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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 6/2~8/30일까지 '건강'을 주제로 팟캐스트 '참팟'을 진행하였습니다. 알쏭달쏭 궁금하지만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던 의료분야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알려드립니다. -기자말

사회자 : 이경민(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전문가 : 윤정원(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건강과대안 운영위원)

건강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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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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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노화를 질병으로 보고 치료의 관점으로 보는 것을 항노화의학이라고 합니다. 항노학의학에 대해 설명을 해주세요.
"노인들은 질병, 장애 발생률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치료하고 관리하자고 하는 것을 노인의학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항노학의학은 노화를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통념이 늘어나 항노인의학, 안티에이징 의학 등이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노화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방법으로는 소식을 하는 요법, 항산화제를 투여하는 방법, 호르몬 대체 요법, 줄기세포 치료 등이 있습니다."

Q2. 젊음을 유지하는 시술, 동안이 되는 시술 등이 많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남성성, 여성성을 강화시켜서 젊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는 성호르몬 주사가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성호르몬치료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갱년기 호르몬 치료는 여성분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시점이 오게 되고, 이에 따라 홍조라든지 발한, 불면증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여성호르몬들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증상들을 완화하기 위해 50년 전부터 여성호르몬 보충요법(복용약 아니면 바르는 약)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신체 현상인데 의료화, 약물화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쨌든 갱년기 증상은 개인차가 있고, 아무 도움 없이도 잘 넘어가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분들은 약물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Q3. 남성갱년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남성들을 대상으로 회춘을 위한 성호르몬 주사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박태환 선수가 맞았다는 네비도(Nebido)가 성호르몬 주사의 일종이라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여성은 사실 폐경이라는 전환기가 분명히 있고 이를 전후로 호르몬 수치의 변화나 증상이 자명하게 나타나는데요, 남성에서도 나이에 따라 남성호르몬 수치가 줄어드니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점으로 남성갱년기라는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75세 때는 25세 때의 2/3 정도로 호르몬이 떨어지는데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호르몬을 보충해서 소위 '회춘'을 하겠다는 겁니다.

중년남성들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신체적인 능력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만연하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 중에서도 체대 입시, 경찰 공무원 체력 입시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검사를 해도 정상 기준보다 낮으면 병원에서 호르몬 주사를 권한다는 것입니다. 검사도 안 하고 투약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과잉 진단, 과잉 투약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Q4. 불필요한 진단과 투약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죠?
"사람이 피로를 느끼고 성욕이 감퇴되고 체력이 저하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원인을 배제한 채 호르몬 수치를 검사하고, 호르몬이 부족하면 투약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신체검사나 병력 청취 등을 토대로 적용 대상자를 엄밀히 선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너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만병통치약'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는 건 금물, 부작용 살펴봐야

Q5. 회춘을 위한 방법으로 성장호르몬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성장호르몬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성장호르몬도 점차 나이가 들면서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 호르몬이 감소하니 성호르몬처럼 보충해 주면 노화를 늦추고 생채 시계를 거꾸로 되돌린다고 하면서 시술하고 있습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서 1990년대에 성장호르몬 연구가 소개되면서 폭발적으로 사용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효과를 보려면 6개월 정도의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고, 투여받은 사람 중에 효과를 본 사람들의 비율도 유의미하지 않습니다. 또한 장기연구가 없어서 안전성이 담보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약 확실한 효과가 검증이 되었다면 건강보험체계 내로 들어갔겠죠.

물론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 종양이 생겨 방사선 치료를 받아 호르몬이 안 나오는 사람, 선천적으로 안 나오는 사람, 장의 일부분을 많이 잘라낸 단장증후군, 근소모성질환 등에 한해서는 성장호르몬이 치료적인 목적으로 필요하고, 급여로도 인정되고 있습니다. 피로회복이라든지 회춘, 노화방지 같은 것들은 치료의 영역이 아니라 개선의 영역이므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미용, 성형, 예방접종 등). 따라서 비급여 과잉 진료가 늘어나게 됩니다."

Q6. 근거가 없음에도 시술을 받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작용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사람마다 좀 다르기는 합니다. 호르몬이 몸에 많이 유입이 되면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육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손목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해서 손목에 인대가 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피부에 감각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고지혈증, 당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것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암병변이 있을 수 있고 암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진행 속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호르몬 주사를 처방하기 위해 검진 목적의 기초 검사를 실시합니다. 그런데 이 가격이 병원마다 다르기 때문에 150만 원에서 400만 원까지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권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기초 검사를 하지도 않고 주사처방을 하는 경우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 문제겠죠."

Q7. 병원에 가면 태반주사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태반주사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예로부터 인태반, 돼지태반을 말려서 갈아먹었다고 합니다. 태반 성분들을 추출해서 투여했을 때 활력이 생기고, 피로가 감퇴하고 피부가 좋아진다고 하여 지금도 많이 시술하고 있습니다. 태반이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안에 성분들이 단백질, 핵산,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이 들어있고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여성호르몬, 항산화 물질 등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복합 물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기전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고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현재는 갱년기 장애 및 간 기능 개선에 한해서 허가를 받았으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입니다."

Q8. 많은 영양분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만병통치약처럼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위험성은 없는 것인가요?
"안정성 부분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에이즈, 감염 같은 질환을 가진 산모의 태반을 이용했을 경우에는 질병을 옮길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태반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서 안전성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호르몬성분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궁근종이나 유방의 낭종같은 호르몬에 예민한 기관의 질환들이 있을 경우엔 문제가 됩니다. 2010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1만7195편에 이르는 태반 주사 관련 문헌에 따르면 '피부 미용, 피로개선, 간치료, 면역기능개선 등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 근거가 부족하다'라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안전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Q9. 효과가 미비하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적인 효과가 있다 보니 의존하게 되고 병원에서도 권하면 소비자는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인 효과다 보니까 피로하면 시술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합니다. 영양분, 호르몬 등은 인체에서 다 배출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1~2주 정도의 효과만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단시간에 빠른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의 태도와 이런 방법을 권하는 병원이 문제라고 봅니다. 성호르몬 주사, 성장호르몬 주사, 태반 주사 이외에도 신데렐라 주사, 백옥주사 등등 많은 시술들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것들이 만병통치약, 회춘을 위한 주사라기보다는 잠시 잠깐의 영양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에 따르는 부작용들도 잘 따져보고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내용은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태그:#참여연대, #성호르몬, #성장호르몬, #태반주사, #건강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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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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