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29일 오후 3시 7분]지난 27일 일요일, 광명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광명동굴 노천카페 입구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통덫에 포획된 채 울고 있다가 한 주민에게 발견되었다. 통덫에는 광명 시청과 광명시 관할의 시보호소 번호가 쓰여 있었다. 시민으로부터 길고양이 민원이 들어와 시보호소 측에서 고양이를 포획하기 위해 통덫을 설치한 것이다.
문제는 통덫을 놓은 시점은 25일 금요일인데, 주말 동안에는 시청과 시보호소가 휴무이기 때문에 통덫에 잡힌 고양이에 대한 보호나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포획된 고양이는 이틀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굶은 것은 물론 야외 통덫에서 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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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고양이 포획 외부인 출입 없는 곳에 설치된 통덫에 포획된 고양이 |
| ⓒ 광명길고양이친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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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발견한 한 시민의 민원으로 일단 고양이는 풀려났지만, 이 부근의 길고양이들이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포획되어 시보호소로 잡혀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광명동굴 주변에서 관광객이 소시지 등을 주려고 손을 뻗자 길고양이가 다가가다가 어린아이의 손을 할퀴는 등의 사고가 몇 번 있었고, 그 후로 지속적인 길고양이 포획 민원이 있었다고 한다.
보통 각 지자체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포획 요청 민원이 들어올 경우 유기동물신고로 접수하여 보호·관리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유기동물로 접수되어 공고가 올라간 후 7~10일 동안 보호소에서 보호하지만, 그 기간이 경과해도 소유자가 확인되거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그 동물은 안락사 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길고양이를 유기동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보호소 관계자들은 길고양이와 유기묘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작정 구조하는 것은 오히려 길고양이 나름의 생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따라서 길고양이의 경우 중성화 사업(TNR)을 위한 포획을 하긴 해도, 보호소에서 구조 및 공고 활동을 하기에는 애매한 영역인 것이 사실이다. 보호소에 들어간다고 해도 애초에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가 공고 기간 내에 주인을 찾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광명시청에서는 광명동굴 길고양이 민원으로 인해 포획을 진행해야 했으나 중성화 후 방사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주말 통덫 설치 문제나 민원에 의해 제자리에 방사하기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실수를 인정하며 추후 길고양이 TNR 과정에 대해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지역 캣맘 협회 '광명 길고양이 친구들'에서는 광명동굴 부근의 TNR에 협조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동굴 내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여 배가 고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길고양이 관련 사고를 막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광명시청에서도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 관련 협조문 및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등 캣맘 협회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각 시에서는 이미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과 민원 해결을 위해 TNR을 시행하는 등 여러 방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과정 역시 아직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길고양이의 경우 원래 살던 영역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엉뚱한 곳으로 방사될 경우 영역 다툼이나 환경 부적응으로 오히려 도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자리 방사(중성화 수술 이후 원래 있던 자리에 방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캣맘들은 '시에서 제대로 방사하지 않기 때문에 캣맘들이 알아서 제자리 방사가 되는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길고양이는 어디에서나 살고 있고, 결국 길고양이의 생존을 위해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공존해야만 시민들이 겪는 불편 역시 원활하게 해소될 수 있다. 각 시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노력이 단순히 의무적으로 기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정말 동물을 보호할 수 있게끔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