "블로그에서 가구 만드는 과정을 공개한 것이 '신의 한 수'였어요. 지금은 다소 보편화 됐지만 당시엔 가구 공정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업계의 불문율을 깨는 거나 다름없었거든요. 가구 만드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니 반응이 엄청 뜨거웠어요. 저희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었고요."

탁 : "'퍼니처 카페'라는 개념도 당시에는 거의 생소한 개념이었어요. 쇼룸을 낼 때 가구를 불편하지 않게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아예 카페에서 가구를 체험할 수 있게 한 거죠. 퍼니처 카페 덕에 미디어 노출, 언론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때 브랜드의 인지도가 확 높아졌죠."

정 : "기발한 카피의 단발성 광고도 좋지만, 상품의 물성을 고민하고, 소비자에게 어떤 체험을 선사하면 좋을지 고민해서 나온 시도들이 훨씬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대기업에 비해 자본이 밀리는 작은 회사일수록 이러한 신선한 시도들이 유의미하죠."

- 마지막으로, 소규모 스타트업들에게 마케팅 팁을 전수한다면?
안 : "후발주자이면서도 소자본의 카레클린트가 대기업들의 방식대로 승부했다면 백전백패였을 거예요. 거꾸로 생각해보면 큰 기업들이 소규모 스타트업처럼 할 수 없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것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빠른 의사 결정이라든가 추진력 같은 건 큰 기업의 시스템에서는 쉽지 않은 일들이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이 큰 기업의 서비스에서 시원하게 해소할 수 없었던 간지러움을 긁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만이 갖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를 작성한 이혜림님은 도서출판 책식주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카레클린트의 창업 스토리를 담은 도서 (책식주의)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태그:#동업성공기, #창업성공기, #카레클린트, #책식주의, #CEO가된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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