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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앞자리에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26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앞자리에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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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울산시민대회가 26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7000여명의 시민과 학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늦가을비가 내리고 살살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 입구 광장을 꽉메운 시민들은 광장 앞 도로 3개 차선을 차지하고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롯데백화점 주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민중의 꿈 등 정당과 진보단체가 시민들에게 촛불과 깔개를 나눠주고, 울산건강연대 소속 의사와 약사들은 부스를 차리고 만일의 안전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지만 지난 19일 이곳에서 열렸던 2차 시민대회(7천명 참가) 때보다 더 많은 연인원이 참여한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가족 단위 또는 연인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부산대 민주동문회 "촛불, 장기전에 대비하자" 성금 전달  

단상에 오른 부산대학교 민주동문회(울산거주)측은 "박근혜가 쉽게 하야할 것 같지 않다, 우리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모일 때 사용하는 스티커와 차량 등은 주최자측 쌈짓돈으로 마련된다. 촛불을 길게 유지하려면 후원도 필요하다"면서 즉석에서 동문회가 모금한 100만 원을 주최측인 울산시민행동측에 전달했다.

이날 시민대회에도 지난주와 같이 지역 초중고 및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했고, 자유발언자의 대부분도 청소년 학생들이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0여 명은 미리 연습한 듯 율동과 함께 하여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학생대표로 발언에 나선 여고생과 남고생은 외국 대통령이 국가 재난사태에 임했던 사례를 소개한 후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때 7시간 동안 어디로 갔었나"면서 "북한 김정은이 쳐들어왔으면 어찌하려고 했나"고 되물었다.

약사고등학교 2학년 박현민 학생은 "지금까지 '학생들은 공부나 해라, 너희들이 낄 자리가 아니다'는 말을 들어왔다"면서 "하지만 참을 때가 아니라 여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학생들이 깊은 바다에 수장되는데도 그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여러분은 참을 수 있습니까"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에 나온 한가지 이유는 우리가 대한민국 주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광장 옆 3차선 도로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26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광장 옆 3차선 도로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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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일반직지회 우남용 지회장은 "박근혜만 나쁜 것이 아니다, 재벌도 마찬가지다"면서 "현대중공업에서는 희망퇴직을 가장한 구조조정으로 정규직 3000명과 하청노동자 1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여기에 동참한 재벌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무거고등학교 1학년 손태영 학생은 "저는 대한민국이 정의가 부족한 나라이며 분노할 때 분노하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 나오신 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박근혜를 지지하는 5% 그분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박근혜가 불쌍하고 최순실에 놀아났다'고 하지만 틀렸다"면서 "아이들이 바다에 빠져도 7시간 동안 모른 체하는 박근혜를 지지하지 말아달라고 5%분들에게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생은 "촛불집회에 나오면 좌파니 종북이니 빨갱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화가난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10억엔에 팔아먹은, 일장기에 충성한 그들이 빨갱이다"고 외쳤다.

울산외국어고 정누리 학생은 "어린 저희들은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대구에 갔는데 한 할아버지가 '박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 내버려 둬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사회의 부조리는 또다른 부조리를 말들고 암이 됩니다, 없애야 합니다'라고 전해줬다"고 밝혔다.

언양에서 온 한 중학생은 "이 나라가 한사람만을 위해 특혜를 베풀었다는데 화가난다"면서 "박 대통령님 정말 답답합니다, 왜 국민보다 최순실이 먼저입니까"라고 외치자 시민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전교조 울산지부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 노래패는 "오늘 학생들이 발언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예쁘고 기특하고 기쁘다"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를 불렀다.

울산시민들은 비가 오다말다하는 궂은 날씨에도 굳게 자리를 지키며 발언자의 발언 때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가 끝나는 대로 이곳에서 남구 달동사거리까지 약 5km 거리 시가지를 왕복행진할 예정이다.


태그:#울산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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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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