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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나라가 전부 난리통이다", "대통령은 엉터리"라 하면서 "정치 일정도 바로 잡고,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국가는 잘 돌아가야 한다.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14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창원시(시장 안상수)가 마련한 '직원 아카데미'에서, 원 지사는 "제주의 발전을 통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창원시는 지난 9월 원 지사를 초청해 강연하려고 했는데 당시 중국인 살인사건이 나면서 미루어졌다. 원 지사는 "나라가 전부 난리통이다. 그런데 무슨 한가한 이야기를 하느냐고 고민도 했다"며 "지난 9월에 하려다가 늦추었는데 이번에도 미루면 안될 것 같았다. 나라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는 말부터 했다.

안상수 창원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2010년 옛 한나라당 대표와 사무총장을 같은 시기에 지냈다. 원 지사는 당시를 이야기 하면서 "저는 새누리당에서 비주류 중의 비주류다. 비주류라는 것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다"며 "비주류가 주류가 되어야 할 정도로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14일 강연차 창원 성산아트홀을 찾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안상수 창원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14일 강연차 창원 성산아트홀을 찾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안상수 창원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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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휴대전화 배터리 같아, 에너지 다 되면 갈아줘야"

원 지사는 현 새누리당 지도부의 사퇴를 암시하는 말을 했다. 원 지사는 "정치는 휴대전화 배터리와 같다. 에너지가 다 되면 갈아주어 충전해야 한다"며 "정치인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그때 백성의 뜻을 따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권력 분산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권력 분산을 해야 한다"며 "지금 예산은 중앙과 지방이 8대2 정도인데 6대4로 되어야 한다. 미국이 여러 주들이 모여 연방정부를 하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 집권여당, 정치권은 엉터리 같은 장막의 비선실세로 엉망"이라며 "단 하루도 국정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2일 서울에서 있었던 민중총궐기대회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대통령은 엉터리지만, 잘못 알고 뽑았지만, 국민은 대단하다"며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치우고, 응급환자를 태운 차량이 오니까 바로 비켜주고 했다. 이런 일등 국민이 경제와 민주주의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분권이 되면 될수록 여러 개의 발을 짚고 서 있는 물건처럼 튼튼해 진다"며 "지방분권제에 의한 준연방제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청와대와 내각, 장관도 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관이 1년 지나도록 대통령과 대면 보고를 못했다는 상황은 황당하다"며 "공식 국가기구나 우수한 공직자들로부터 서면보고만 받고 치우면서 뒤에서는 엉뚱한 사람들이 인사와 정책, 연설문, 심지어 재벌을 불러다가 돈을 걷는 것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최순실 게이트'의 관련 사항을 설명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원 지사는 "제주도는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10월에 제주도에서 전국체전을 했다. 한 달 남기고 승마 경주를 제주도에서 못하고 인천에서 하겠다고 했다. 제주도는 7억원을 들여 승마경주장을 만들어 놓았다"며 "당시 승마협회 회장하고 책상을 치면서 싸웠다. 지금 보니까, 당시 책상을 치고 싸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원희룡 뒤에 최순실 있다고 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 승마 경기를 못하고 인천에서 해야 한다는 이유가, 말을 배에 싣고 가면 스트레스를 받아 실력 발휘를 못한다는 선수들의 민원이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아테네 올림픽 때 말을 어떻게 데리고 갔느냐. 아테네까지 배를 타고 가는 말이 인천에서 제주까지는 왜 못 오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뒤에 알고 보니, 부모 잘 만난 정유라가 이전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땄던 인천 승마장에서 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전국체전 승마경기장이 제주도에서 인천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르쇠'로 일관한 바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4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강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4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강연했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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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는 "대통령이 구중궁궐 속에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대통령이 누구 말을 듣는지 궁금했다. 이전에는 수첩에 적었다가 나온 줄 알았다. 이번에 보니 수첩이 아니라 최순실한테서 듣고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 장관이 되고, 청와대 실세들이 오다(지시)를 내리면 각료들이 심부름 하는 상황이 앞으로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내각과 국회에 넘겨 주어야 한다"고 했다.

개헌 이야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런 분위기에서 개헌 이야기를 해서 그렇지만,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그런 과정 속에서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지방분권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를 일등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원희룡,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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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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