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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

인제대학교 교수와 연구자 122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박재현(토목공학), 고영남(법학), 박지현(법학), 정의태(디자인) 교수 등은 7일 낮 12시 인제대 본관(인당관) 앞마당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인제대 교수와 연구자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지 않는 대통령이며, 오로지 그 부재를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킬 마지막 소임인 사퇴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라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하여 검찰은 대통령을 즉각 수사하고, 대통령과 최순실 및 그 측근세력을 엄벌에 처할 것이며,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고, 대통령 사퇴 전제 하에 국회는 거국내각의 총리 임명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계에 몸담은 입장으로 참담하고 부끄럽고 분노한다"며 "박근혜와 최순실 정부 하에서 입시와 교육제도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고용불안과 부정경쟁에 내던져진 이 땅의 청년들은 국민이 아니라 오로지 그들이 짓밟고 올라설 발판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교수와 연구자들은 "앞으로 촛불을 들어 학자로서, 교수로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 밝혔다.

경남에서는 경상대, 창원대, 경남대에 이어 인제대 교수들이 시국선언했다. 다음은 인제대 교수의 시국선언 전문과 참여자 명단.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인제대학교 교수 및 연구자 일동'은 7일 낮 12시 인제대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인제대학교 교수 및 연구자 일동'은 7일 낮 12시 인제대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강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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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교수와 연구자 시국선언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는 대통령이다. 오로지 그 부재를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킬 마지막 소임인 사퇴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독단적으로 총리임명권을 행사하여 추한 연명을 기도하면서 사태의 수습을 지연시키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또 다른 죄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행사할 능력도 없으며 더 이상 이를 시도해서도 안된다.

국민이 박근혜-최순실 정권이 끝났다고 여기는 이유는 단지 대통령 연설문 유출이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의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실정과 무능력들이 대통령의 소양과 소통의 부족에서 기인하였고 이제 그것을 바로잡을 능력도 의사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 경제 위기, 실업난과 비정규직의 고통, 사드 배치의 강행,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국가의 부재 때문에 일어나는 지속된 비극이다. 아울러 종북몰이, 한일위안부협정, 개성공단 폐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은 국민주권을 조롱하는 독선적인 시대의식과 역사의식의 결과물이다.

교육계에 몸담은 우리는 참담하고 부끄럽고 분노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 그리고 집권세력은 국가를 볼모로 잡고 자신의 안위만 돌보고 사적 이익만 추구하였다. 입시와 교육제도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고용불안과 부정경쟁에 내던져진 이 땅의 청년들은 국민이 아니라 오로지 그들이 짓밟고 올라설 발판이 되어버렸다. 세습과 탈세를 일삼으며 부패하고 부실한 경제를 이어가는 재벌과 기업들에게는 고용불안과 실업을 해결할 처방을 주문하기는커녕 기부금을 받는 대가로 부정한 혜택을 보장해 주었다. 권력 남용을 통해 국가조직의 기강과 윤리를 무너뜨렸고 언론 장악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다. 지난 집권 기간 동안 현실은 처절하고 미래는 더 암울한 사회가 되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가치와 희망을 가르칠 수 없도록 이 사회를 망가뜨린 그들에게 노여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는 거국내각을 책임질 수 없다. 국회의 동의, 국민적 합의가 없는 총리로는 현 정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여론조사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거리에 나온 시민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민의는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최순실을 넘어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위선적 사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러서는 이제 대통령직의 사퇴 없이는 진실규명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무는 것 자체가 국정의 공백이며 혼란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검찰은 대통령을 즉각 수사하라. 수사에 필요한 강제 조치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검찰이 지난 수년간 더 이상 갈 곳 없이 추락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는 마지막 기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대통령과 최순실 및 그 측근세력의 직권 남용과 기부금 강요, 국가 조직의 구성과 운영의 개입, 국가 재정의 사유화와 국정 농단에 가담한 자와 방임한 자들의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3.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여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4. 국회는 대통령의 사퇴를 전제로 한 거국내각의 총리 임명을 결의하여야 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해 민주공화국의 헌정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

5. 새누리당은 국정혼란의 공동책임자임을 자각하고 현 사태 해결 과정에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책임을 모면하려는 여하한 언행도 해서는 안 된다. 그것만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주권자인 국민의 분노에 찬 심판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오늘부로 우리는 촛불을 들어 학자로서, 교수로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책무를 다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인제대학교 교수 및 연구자 일동.

강동진, 강미숙, 강석중, 강성숙, 강우원, 강재규, 강필중, 고영남, 고인석, 권오섭, 권오식, 김경우(마취통증의학과), 김경미(작업치료학과), 김경이, 김동규(교양학부), 김두희, 김미경(일어일문학과), 김민지(디자인학부), 김병수(통계학과), 김보경, 김보섭, 김상해, 김석태, 김성진, 김세연, 김연철, 김영구, 김영근, 김영우, 김정배, 김종원, 김주현(교양학부), 김지연(교양학부), 김진상, 김진홍, 김진희(특수교육과), 김창룡, 김철수, 김택중, 김형규, 김혜경, 김효정(낙동강유역환경연구센터), 문현미, 민경아, 박기현(중국학부), 박석근, 박원욱, 박유미(약학과), 박은정(법학과), 박재현(토목도시공학부), 박정란, 박정호, 박지현, 배성윤, 백재훈, 송한정, 신둘숙, 심지원, 안덕현, 안병규, 양동현, 양선이(인간환경미래연구원), 양세욱, 양승호, 오광명, 오세일, 원종하, 유병태, 유성진, 유은정, 윤소희, 윤숙희, 윤종성, 윤창한, 이남용, 이도경, 이병섭, 이선우, 이숭희, 이영식, 이용우, 이은정, 이장민, 이정우, 이진애, 이진후, 이찬훈, 이한규, 이현일, 이형원, 임헌찬, 장문영, 장영일, 전상미(토목도시공학부), 전성엽, 전우정, 정옥찬, 정우식(대기환경정보공학과), 정윤경, 정의태, 제미경, 조관형, 조용현, 조현우, 주현정(의예과), 진희관, 채두병, 최인규, 최현칠, 하상필, 한기욱, 한돈희, 한승진, 허경혜, 홍상훈, 홍승철, 홍용근, 홍재우, 황교욱, 황국명, 황보영란, Christopher Lee(가나다순, 최종본).



태그:#인제대학교,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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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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