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은색 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꽁꽁 감춘 최순실씨는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재차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진과 최씨를 규탄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못했다. 최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는 예상이 어긋난 셈이다.

최씨는 울먹이면서 거듭 용서를 구한 뒤, 검찰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검찰청사로 이동하다가 잠시 넘어지면서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이날 검찰은 ▲ 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강제 모금 의혹 ▲ 개인회사를 통한 기금 횡령·유용 의혹 ▲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조사 내용에 따라 최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증거인멸 정황 등이 드러날 경우 곧바로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최씨는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달 3일 독일로 떠나 숨어 지내다가 30일 오전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전격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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